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hy(옛 한국야쿠르트)의 메쉬코리아 인수 작업이 9부 능선을 넘은 가운데 경영권을 놓고 잡음이 일고 있습니다. 해임된 유정범 전 의장은 순순히 물러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고 현 경영진은 분란과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며 비판에 나섰습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의 운영사 메쉬코리아 인수에 나선 hy가 회사 정상화를 위해 긴급자금 600억원을 지원했습니다. 이에 따라 메쉬코리아는 OK캐피탈, 기술보증보험 등 주요 채권자의 채무를 상환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hy는 200억원을 추가 투자해 메시코리아의 지분 67%를 확보한다는 구상이고요. 메쉬코리아는 오는 23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hy를 새주인으로 맞을 예정입니다.
그런데 공동창업자인 유정범 전 의장의 반발이 거셉니다. 앞서 메쉬코리아는 김형설 부사장을 중심으로 한 이사회에서 유정범 의장을 해임하고, 신임 대표로 김형설 부사장을 선임한 바 있습니다.
유 전 의장은 이사회의 절차적 위법성과 함께 헐값 매각이 이뤄졌다고 주장합니다. 유 전 의장과 부릉 지점장들은 6일 hy 본사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며 인수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6일 유정범 메쉬코리아 이사회 전 의장과 지점장들이 hy 본사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유정범 의장 측)
유 전 의장은 "투명하게 투자활동을 하려는 대표를 막고 헐값에 적대적 인수를 자행해 대한민국 창업 생태계를 죽이고 있다"며 "직원의 고용 승계, 회사 성장은 고려하지 않고 잘 나가는 스타트업을 잡아먹는 행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유 전 의장 측은 현 경영진에 대해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냈습니다. 또 메쉬코리아 매각을 막기 위해 23일로 예정된 임시 주총 개최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신청을 낼 방침에 따라 인수를 마무리 짓기까지 난항이 예상됩니다.
반면 헐값 매각 주장에 대해 메쉬코리아와 hy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메쉬코리아 측은 "회사를 헐값으로 만든 장본인이 헐값 매각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자기 자리보전을 위해 채권자, 주주사, 법원 모두가 인정한 hy의 인수 결정을 폄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메쉬코리아는 유 전 의장이 피켓시위를 벌이는 과정에서 지점장이 아닌 인력을 동원했다는 의혹도 제기했습니다. 회사 측은 "비상 연락망으로 확인한 결과 유 전 대표의 시위에 참여한 지점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유 전 대표 본인이 이사회효력정지·주총개최금지 가처분 신청을 취하해 놓고서 지점장과 라이더를 팔아 분란을 조장하는 것은 대표이사를 역임한 사람의 책임있는 모습이 아니다"고 짚었습니다. 당초 메쉬코리아는 임시 주총을 9일 열 계획이었다가 23일로 한차례 미뤘는데, 이 과정에서 유 전 의장은 주총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가 자진 취하한 바 있습니다.
메쉬코리아의 주장에 대해 유 전 의장 측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며 공방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유 전 의장 측 관계자는 "메쉬코리아가 뻔히 드러날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현장에서 지점장 인터뷰까지 했는데 어떻게 연락망에 없다고 할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꼬집었습니다.
이 가운데 유 전 의장과 부릉 라이더 및 지점장들은 세종시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대규모 시위를 예고하면서 메쉬코리아와의 갈등이 격화될 모양새입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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