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원' 이재명 "전쟁 같은 정치 종식"…비명계 3인방은 탈당
이재명, 입원 8일 만에 병원 문 나서…예정보다 이른 퇴원
'원칙과 상식' 3인방 탈당에 이낙연 전 총리마저 탈당 예고
재택에서 '당무 의사결정'…당 수습과 총선전략 고심할 듯
2024-01-10 15:23:31 2024-01-10 18:32:36
[뉴스토마토 최병호·유근윤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했습니다. 이 대표는 퇴원하면서 "전쟁과 같은 정치를 종식해야 한다"는 대국민 메시지를 냈습니다. 하지만 당은 아수라장입니다. 이날 비명(비이재명)계 3인방은 탈당했고,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신당 창당을 예고한 상태입니다. 이 대표로선 마음 편히 요양할 수 없게 됐습니다. 원심력을 차단할 숙제를 안았습니다. 
 
예정보다 이른 퇴원…비명 탈당·한동훈 광폭 행보에 위기감
 
흉기 피습을 당했던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을 나왔습니다. 이 대표는 "먼저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그리고 감사드린다"며 "국민께서 살려주셨다. 앞으로 남은 생도 오로지 국민들을 위해서 살겠다"고 밝혔습니다. 
 
부축 없이 걸어서 병원 문을 나온 이 대표는 자신의 피습과 관련해선 "모두가 놀란 이 사건이 증오의 정치, 대결의 정치를 끝내고 서로 존중하고 상생하는 정치로 복원하는 이정표가 되길 소망한다"며 "상대를 없애야 하는 전쟁 같은 정치를 종식해야 한다. 서로 존중·인정·타협하는 정치로 복원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습니다.  
 
부산 일정 중 흉기 피습을 당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시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하면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일 새해 일정으로 부산 강서구 가덕신공항 부지를 방문하던 중 흉기를 든 괴한에게 피습, 목 부위가 찔리는 사고를 당한 바 있습니다. 사고 즉시 부산대병원으로 후송된 이 대표는 같은 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이 대표의 이번 퇴원은 사고를 당하고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날로부터 8일 만입니다.
 
그런데 이 대표의 이번 퇴원은 다소 이른 감이 있어 보입니다. 민주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애초 이 대표는 병원에서 일주일가량 더 입원한 뒤 퇴원할 예정이었습니다. 이 대표 측근으로 분류된 한 인사는 이 대표 퇴원 전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는 목 근육이 손상돼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고 음식을 먹는 것도 쉽지 않다"고 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당에서도 이 대표의 상태 악화를 우려해 당무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편"이라며 "퇴원은 당분간 고려하지 않고, 당무 복귀 시점을 예상하는 건 더 어렵다"고 했습니다. 
 
이 대표가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퇴원을 결정한 배경엔 오는 4·10 총선을 앞두고 당을 수습하는 한편 한동훈 체제로 전환해 지지층을 결집하고 있는 국민의힘을 그냥 둘 수 없다는 위기감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걸로 보입니다. 
 
10일 오전 '원칙과 상식'의 김종민·이원욱·조응천 민주당 의원(사진 오른쪽부터)이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사진=유근윤 기자)
 
 
비명계 이어 이낙연 11일 탈당 선언…이재명 '내우외환'
 
이 대표가 퇴원하기 직전 비명계 '원칙과상식'의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이 탈당을 선언했습니다. 3인방은 이날 오전 "이재명 정치는 실패했다. 이재명체제로는 윤석열정부를 심판하지 못한다"며 "정치개혁의 새로운 엔진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원칙과상식의 다른 한 명이자 이 전 총리의 최측근인 윤영찬 의원은 고심 끝에 당에 잔류키로 했습니다. 그러나 3인방의 탈당만으로도 이 대표의 리더십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11일엔 이 전 총리마저 탈당, 신당 창당을 구체화할 예정입니다. 이 전 대표의 신당,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신당, 한국의희망, 새로운선택 등이 빅텐트를 꾸릴지 주목됩니다. 제3지대 빅텐트는 이번 총선의 핵심 변수 중 하나입니다. 
 
여기에 더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연일 전국을 순회하며 지지층을 규합하고 있습니다. 한 비대위원장은 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의원까지 영입,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하려고 시도하는 등 광폭 행보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 대표로서는 마냥 병상에 누워 흘러가는 정국 상황을 넋 놓고 쳐다볼 수만 없게 된 겁니다.
 
이 대표는 당분간 자택에서 통원치료를 하며 총선 전략을 고심할 걸로 보입니다. 당무에 복귀하는 시기는 미정이지만, 측근들의 예상보다 이 대표의 퇴원이 더 빨랐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당무 복귀 역시 앞당겨질 전망입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 퇴원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중요한 당무에 관해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며 "당무 복귀는 자가치료 경과를 보고 의료진이 종합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최병호·유근윤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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