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경기 악화에 몸값 낮추는 보류지
신길3구역, 4차 보류지 매각…반포르엘도 3차 매각 추진
숨은 로또 보류지, 시장 위축에 물량 못 털어…관건은 '가격'
2024-01-24 16:07:30 2024-01-24 16:33:19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부동산 시장의 ‘숨은 로또’로 꼽혔던 아파트 보류지가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으로 주택매매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집값 고점 인식과 매수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면서 물량을 털어내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24일 서울시 정비사업포털에 따르면 영등포구 신길3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최근 ‘제 4차 보류지 매각 공고’를 내고 더샵 파크프레스티지 물량에 대해 내달 2일까지 입찰 접수를 받기로 했습니다. 조합은 지난해 1월 첫 입찰공고를 냈지만 해당 물건은 잇달아 유찰됐습니다.
 
더샵 파크프레스티지 모습.(사진=백아란기자)
 
이에 따라 전용면적 59㎡의 최저 입찰가는 첫 공고 당시보다 19.23% 내린 10억5000만원으로 결정했으며, 전용 84㎡는 16억원에서 13억5000만원으로 15.6% 떨어졌습니다.
 
지난 2022년 7월 입주한 더샵 파크프레스티지는 2019년 말 1순위 청약에서 전체 316가구 모집에 2만1367명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이 114대 1을 기록했다는 것을 상기하면 흥행이 이어지지 못한 셈입니다.
 
보류지란 재개발·재건축 조합이 조합원 물량의 누락·착오·소송 등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분양하지 않고 유보한 것으로, 통상 완공을 몇 개월 앞둔 시점에 조합의 재량으로 일반에 입찰방식을 통해 판매합니다.
 
입찰은 조합 측이 정한 최저입찰가를 기준으로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한 사람이 낙찰을 받는데, 통상 시세 대비 저렴한 가격에 새 아파트를 장만할 수 있어 그동안 입찰에 성공하기만 하면 시세차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숨겨진 로또’로 꼽혔습니다.
 
(표=한국부동산원)
 
하지만 지난해 3분기 반짝 했던 보류지의 인기는 부동산 경기가 약세장으로 돌아서면서 다시 어두워진 상황입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15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04%하락했으며 서울과 수도권은 각각 -0.04%, -0.06%로 내리막길을 그리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입니다.
 
강남 지역 보류지 또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신반포14차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조합은 연초 반포르엘2차 보류지에 대한 매각 공고를 냈습니다. 매각 공고는 이번이 3번째로, 입찰 기준가는 작년 4월 공고 당시 25억5000만원에서 24억5000만원으로 약 1년 만에 1억원 낮아졌습니다.
 
시장에서는 매물가격 하향조정이 진행되면서 수요자 관망세가 짙어졌다는 점에서 보류지 물량 털어내기가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신길동 한 공인중개사는 “(보류지는) 아는 사람만 구매를 하긴 하는데 시장 상황이 안 좋다보니 가격 메리트가 없으면 사지 않는 분위기”라며 “할인분양이 얼마나 들어갈지가 관건”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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