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악화일로'…거래량 침체·1군 부도설까지
올해 누적 주택 거래량, 최근 5년 대비 36.2% '급감'
경제 뇌관 'PF' 대출잔액 130조 육박…연체율도 증가세
중소 건설사 '줄폐업'에 1군 부도설까지
"내년 PF 리스크 최대 변수"
2023-12-17 12:00:00 2023-12-17 12:00:00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고금리 기조 속에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여파로 국내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습니다. 특히 주택 매매심리 위축에 따른 거래량 감소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의 부실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1군 건설사 부도설까지 나도는 등 시장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습니다.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전국의 누적 주택매매 거래량은 47만1603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최근 5년간 평균 대비 36.2% 급감한 규모로 현재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를 대변하고 있습니다.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누적 주택매매 거래량은 최근 5년간 평균 대비 36.2%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서울 공인중개사무소.(사진=뉴시스)
 
시장이 가라앉은 주된 요인은 올 들어 크게 높아진 금융비용 부담에 집값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사그라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최근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를 보면 지난달 전국의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01.9로 전월보다 9.2포인트 하락하며 두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해당 지수는 95 미만이면 '하강', 95∼115 미만이면 '보합', 115 이상이면 '상승' 국면을 의미합니다.
 
이는 건설업계로 전반으로 번지면서 시장 전체에 대한 불안을 키우는 모습입니다. 특히 사업성 부족으로 경·공매에 붙여진 부동산 PF 사업장이 120곳에 달하는 등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꼽히는 부동산 PF 부실 문제가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3분기 말 금융권 PF 대출 잔액은 총 134조3000억원으로 올해 2분기 말보다 1조2000억원 늘어난 상황입니다. 연체율은 2분기 대비 0.24%포인트 높아진 2.42%로 집계됐습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금융권 PF 대출 잔액은 총 134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신축 아파트 공사현장 모습.(사진=뉴시스)
 
무엇보다 PF발 자금난을 해소하지 못한 건설사들이 갈수록 늘면서 폐업이나 부도를 맞은 곳들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미 올 들어 폐업한 종합 건설사만 500곳을 넘긴 데다, 14곳에 이르는 건설사가 부도를 낸 상태입니다. 
 
여기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 사고도 늘어 올해 터진 분양보증 사고만 11건, 금액은 755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12년(14건·9564억원) 이후 최대 규모입니다. 현재도 PF 대출 만기 연장이 도래하거나 부도 및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곳들이 늘고 있어 향후 문을 닫는 건설사는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특히 지난 15일 건설업계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PF보증 규모를 이유로 '1군 건설사가 부도를 발표한다'는 등의 근거 없는 소문이 확산한 바 있습니다.
 
김경무 한국기업평가 평가기준실 실장은 "내년 기업 신용도에 영향을 미칠 주요 환경 변수 가운데 부동산 경기와 PF 리스크가 가장 민감도 높은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이라며 "PF 리스크가 현실화하는지와 리스크 완화를 위한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가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PF 부실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24시간 합동점검체계를 가동하는 등 국내외 금융·외환시장을 밀착 모니터링하고 있다. 필요한 경우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른 시장안정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