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다음달 중 카카오T 택시 승객 호출(콜) 몰아주기 혐의와 관련해 제재 수준을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카카오모빌리티 내부에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지난해 콜 몰아주기 이슈부터 매각 추진에 철회 결정까지 다사나난한 한해를 보냈던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 수익성 개선이 최우선 과제입니다. 제재 수위가 어느 정도냐가 앞으로 사업 추진에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카카오
20일 업계,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다음달 초 전원회의를 열어 카카오모빌리티의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에 대해 제재 여부·수위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 콜 시장 80% 장악을 두고 공정거래법상 시장 지배력 지위 남용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제재 내용에 따라 사업 확대 여부가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상 국내에선 수익성 확보를 위한 돌파구가 마땅치 않은 실정입니다. 현재 택시 호출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이 이뤄지는데요.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려 하지만, 골목상권 침해, 문어발 확장 등 논란 때문에 일단 플랫폼 선순환 구조를 실천하는 방향으로 상생안 추진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해외 시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짜고 수익실현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중입니다.
사업 다각화는 카카오T와 카카오내비를 토대로 추진 중입니다. 지난해 택시 콜 시장 외에 두각을 보였던 분야는 퀵커머스 분야입니다. 이동이 필요한 순간 즉시 카카오T로 택시를 호출해 이용하듯, 이용자가 주문한 물품을 즉시 배송할 수 있는 '온디맨드 배송'을 본격화했는데요.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와 카카오내비를 통해 실시간 교통 정보 분석, 미래 운행 정보 예측, 다구간 경로 최적화 분야에서 기술을 누적해왔고, 수요 예측 역량을 바탕으로 대리와 택시 분야에서 '콜 수요 지도' 기능을 선보여왔습니다.
최근엔 배달 플랫폼과 제휴해 이륜차 배송 서비스도 시작했습니다. 기존 도보배송을 이륜차 배송으로 확장해 이용자 편익을 높하기 위함인데요. 현재 슈퍼히어로와 제휴해 이륜차 배송 서비스를 진행중이며 그외 몇개 업체들과도 사업 제휴를 위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외시장 진출에도 일찌감치 나섰는데, 최근엔 로밍 서비스를 중심으로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는 중입니다. 로밍 제공을 토대로 현지 이동수단을 보다 쉽게 호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18년 일본을 시작으로 2019년 베트남, 2022년 싱가포르, 태국 등 동남아 6개국에 이어 유럽과 중동 지역까지 해외 로밍 서비스 지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1월 기준 카카오모빌리티의 로밍 서비스는 아시아 8개국, 유럽 23개국, 중동 1개국 등 총 32개국에서 제공되고 있습니다. 또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스웨덴 등 일부 국가에서는 라이드 헤일링(차량 호출)을 넘어 교통약자를 위한 서비스, 반려동물 이동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향후 아웃바운드 글로벌 진출의 일환으로 로밍 국가를 꾸준히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입니다.
업계에선 공정위의 제재 수위가 카카오모빌리티뿐 아니라 모빌리티 업계 전체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지난해 줄곧 불공정 배차 논란에 시달린 데다 (문어발식)사업 확장까지 더해 부정적 여론이 조성된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 (지적된 부분에 대해) 어떻게 바꿔나갈지에 더 주목해야 한다"면서 "추가적 제재가 가해진다면 그 제재가 다른 모빌리티업체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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