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비판하던 김경율…돌연 '노무현재단' 때리기
김경율 "노무현재단 건축비 평당 2100원…듣도보도 못해"
한동훈 "이런 거 하라고 김경율 모셨다" …김경율 발언 지지
윤·한 회동으로 김건희 사과론 꺾이고 김경율 사퇴론 부상
2024-02-01 16:33:05 2024-02-01 18:45:03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1일 '노무현재단'을 저격했습니다. 김 비대위원은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을 성토하고 사과를 요구한 장본인입니다. 이는 곧 여권 권력 충돌설로 번졌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관계가 냉각된 단초가 됐습니다. 김 비대위원장이 노무현재단을 비판한 건 자신에 대한 당 안팎의 사퇴 요구를 불식하는 동시에 국면을 전환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됩니다. 
 
김 비대위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노무현재단 건축비 문제를 거론, "노무현시민센터와 노무현재단기념관이 서울 종로와 김해 봉하에 지어졌는데 평당 건축비가 서울은 2100만원, 김해는 1660만원"이라며 "회계사 생활 27년째인데 평당 2100만원은 들어보지도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어떤 식으로 평당 건축비가 2100만원이 나오는지 저는 아직도 의문이고, 노무현재단과 민주당 측은 단 한 번도 저에게 책임 있는 답변을 하지 못했다"라면서 "대장동과 성남 FC 등 기타 여러 사건에서 저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수차례 공언했지만 이 사건에 대해서는 허위사실을 계속 말하도록 두는지 깊은 의문이다. 오늘이라도 꼭 민주당에서 저를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길 바란다"라고 꼬집었습니다.
 
1월25일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뉴시스)
 
김 비대위원은 허위 인턴을 등록해 횡령·금융실명제법 위반·배임 혐의로 기소,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은 윤건영 민주당 의원, 민주당 출신의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대표를 맡았던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보조금 문제도 꺼냈습니다. 김 비대위원이 노무현재단과 야권 인사 겨냥하자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저런 걸 하라고 제가 모신 거란 말씀을 드린다"고 웃으며 화답, 김 비대위원의 문제제기에 힘을 실었습니다. 
 
정치권에선 김 비대위원이 돌연 노무현재단을 저격한 건 여당 안에서 '김건희 사과론'이 힘을 잃고, 김경율 사퇴론이 커지는 데 따른 태세 전환으로 분석합니다. 실제로 지난달 중순 국민의힘에선 김건희 사과론을 계기로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의 갈등설이 불거졌습니다. 김건희 사과론은 김 비대위원이 불을 댕겼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23일 충남 서천에서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이 회동하고, 엿새 뒤인 1월29일 두 사람이 오찬을 한 걸 계기로 김건희 사과론은 한풀 꺾였다는 분석입니다. 대신 '김경율 사퇴론'이 급부상했습니다. 21대 국회 최연장자인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이 1월30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김 비대위원이 당을 위해 결단해주면 도리어 한 비대위원장이 힘을 받을 수가 있다"고 강조한 건 이런 맥락입니다.  
 
김 비대위원 역시 노무현재단 저격 발언 직후 자신의 사퇴론을 의식한 듯 "당 외뿐 아니라 당내에서도 매일 사퇴 압력을 받고 있어서 언제 제가 말씀을 마무리할지 모른다"며 돌연 비판을 쏟아낸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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