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마른 건설사, 계열사 통해 자금 수혈
태영·SM·중흥·대방건설 등 올들어 52차례 차입
그룹 지원 안정성에도…동반부실 가능성도 존재
2024-01-23 15:28:37 2024-01-23 16:29:03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금리 인상에 따른 주택경기 침체로 혹한기를 보내고 있는 건설사들이 내부거래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겹쳐지면서 건설채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다 신용도 역시 ‘부정적’으로 평가되면서 자금조달 창구가 쪼그라들자 오너일가나 계열사 등 특수 관계인으로부터 자금 차입과 같은 내부수혈을 택한 것입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22일까지 태영과 중흥건설, SM, 부영, 대방건설, 신영, 반도홀딩스, 아이에스지주 등 건설 지주사들은 총 52차례에 걸쳐 계열사 자금차입을 추진한다고 공시했습니다. 장·단기 차입금을 통해 운영자금을 지원하고 차입금 상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아파트 공사 현장 모습.(사진=뉴스토마토)
 
현행법상 기업이 계열사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계열사에 운영자금을 대주거나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우회 지원을 하는 경우 일감 몰아주기 등 사익편취 규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습니다.
 
더욱이 건설 경기가 악화한 상황에서 대상 계열사 부진이 확산할 경우 지주사 역시 동반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문제는 적신호가 뜬 계열사에 자금을 지원해주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것입니다.
 
실제 올해 들어서만 22건의 자금차입을 공시한 대방건설(기업집단)은 디엠개발, 디비산업개발, 디비건설, 디비개발, 대방산업개발, 대방건설 등을 차입처로 두고 엘리움주택, 노블랜드, 대방이노베이션 등에 자금을 지원했습니다. 여기에는 직전 사업연도말 자기자본이 -41억9700만원인 디엠하우징, -296억7800만원인 대방건설동탄 등도 포함됐습니다.
 
(표=뉴스토마토)
 
중흥건설그룹은 중봉건설을 통해 선월하이파크밸리에 45억원을 운영자금으로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선월하이파크밸리의 작년 자기자본은 -107억2400만원입니다. 자본잠식 상태인 유진홈센터는 계열회사인 동양으로부터 50억원 규모로 단기차입금을 조달받았습니다.
 
이밖에 SM그룹은 경남기업을 통해 STX건설, 신화디앤디에 자기자본 대비 20.57%, 50%에 달하는 40억원, 5000원의 자금을 차입했으며 권홍사 반도그룹 회장은 권재현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코어스트랜드에 45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건설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그룹 내에서 계열사를 지원할 여력이 있다는 것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수 없다”면서 “운영자금을 시중의 금리보다 저렴하게 빌릴 수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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