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이슈)중간배당으로만 5% 수익률 잡아라
크레버스 중간배당도 화끈…통신·은행주 배당 모범생
중간배당 늘었지만 실속주는 제한적
2023-06-03 02:00:00 2023-06-03 02: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기자] 중간배당 기일이 다가옵니다. 상장사들의 실적은 지지부진하지만 중간배당만으로 쏠쏠한 수익률이 나오는 종목들이 적지 않습니다. 중간배당의 경우 1년에 한 번 결산 배당만 하는 종목에 비해 배당락 폭도 크지 않습니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 및 코스닥 상장법인들이 주주들에게 지급한 배당금은 28조5282억원으로 1년 전보다 6.7% 감소했습니다. 현금배당한 기업은 1170개사로 15곳이 늘었다는데 배당총액은 감소한 것입니다. 
 
배당 감소는 실적이 그만큼 줄어서겠지만, 주가 하락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오랜 기간 배당금을 지급한 기업들 가운데는 주가 수준에 맞춰 배당금을 책정, 시가배당수익률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기업들은 주가가 하락할 경우 상대적으로 배당금 지급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지난해 코스피는 24.9%, 코스닥은 34.3% 하락했습니다. 
 
올해도 1분기 기업들의 실적은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다만 하반기 회복 기대감으로 주가는 올랐습니다. 배당수익률을 유지하려면 배당금을 증액해야 합니다.
 
물론 배당수익률은 연말 결산 배당에서 조율하겠지만 중간배당금으로도 좋은 수익률이 기대되는 기업이 적지 않습니다. 
 
중간배당수익률 1% 미만 ‘탈락’
 
대형주 중 배당 우수생을 뽑는다면 통신주를 먼저 꼽을 만합니다. LG유플러스 지난해 상반기 주당 250원, 하반기 400원을 배당했습니다. 현재 주가로 매수해도 2% 이상 배당수익률이 기대됩니다. 배당투자용으로 좋은 종목입니다. 
 
SK텔레콤은 분기배당을 하고 있어 차이가 있습니다. 상반기 배당금으로 기준을 삼는다면 LG유플러스보다 수익률이 높겠지만, 지금 매수해서 지급받게 될 6월 배당금만 본다면 LG유플러스가 나은 셈입니다. 선택은 투자자가 얼마나 오랫동안 보유할 것이냐에 따라 달라져야 합니다. 2% 남짓한 배당수익률만 보고 매수했다가 배당 권리를 얻은 후 곧바로 매도할 사람은 많지 않을 테니 9월 배당까지만 본다고 해도 SK텔레콤이 나은 선택입니다. 
 
 
다른 대형주 중에서는 현대차가 배당주로 유명합니다. 다만 주가가 20만원대로 올라선 지금은 현대차2우B 등 우선주를 매수해도 중간배당금으론 1% 정도의 배당수익률만 얻을 수 있습니다. 연말 결산 배당금까지 받아야 배당주로서 체면을 살릴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지금은 현대차보다 POSCO홀딩스가 조금 더 나아 보입니다. POSCO홀딩스는 분기배당주입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관계에서처럼, 9월을 넘긴다면 POSCO홀딩스의 수익률이 조금 더 높습니다. 
 
중간배당을 하는 기업들은 상반기보다 하반기 배당에 더 신경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단 중간배당은 조금만 지급하고, 1년 실적을 온전히 확인한 후에 연간 배당을 확정하는 것이 경영에 부담을 덜 주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중간배당금이 현재 주가 대비 1%의 배당수익률을 밑도는 종목은 굳이 배당을 이유로 매수할 이유가 없습니다. 
 
한온시스템의 경우 분기당 90원씩 배당 중인데 분기배당금으로 1% 수익률에 다가서 이 기준을 통과할 수 있습니다. KPX홀딩스, 진양홀딩스도 전통적인 고배당 주식이지만, 상반기 배당보다 하반기에 무게를 싣기 때문에 중간배당금의 절대수익률은 높지 않습니다.
 
고배당주 단골손님 S-Oil도 선택지에 포함됩니다. 지난 연간 배당금 5500원 중 중간배당으로 2500원을 지급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실적은 감소가 예상됩니다. S-Oil이 배당금을 실적에 어느 정도 맞췄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중간배당금은 감액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줄여도 웬만한 중간배당 종목들보다 나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우선주의 경우 확실하게 2% 수익률을 넘길 수 있을 전망입니다.
 
HD현대 역시 조선업 부활을 타고 있어 기대가 됩니다. 지난해 연간 배당금 4600원 중 900원이 중간배당금이었습니다. HD현대도 올해 1분기 실적이 작년보다 감소했으나 업황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중간배당에 국한할 것 없이 연간 배당금으로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습니다. 
 
개별 중소형주 중에서는 크레버스가 눈에 띕니다. 지난해 6월 1000원을 중간배당했고, 4분기엔 적자를 기록했는데도 결산배당금을 800원 지급했습니다. 지난 1분기 성적은 작년보다 증가해 또 한 번 1000원 중간배당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주가도 뛰었는데, 그래도 현재 2만원을 밑도는 수준입니다. 중간배당으로 5% 배당수익률에 도전할 수 있는 고배당주입니다. 또한 크레버스는 20만주, 발행주식의 1.78%를 소각하기로 예고했습니다. 여러모로 주주환원 정책에서 높은 점수를 줄 만한 기업입니다.
 
아이마켓코리아는 신뢰도 높은 배당주입니다. 주당순이익(EPS)의 상당 부분 때로는 초과해서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으나 실적은 안정적인 편입니다. ‘분기당 150원 배당’에 대한 신뢰가 쌓였어요. 4개 분기를 합산하면 연간 5% 넘는 배당수익률입니다. 
 
은행지주, 중간엔 ‘조금’ 연말에 ‘얹어서’
 
금융주 또한 배당투자의 스테디셀러입니다. KB금융은 분기당 500원씩 배당하다가 그해 실적을 연말 결산에 반영, 추가로 얹어주는 배당 패턴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올해는 1분기 510원으로 출발했습니다. 2분기에도 510원을 배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분기배당수익률은 1%, 상반기는 2%가 조금 넘습니다. 나중에 결산배당금을 추가하면 배당수익률도 크게 오르겠죠.
 
신한지주도 배당금 지급 방식과 규모, 배당수익률까지 KB금융을 많이 닮았습니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까지 중간배당과 결산배당 등 2회 배당을 유지했지만 지난 4월부터 분기배당으로 돌아섰습니다. 작년엔 800원을 중간배당했는데 올해 3월에는 배당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을 6월 배당금에 반영할지 나중에 연말에 보탤지 알 수 없습니다. 올 한 해 계속 보유한다면 고민할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보험사들의 배당도 은행에 뒤지지 않는데 올해는 금융당국의 눈초리를 받고 있습니다. 회계 기준 변경으로 인해 이익이 급증한 것처럼 보이는 착시효과 때문입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에게 중간배당을 자제할 것을 공개적으로 권유했습니다. 무시하긴 어렵겠죠. 
 
이밖에도 상반기, 하반기 구분 없이 1년에 두 번 똑같이 배당하는 종목도 배당투자에서 빼놓을 수 없습니다. 맥쿼리인프라와 리츠(REITs)입니다.
 
맥쿼리인프라 주가는 5월에만 7.24% 상승했습니다. 변동성이 작은 종목치곤 상당한 상승폭입니다. 6월 상반기 배당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금리 상승의 직격탄을 맞고 휘청였던 리츠들도 고배당주로 다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주가가 급락한 뒤 아직 예전 수준으로 돌아오지 못해 오히려 배당수익률은 높습니다. 고금리 여파에서 빠져나온 것은 아니어서 주가 회복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접근해야 합니다. 리츠는 6월과 12월 외에도 2월, 3월, 5월 등 결산 기준일이 고르게 분포돼 있으므로 6월 배당종목이 맞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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