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이배월)'신저가' 이노션, 신차 광고수주에 배당↑
성장동력 투자로 판관비 증가…주가 사상 최저 굴욕
현대·기아 신차 줄줄이…‘디지털’ 투자 성과 주목
2023-06-28 02:00:00 2023-06-28 02: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종합광고대행사 이노션이 상장 이래 사상 최저가를 갱신하는 등 굴욕을 맛보고 있습니다. 올해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주가가 힘을 잃은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덕분에 예상 배당수익률은 높아졌습니다. 부진한 경기에도 불구하고 메인 광고주인 현대차와 기아의 신차 발표 등으로 수혜를 누릴 전망입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노션은 이날 3만9450원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장중에는 3만7000원대까지 추락하는 등 좀처럼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다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 전환했습니다. 
 
이날 주가는 소폭 반등했지만 지금의 주가는 이노션이 2015년 7월17일에 상장한 이후 단 한 번도 밟아보지 않았던 영역입니다. 지난해 10월 장중에 잠깐 3만7450원을 찍은 적이 있지만 하루 전 종가 3만8250원은 사상 최저가 기록입니다.
 
이와 같은 부진은 실적 전망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이노션은 지난 1분기 판매관리비가 증가하면서 실적이 시장의 예상을 소폭 밑돌았습니다. 1분기 연결 매출액은 4597억원으로 작년 1분기(3468억원)보다 크게 증가했습니다. 매출총이익도 7.5% 증가한 1771억원을 기록했죠. 
 
글로벌 경기 부진에 따른 광고 경기 둔화에도 코나 풀체인지 모델 광고대행과 BTL(광고물 제작)이 증가한 덕분에 매출이 늘었습니다. 해외 쪽도 미국 등에서 광고가 늘었고 원달러환율까지 긍정적으로 작용해 매출총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8.1%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영업이익이 23.5%나 감소한 192억원에 그쳤습니다. 시장 컨센서스는 212억원이었습니다. 연결이 아닌 별도로 보면 19억원 영업적자였습니다. 
 
이익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본사 비계열 전담조직 확대와 디지털 인력 충원에 따른 인건비 증가였습니다. 물가 상승으로 경상비도 늘어서 판관비가 1579억원(+13.1%)으로 불어난 것이 영업이익을 줄이는 데 결정적이었습니다.
 
현대·기아 신차 효과 2분기부터 본격화
 
투자자들은 실망했겠지만 사상 최저가를 기록할 정도로 이노션의 사정이 나쁜 것인지는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1분기 192억원의 영업이익은 2020년 2분기에 기록했던 160억원 이후 가장 적은 금액입니다. 상장 직후인 2015년 3분기(197억원)까지 포함하면 이노션이 상장한 이래 분기 단위로 영업이익이 200억원 미만이었던 것은 세 번뿐입니다. 그 세 번 중에 이번 1분기가 포함됐으니 이익이 좋지 않았던 것은 분명합니다. 
 
이노션의 실적은 현대차와 기아의 신차 발표에 영향을 받습니다. 사진은 기아가 지난 19일에 출시한 SUV 전기차 EV9. (사진=뉴시스)
 
 
그런데 이노션의 역사상 좋지 않았던 실적도 엄연히 흑자입니다. 더구나 4000억원이 넘는 분기 매출은 좋은 기록에 속합니다. 매출이 계속 받쳐줄 수 있다면 판관비를 줄일 경우 이익은 다시 회복될 수 있을 것입니다. 
 
경기가 나빠도 이노션의 핵심 고객인 현대차와 기아의 광고는 계속 집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1분기 실적에 코나가 큰 보탬이 됐다면 2분기는 기아 EV9이 효자 노릇을 할 전망입니다. 기아는 지난 19일 SUV 전기차 EV9을 출시했습니다. 기존에 없던 체급의 전기차입니다. 자동차업체나 자동차 광고와 마케팅을 주력으로 하는 이노션 실적엔 신차 출시보다 좋은 재료는 없습니다. 광고마케팅은 출시 전부터 집중적으로 진행됐고 여기에서 발생한 실적은 이노션의 2분기 실적부터 반영될 것입니다. 
 
하반기에도 신차 발표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현대차의 주력 SUV 모델 싼타페, 개발명 MX5로 알려진 5세대 풀체인지 모델입니다. 이미 지난해부터 위장막을 두른 실주행 차량이 도로 곳곳에서 포착돼 SNS 등에서 공유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MX5는 옛 갤로퍼를 오마주한 각진 디자인으로 파격 변신이 예상돼 다양한 예상도가 나도는 등 소비자들의 관심도 뜨겁습니다.
 
싼타페는 쏘나타, 그랜저와 함께 현대차의 볼륨모델 시리즈이기 때문에 현대차에게도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당연히 대대적인 광고 등 마케팅 행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직 구체적인 출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머지않아 확정 발표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밖에도 K5, 카니발 부분변경 모델과 아이오닉, 더뉴아반떼 N모델이 나올 예정인데 아무래도 부분변경보다는 신차의 광고 효과가 커 이노션의 실적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현대차는 지난 20일 열린 ‘2023 CEO 인베스터 데이’ 행사에서 2030년 전기차 200만대 판매 목표를 발표했습니다. 2025년부터 2030년까지 현대차 4종, 제네시스 5종의 승용 전기차를 2세대 플랫폼으로 개발해 출시하고 기아도 4개 차종에 2세대 플랫폼을 얹겠다고 밝혔습니다. 새로운 자동차의 등장은 이노션의 미래 먹거리이기도 하니 올해 또는 2030년까지도 매출이 악화될까 우려할 일은 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디지털마케팅에 투자…실적으로 돌아올까 
 
문제는 1분기 영업이익을 훼손한 판관비인데 내용은 나쁘지 않습니다. 현재 이노션의 매출구조를 보면, 기존 미디어인 방송(전파)과 인쇄 매체 광고는 줄어들고 OTT를 포함한 뉴미디어 광고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매체 사회가 되면서 광고를 집행하는 대상이 넓어지는 것이죠. TV, 신문 광고는 줄어도 뉴미디어 광고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이노션이 최근 디지털 마케팅사 디플랜360을 인수한 것도 이런 트렌드에서 비롯됐습니다. 디플랜360은 미디어 전략과 집행, 타깃팅, 효과분석 등 디지털 마케팅에 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최적화된 업체입니다. 또 하반기엔 브랜디드 콘텐츠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콘텐츠 기획 및 IP 확보로 사업확장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새로운 시대에 성장하는 광고시장에 집중하기 위한 투자로 인해 판관비가 증가한 셈입니다. 투자가 결실을 맺는다면 이익 성장으로 되돌아올 테니 여유를 갖고 기다릴 필요는 있습니다. 이런 시각으로 접근한다면 최근의 주가 부진은 매수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이노션은 배당에 후해 기다리기에도 좋습니다. 이노션은 상장 이래 배당을 거른 적이 없습니다. 또 최소 2년에 한 번은 배당금을 증액했습니다. 필요에 따라 배당성향을 대폭 키우기도 합니다. 그 결과 상장한 2015년 1주당 900원이었던 배당금은 2022년 2150원으로 커졌습니다. 
 
다만 2021년부터 중간배당을 시작해 이 배당금을 결산 때 한꺼번에 받을 수는 없습니다. 작년엔 상반기에 450원을 배당하고, 연말 결산에서 1700원을 지급했습니다. 올해도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만약 오늘(28일) 안에 매수하면 이번 중간배당금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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