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10여 년간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굵직한 제강사들의 망간합금철 입찰을 과점해 온 업체들이 덜미를 잡혔습니다. 국내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이들은 입찰 결과와 관계없이 자신들끼리 비율을 정하고 제품 나눠먹기로 수익을 챙겼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DB메탈, 심팩, 동일산업, 태경산업 등 국내 망간합금철 제조업체 4곳의 입찰담합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305억3700만원을 부과한다고 13일 밝혔습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이들은 지난 2009년부터 2019년까지 약 10년 동안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10개 제강사가 실시한 165건의 구매입찰에서 투찰가격, 거래물량 등을 담합했습니다.
포스코의 수직계열 업체인 '포스하이메탈'을 제외하면 국내 망간합금철 업체는 이들 4곳뿐입니다. 모든 망간합금철 구매입찰에서 담합이 이뤄진 셈입니다. 망간합금철은 철강산업 수요처인 자동차, 조선 등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핵심 기초소재로 꼽힙니다.
구체적으로 국내시장 점유율 100%를 차지하는 4개 업체는 제강사의 입찰물량에 대해 입찰결과와 관계없이 각 회사 간 일정 비율대로 배분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DB메탈, 심팩, 동일산업, 태경산업 등 4개 국내 망간합금철 제조업체의 입찰담합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305억3700만원을 부과한다고 13일 밝혔다. 사진은 담합 회의 모습. (사진=공정거래위원회)
이들은 입찰 후 각 회사가 실제 수주한 물량과 배분 비율을 비교해 서로 매입·매출 거래를 하는 방식으로 사전에 합의된 물량 비율을 지켜왔습니다. 합의된 비율은 DB메탈 34.5%, 심팩 30.0%, 동일산업 24.5%, 태경산업 11.0%입니다.
정창욱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인도, 우크라이나, 베트남 등에서 저렴한 망간합금철 수입제품이 국내시장에 들어온 데다, 포스코가 포스하이메탈을 설립하며 망간합금철을 직접 생산을 시작해 국내 제조·공급사 간의 경쟁이 심화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정위는 이들의 행위가 '옛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9조 제1항 제3호 및 제8호에 위배되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제3호는 물량담합 규정, 제8호는 입찰담합 규정으로 양 규정 모두를 적용했습니다.
업체별 과징금 규모는 DB메탈 97억8500만원, 심팩 95억6900만원, 동일산업 69억5200만원, 태경산업 42억3100만원입니다.
정창욱 국장은 "이번 조치는 철강산업과 관계된 합금철 시장에서 약 10년 동안 은밀하게 지속되어 온 담합을 적발해 제재한 것"이라며 "장기간 관행처럼 지속되어 온 담합을 근절해 철강산업의 합리적인 가격 형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 부담과 직결되는 소비재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파급효과가 큰 기초소재의 분야의 담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적발 시 엄정히 조치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DB메탈, 심팩, 동일산업, 태경산업 등 4개 국내 망간합금철 제조업체의 입찰담합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305억3700만원을 부과한다고 13일 밝혔다. 사진은 브리핑하는 정창욱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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