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진 기자] 부동산 시장이 침체 국면을 이어가는 가운데 매매시장과 분양시장이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급매물이 소화되면서 거래량이 회복세를 보이는 매매시장과 달리 분양시장은 여전히 저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1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는 1173건입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1000건을 넘긴 것은 지난해 6월(1067건) 이후 7개월 만입니다.
지난해 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1098건)과 비교해도 많은 수준으로 아파트 거래 신고기한이 이달 말까지인 점을 고려하면 거래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기간 강동구와 노원구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난달 강동구 아파트 거래건수는 101건으로 전월(46건)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노원구도 같은 기간 57건에서 104건으로 증가했습니다.
노원구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금 상속세나 다주택자 비과세 혜택을 보기 위해 내놨던 물건이 나가는 추세"라며 "새롭게 나오는 급매물은 없지만 예전부터 나와 있던 급매물이 빠져나가면서 거래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 강북구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초기 분양률 20%대…분양시장 한파 지속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며 매매시장이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지만 분양시장은 여전히 저조한 성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서울 민간아파트 초기 분양률은 20.8%입니다. 분양을 실시한 아파트 단지 10가구 중 8가구가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관련 통계 발표가 시작된 2015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초기 분양률 통계는 HUG의 주택분양보증을 받은 민간 아파트를 대상으로 분양 실시 직후 3개월간 계약 체결 가구 수 대비 총분양 가구수를 뜻합니다.
초기 분양률이 저점을 기록한 가운데 신규 아파트 입주율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66.6%로 전월(71.7%)보다 5.1%포인트 떨어졌습니다. 아파트 입주율이 60%대로 떨어진 것은 역대 최저였던 지난해 11월(66.2%) 이후 두 번째입니다.
최근 미분양 리스크가 증가함에 따라 수요자들이 가격 조정을 강하게 받았던 재고주택 시장으로 몰리며 분양시장 한파가 유지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재고주택 시장의 경우 주택 가격이 조정받고 가격이 하락되며 수요자들이 부담 가능한 수준으로 내려왔다고 볼 수 있지만 신규 분양시장의 경우 할인분양을 하더라도 주변 시세보다 높거나 비슷한 가격으로 형성돼 있어 수요자들이 재고주택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매매시장에 대한 거래량 증가세가 앞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중개업계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했다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은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지난달 거래량이 1000건을 넘었다곤 해도 부동산 호황기였던 2020년과 2021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기도 하고 시기적으로 1월과 2월 계약건수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거래량이 늘어날지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김현진 기자 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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