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특사에 해당 기업들 ‘보은’ 약속
'경제 기여'로 보답 한목소리
부영, 동향 주민들에게 거액 증여…금호석화, 신성장 사업에 4조원 투자
태광, 10년간 12조원 투자 및 7000명 일자리 창출
제약업계도 오너 복권으로 경영 안정화 기대…"국가 경쟁력 이바지할 것"
2023-08-16 16:46:59 2023-08-16 17:27:07
 
 
[뉴스토마토 임유진·백아란·이혜현 기자] 부영, 금호석유화학, 태광 등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족쇄를 풀게 된 재계 총수들이 투자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등의 경제적 기여로 보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번 특사로 경영활동 복귀의 길이 열리게 된 이들이 침체된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고 고용 확대 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정부가 이번 특사에서 경제인에 방점을 찍은 건 전세계적인 경기침체·고물가 상황에서 재계의 경제 살리기 동참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부영그룹은 법과 윤리를 준수하고 국민들의 주거 안정과 경제 활성화에 그룹의 역량을 다해 고객을 섬기는 기업으로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어 "사면을 결정해주신 정부와 국민께 진심으로 감사한다"는 인사도 전했습니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업계에선 부영이 임대주택 공급과 개발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 경기 활성화를 꾀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옵니다. 부영은 아울러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하자보수와 관련된 협력업체를 해당 아파트가 있는 지역업체 위주로 참여시키기로 했는데요. 부영은 임대아파트 23만가구를 포함, 그동안 전국에 30만가구를 공급한 바 있습니다. 
 
이 회장의 경영 복귀 의지는 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부영은 현재 이희범 회장 체제입니다. 아울러 부영은 최근 잇달아 거액을 기부하고 있는데요. 이 회장은 최근 동산초 동창 10명에게 개인 통장으로 1억원씩 나눠줬습니다. 동창 일부가 혜택을 받지 못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추가로 지급한 겁니다. 지난 6월엔 전남 순천 고향마을 주민과 본인의 초·중·고 동창 수백명에게 1명당 최대 1억원씩을 현금으로 지급한 바 있습니다.
 
또 지난달 18일에는 6·25 참전 유공자들에게 새로운 제복을 제공하는 국가보훈부 '제복의 영웅들' 사업에 3억원을 쾌척했는데요. 이외에도 천안함 피격 관련 유족 지원 성금, 세월호 피해지원 국민모금 성금, 경주 지진 피해복구 성금, 대구 서문시장 화재 피해 복구 성금 등도 기탁했습니다. 현재까지 사회에 기부한 금액만 1조1000억원을 넘는다고 부영그룹 측은 밝혔습니다.
 
앞서 이 회장은 수백억원대의 횡령·배임 혐의로 2020년 8월 징역 2년6개월을 확정받아 복역하다 이듬해 광복절에 가석방됐습니다. 형기는 만료됐지만 특별경제범죄 가중처벌법에 따라 5년간 취업이 제한됐으나 이번에 복권되면서 경영활동이 가능해졌습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명예회장.(사진=연합뉴스)
 
금호석화도 "본업에 집중하고 경제 살리기에 노력하겠다"면서 "경제 살리기에 집중해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박찬구 명예회장의 뜻을 전했습니다.
 
금호석화 측은 회사의 중장기 로드맵 실현으로 경제 활성화 약속을 이행하겠다는 입장인데요. 금호석화는 오는 2026년까지 기존 사업 강화와 신성장 사업으로 3조5000억~4조5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입니다. 신성장 플랫폼 확보 방안과 관련해 친환경 자동차, 바이오 및 친환경 소재, 고부가 전문 영역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면서 CNT(탄소나노튜브) 및 바이오 소재 제품 등 자체 성장 사업도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습니다.
 
대법원은 지난 2018년 12월 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 명예회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습니다. 항소심에서는 박 명예회장이 승소했으나 작년 10월 대법원에서 파기 환송됐습니다. 박 명예회장이 최근 소를 취하하면서 1심 판결이 확정돼 2025년 말까지 취업이 제한됐습니다. 박 명예회장은 지난 5월 무보수 명예회장으로 물러나면서 사실상 일선 경영에서 손을 뗀 상태입니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태광 역시 "글로벌 경제 위기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국가 발전에 힘을 보태고 경제 활성화 이바지로 국민 여러분과 정부의 기대에 보답하겠다"며 이호진 전 회장의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이어 "8·15 광복절을 맞아 이뤄진 특별사면에 대해 국민 여러분과 정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함께 잘사는 국민의 나라'를 위해 사회와 같이 나누고 더불어 성장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태광은 경제 활성화 방안과 관련해 10년간 12조원의 대규모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나설 계획입니다. 구체적으로 오는 2032년까지 제조, 금융, 서비스 부문에 약 12조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는데요. 투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태광산업을 중심으로 향후 5년간 8조원을 집중 투자할 계획입니다.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선 전 계열사에 걸쳐 약 7000명을 신규 채용키로 했습니다. 태광산업이 이끌고 있는 제조 부문에서는 석유화학·섬유에 총 10조원을 투자합니다. 부문별로는 석유화학부문에서 약 4조원을 투자해 친환경, 고기능성 소재를 중심으로 신사업 육성에 나설 계획입니다. 
 
태광 측은 "향후 10년간 집행하는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주력사업 강화, 기술 혁신, 미래 먹거리 발굴에 매진할 계획"이라며 "동시에 대규모 신규 일자리 창출에 나섬으로써 그동안 정체됐던 그룹 재도약은 물론 관련 산업 및 지역 경제 발전으로 이어지는 투자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국가 경제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전 회장은 횡령·배임과 법인세 포탈 등 혐의로 기소돼 '황제 보석' 논란 속에 2018년 구속됐고, 징역 3년을 확정받아 2021년 10월 만기 출소했습니다. 이 전 회장은 검찰에 기소된 이후인 2012년 태광산업과 대한화섬 대표이사를 포함해 그룹 내 모든 법적 지위와 회장직에서 물러난 바 있습니다.
 
이번 광복절 특사에 이장한 종근당 회장과 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 전 회장 등 제약업계 오너들도 포함됐습니다. 제약업계에서는 이의 복권으로 인해 경영 효율성과 안정화에 대한 기대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 전 회장.(사진=연합뉴스)
 
동아쏘시오홀딩스 관계자는 "새롭게 경영활동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국민과 정부의 배려에 감사하고, 앞으로 글로벌 신약개발과 바이오 등 제약바이오산업의 발전과 사회책임경영을 통해 국가경쟁력 제고에 이바지하기 위한 노력에 그룹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강 전 회장의 입장을 전했습니다. 강 전 회장은 또 "아직 구체적으로 계획한 바는 없지만 기회를 주신 만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써 제약바이오산업 경쟁력 제고와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역할을 고민 중"이라고 했습니다. 
 
이장한 종근당 회장.(사진=연합뉴스)
 
종근당 관계자는 "이미 10년 가까이 전문경영인 체제가 자리 잡은 만큼 이 회장이 복권됐다고 해서 회사 경영 방향성이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회장은 현재 미등기임원으로 종근당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동시에 종근당홀딩스의 지분 33.73%를 보유한 최대 주주입니다.
 
임유진·백아란·이혜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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