사법부담 던 이재용, 가장 먼저 챙긴 곳은 '삼성물산'
1심 무죄 후 첫 공식행보…삼성물산 가치 키우기가 합병 정당성 입증
11년째 명절 연휴에 해외 사업장 방문…UAE·말레이시아 등 중동·동남아 점검
2024-02-07 16:23:10 2024-02-07 16:30:05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사법 부담을 덜게 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가장 먼저 챙긴 곳은 삼성물산이었습니다. 지난 5일 경영권 승계 관련 1심 재판에서 무죄를 받은 이후 이 회장의 첫 공식 행보입니다.
 
검찰의 항소 가능성이 있는 만큼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에 대한 정당성을 1심에서 인정받으면서 이 회장도 한층 부담을 덜게 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6일 오후 출국을 위해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7일 재계에 따르면 전날 김포공항에서 전세기편으로 출국한 이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아랍에미리트(UAE)와 말레이시아 등 중동과 동남아 국가를 방문합니다.
 
앞서 UAE는 2009년 한국전력공사와 바라카 원전 사업 추진을 위한 주 계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한국 최초의 해외 원전 프로젝트가 이뤄지는 곳으로, 삼성물산이 삼성물산이 시공에 참여했습니다. 앞서 UAE는 2009년 한국전력공사와 바라카 원전 사업 추진을 위한 주 계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한국 최초의 해외 원전 프로젝트가 이뤄지는 곳으로, 삼성물산이 시공에 참여했습니다.
 
앞서 1심에서 검찰 측 주장은 이 회장이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분 구조로 승계의 기반을 닦았지만, 순환출자 등에 의존하는 간접적 지배로 규제 등에 노출돼 있어 보완이 필요했다는 겁니다. 때문에 삼성전자 주식 4.06%를 보유한 2대 주주이던 삼성물산을 에버랜드에 합병시켜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직접 지배력을 강화했다는 게 검찰 주장인데요.
 
이 과정에서 지주회사 격인 삼성물산의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제일모직의 주가는 올리고, 삼성물산의 주가는 낮추는 부정행위에 관여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 회사는 제일모직 1주가 삼성물산 약 3주와 동일한 가치라는 의미의 '1:0.35' 비율로 2015년 9월 합병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부당합병·회계부정' 재판에서 삼성물산의 가치를 속였다는 게 혐의를 받는 상황에서 삼성 물산의 가치를 키워야 합병의 정당성이 보충될 수 있다"며 "지금 중동 사업의 주된 축은 삼성물산이고, 이런 일환에서 1심 판결 직후 중동 출장은 의미가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삼성 측은 '합병은 지배력 강화가 아닌 사업 시너지 목적이었고 합병 후 실제 잘 됐다'는 입장"이라며 "지금 삼성물산이 잘되는 건 그 합병의 정당성을 부각하는 일"이라고 부연했습니다.
 
결국 이 회장으로서는 삼성물산의 가치를 키우는 게 합병의 정당성을 입증하게 되는 셈입니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은 1심 판결 후 첫 행선지로 UAE를 찾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 회장은 지난 2022년 10월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으로 UAE를 찾은 데 이어 지난해 초 윤석열 대통령의 UAE·스위스 순방 경제사절단으로 또다시 UAE를 방문한 바 있습니다. 이 회장은 앞선 출장에서 "중동은 기회의 땅"이라며 임직원들을 독려한 바 있습니다. 이 회장은 윤 대통령의 UAE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현장 방문 등에 동행하며 UAE로부터 300억달러(한화 약 37조2600억원) 규모의 투자 약속을 끌어내는 데 일조하기도 했습니다.
 
이 회장은 삼성을 본격적으로 이끈 2014년부터 11년째 명절 마다 해외를 방문하는 일정을 소화 중입니다. 아울러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해왔습니다. 이 회장은 지난해 추석 연휴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이집트 등 중동 3개국을 찾아 임직원을 격려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 발굴을 위한 중동 행보에 나선 바 있습니다.
 
명절 기간 동안 이 회장의 '뉴 삼성' 구상이 구체화할지도 이목이 집중되는데요. 재계에선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 해소로 이건희 선대회장의 '신경영 선언'에 버금가는 '뉴 삼성' 메시지가 나올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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