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은퇴전략포럼)"공적연금 대수술 국가가 나서야"
연금운용 원금보장 의존해 성과 저조…TDF 활용 비중 높아져
연금 세제혜택 비해 종소세 미미… 건보료 부과는 주의
"국민연금 '손해 아니다' 널리 알려야"
2023-09-19 18:33:08 2023-09-19 18:33:08
[뉴스토마토 김창경 기자] ‘초고령사회 연금 내비게이션’을 주제로 열린 2023은퇴전략포럼에는 즉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은퇴자산 마련 방안이 제시됐습니다. 참석자들은 강연자들에게 질문을 이어가며 은퇴준비에 관한 뜨거운 관심을 드러냈습니다. 
 
19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2023은퇴전략포럼에는 은퇴자들과 은퇴를 준비 중인 일반인 그리고 연금시장에 관심이 큰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회사 종사자들이 참여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은퇴자로 추정되는 머리 희끗한 일반인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들은 매 세션 강연이 끝날 때마다 강연자에게 질문을 쏟아냈습니다. 
 
정광섭 뉴스토마토 대표는 개회사에서 노인빈곤 문제가 심각한 한국사회의 현실과 이를 타개할 과제가 많다고 지적하고, 2023연금전략포럼에서 제시하는 연금 내비게이션을 통해 행복한 인생2막을 맞을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사진=뉴스토마토)
2023은퇴전략포럼에 축사를 하기 위해 참석한 내빈들과 정광섭 대표의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특히 초고령사회 공적연금을 주제로 강연한 김원섭 한국연금학회 회장의 첫 번째 강연부터 뜨거웠습니다. 김 회장은 일찍 우리보다 앞서 연금개혁에 성공한 선진국들의 사례를 들며 국가와 공동체의 책임과 지원을 강조했습니다. 가난한 노인이 많았던 독일은 소득대체율과 요율을 높이고 국가 지원을 키워 연금개혁에 성공했다는 것입니다. 그는 공적연금을 잠재부채로 바라보면 안 된다며 국가의 재정적 책임을 강조했습니다.
 
뜨거운 화두답게 곧바로 질문이 이어졌는데요. 한 참석자는 국민연금이 처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자 김 회장은 “자식들에게 ‘나는 괜찮다’고 하는 노인들이 당당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또 “국민연금 개혁은 결국 재정문제로 귀결되기에 정치권의 역할이 중요한데 오히려 기초연금을 줄이자는 얘기가 나와 안타깝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다른 참석자는 국민연금 고갈을 걱정하는 자녀에게 ‘보험료 내도 손해 안 본다’는 확신을 줘야 하는데 그럴 수 있느냐고 질문했습니다. 김 회장도 “학생들에게도 그렇지 않다는 걸 설득하는 데 한 한기 걸리더라”고 말한 뒤 “2040년이면 노인 비중이 36~40%인데, 그중 절반이 빈곤에 시달리는 사회가 정상적인가?”라며 국가의 책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사적연금제도의 현황과 과제에 대해 강연한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앞선 국민연금 개혁 논의와 관련해 “연금개혁위원들도 재정안정화와 소득보장강화로 나뉘어 있다”고 설명한 뒤 “(국민연금)보험료 내는 사람이 줄어드는 사회에서는 (재원 고갈 후 보험료로 노인에게 연금을 지급하는)부가방식을 적용하면 보험료가 30%는 늘어나야 한다”며 현실적 한계를 전했습니다. 남 연구위원은 “성장하지 않는 경제 하에서 현금자산의 실질가치를 지키는 것도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원섭 한국연금학회 회장은 첫 강연자로 나서 국민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선진국의 사례를 들어 국가의 책임의식과 적극적인 참여를 주문했다. (사진=뉴스토마토)
 
특별강연자로 나선 서혜민 미래에셋증권 세무사는 은퇴자들이 민감해 하는 세금과 건강보험료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그는 무엇보다 국민연금 수령시 종합소득세가 부과되지만 그렇다고 해도 실제로 발생하는 실효세율은 1%대로 매우 낮다고 강조했습니다.  
 
오후엔 ‘내가 만드는 연금 내비게이션’이란 주제로 디테일한 은퇴전략이 소개됐습니다. 조영순 하나은행 연금사업부장은 의외로 성과가 좋은 은행의 연금운용전략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조명훈 한국투자증권 연금솔루션부서장은 요즘 관심이 뜨거운 디폴트옵션에 대해 설명하며 이로 인해 연금자산 이동이 시작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현욱 미래에셋증권 연금컨설팀장은 타겟데이트펀드(TDF)를 활용하는 전략에 대해 설명했는데요. 증권사는 물론 은행들도 많이 활용하는 상품이다 보니 금융회사 종사자의 질문이 나온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었습니다.  
 
김태우 한화생명 63금융센터장은 장록속 개연연금 활용법을 주제로 강연하면서 “사적연금 활성화를 논할 때 연금보험은 깍두기처럼 다루는데 실제론 사적연금 중 연금보험 적립금이 209조원으로 가장 많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주영 KB국민은행 KB골든라이프센터장은 PB가 알려주는 연금상품 활용 절세방안에 대해, 민주영 신영증권 이사는 슬기로운 연금생활을 위한 맞춤형 은퇴자산 수령 전략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이날 강연에 나선 은퇴 전문가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다양한 주제와 활용방안을 제시하면서도 현재 한국 사회의 은퇴 준비가 너무 부족하다는 데는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퇴직연금 시장의 중심에 선 타겟데이트펀드(TDF)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현욱 미래에셋증권 연금컨설팅 팀장. (사진=뉴스토마토)
 
본격적인 강연 시작에 앞서 축하인사를 전한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매달 공무원연금을 수령하고 있는 지인의 얘기를 전하며 참석자들의 공감을 얻습니다. 윤 의원의 지인은 매달 25일을 ‘그린 크리스마스’라고 부른다고 했습니다. 25일은 크리스마스, 그린은 공무원연금공단이 있는 상록회관을 뜻한다고 합니다. 연금의 중요성을 생생하게 전한 표현이었습니다. 
 
몇 년 전 은퇴해 은퇴자산 운용에 관해 관심이 많다는 이상주 씨는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운용전략과 상품을 소개해줘서 큰 도움이 됐다”며 “국민연금에 넣은 돈이 손해 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젊은 사람들에게도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김창경 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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