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 디벼보기)둔촌주공 계약률, 예비입주자 순번 보면 윤곽
5배수 선정했다면 약 70%…내달 9일부터 추가계약 후 '줍줍' 준비
2023-01-20 02:00:00 2023-01-20 08:11:52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이번주 세간의 화제는 단연 올림픽파크포레온의 계약률이었습니다. 90%를 넘길 것이라는 희망에 찬 예상부터 50%를 밑돌 것이란 악담에 가까운 예측까지 뒤섞여 보는 이들을 어지럽게 했죠. 
 
하지만 최근 예비입주자들에게 안내된 평형별 대상순번을 토대로 역산한 결과 70%의 추정치는 얼추 맞는 것으로 보입니다.  
 
전국민의 안줏거리 ‘둔촌주공 계약률’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를 재건축 분양한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지난 연말부터 온세상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아파트 당첨자와 재건축 조합, 시공사들은 물론 정부와 서울시 당국자들, 또 수많은 부동산 시장 참여자와 평소엔 아파트에 눈곱만치도 관심이 없는 사람들조차 ‘둔촌주공 계약률’이 안줏감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초미의 관심사였어요. 
 
당장 분양 계약금을 받아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조달한 거액의 대출금(7231억원)을 상환해야 하는 시공사나, 계약 한 건 한 건에 따라 추가분담금이 달려있는 재건축 조합원들이 계약률만 바라보는 것은 너무 당연합니다. 청약자들은 당첨되긴 했는데 다들 안 좋다는 말뿐이니 계약을 해야 할지 포기할지 끝까지 고민을 하겠죠. 
 
하지만 여기에 직접 관련되지 않은 사람들도 단군 이래 최대 규모 아파트단지의 분양 성패에 따라 아파트 시세의 낙폭이 확대되거나 반대로 분위기 반전을 꾀할 수 있을 거라 보고 있을 겁니다. 지금은 아니라도 아파트 가격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흔치 않으니까요.
 
지켜보는 눈이 너무 많아지는 바람에 부담도 커졌습니다. 결국 정부가 나섰어요.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정당계약이 시작되는 날에 맞춰 1.3대책을 전격 발표했습니다. 전매제한 기간을 8년에서 3년으로 대폭 줄이고, 입주 후 2년 실거주 의무도 없앴어요. 분양가 12억원을 넘는 경우에 금지된 대출도 풀었습니다. 마치 올림픽파크포레온 맞춤대책인양 가려운 곳을 정확히 짚어서 긁어주는 내용입니다.
 
이렇게 밀어줬는데도 계약률은 기대를 밑돌았습니다. 재건축 조합이 정확한 계약률을 발표하지 않았으니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야겠군요. 
 
일단 계약 마지막 날이었던 18일 저녁, ‘소식통’의 입을 빌려 보도된 뉴스만 보면 계약률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어딘 60%라고 하고 또 어디에서는 70%라고 합니다. 80%, 90% 숫자도 보이고 반대로 50%를 밑돌 거라는 글도 돌고 있습니다. 
 
시공에 참여한 건설사들로서는 80%에 가까운 계약률이 나와야 PF대출을 상환할 수 있다고 하는데 거기에는 미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물론 이것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7500억원 보증을 해줘서 긴급한 상황은 모면했습니다만. 
 
시공사는 같은 계약률이라도 큰 평형의 계약률이 더 높아서 계약금액이 많이 생기기를 바랄 겁니다. 하지만 계약을 준비하는 당첨자들은 다른 당첨자들이 어떻게 할지 눈치를 보겠죠. 계약률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겁니다. 
 
 
예비입주자 대상순번, 계약률이 보여요
 
조금 더 정확한 판단을 하고 싶다면 60%, 70%라는 계약률을 뜯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이 17일까지 진행한 계약은 정당계약입니다. 청약 당첨자들이 계약금과 발코니 확장금을 송금하고 계약신청서에 도장 찍은 것이죠. 이제 되돌릴 수 없습니다. 취소하려면 계약금 날릴 각오를 해야 하니까요.
 
당연히 평형별로 계약률이 달랐을 겁니다. 이번에 올림픽파크포레온에서 일반 분양으로 나온 세대수는 3695세대이며 1순위에서 1만3647개 통장이 청약을 신청해 평균 3.6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평형별로 볼까요? 전용면적 기준 29A는 5세대 모집에 64건이 신청, 12.80 대 1로 여유 있게 마감했습니다. 세대수가 적어서 큰 의미는 없습니다. 
 
언론과 시장 전문가들은 59형과 84형은 괜찮은데 소형 평형인 39형와 49형의 계약률이 낮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39A는 541세대 모집에 39A의 경우 541세대를 모집했는데 1순위 해당지역에서 560대 통장이 들어왔어요. 1.04대 1로 경쟁률이 저조했습니다. 하지만 1순위 기타와 2순위까지 받은 결과는 1036건입니다. 그러면 1순위 해당지역에서 탈락한 19건의 청약자와 나머지 1036건 청약자 중에서 예비입주자를 선정합니다. 이들에게 계약기회가 돌아가겠죠.  
 
아파트 분양에서는 실제 당첨자 외에 예비입주자를 평형별 공급세대수의 5배수로 뽑습니다. 3배수를 뽑았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앞서 1순위 때 1만367개 통장이 청약했는데 2순위까지 포함하면 2만153개로 늘어납니다. 즉 예비입주자 풀이 5배수는 못 돼도 제법 많다는 것이죠. 
 
그런데 구체적인 예비입주자와 계약자 수를 추정할 수 있는 자료가 나왔습니다. 바로 예비입주자에게 사전예약서류를 안내하기 위해 제작된 표인데요, 여기에 평형과 타입별로 대상순번이 나와 있습니다.
 
(출처=올림픽파크포레온 홈페이지)
이 표를 보면 25A형은 25명, 59A형은 1704명 등 각 평형과 타입별로 예비입주자를 선정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비입주자를 5배수로 선정한다는 기준에 따라 역산하면 29A형은 5명을 선정했다는 말이 됩니다. 5세대를 모집했는데 한 명도 계약하지 않았단 말이겠죠. 
  
398번까지 대상자로 선정한 39A형의 경우엔 소수점을 무시하면 75명이겠네요. 541세대 분양에서 466세대가 계약한 모양입니다. 
 
이런 식으로 각 평형을 모두 합산한 결과 예비입주자는 총 5597명, 이를 5로 나눈값은 1113명(소수점 이하 삭제), 이를 뺀 계약건수는 2582건입니다. 전체 3695세대의 69.8%네요. 언론사들이 보도한 70% 추정치에 근접해 있습니다. 만약 3배수를 선정해 통보한 것이라면 50%를 밑도는 충격적인 숫자가 나옵니다. 그건 아니길 바랍니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정당계약에서 1순위 당첨자의 약 70%가 계약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제부터는 예비입주자들의 시간입니다. 5배수를 채운 평형은 일부에 그치지만 그렇다고 추가로 계약서에 사인을 할 후보가 크게 부족한 것도 아닙니다. 
 
물론 1순위 당첨자도 포기했는데 이들이라고 다르겠냐는 예상도 가능합니다. 다만 2순위로 청약해 예비입주자가 된 경우엔 자격요건 때문에 평소 좋은 입지에서는 당첨이 쉽지 않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비입주자를 대상으로 한 계약이 끝난 후에도 완판에 성공하지 못하면 전국 누구나 계약할 수 있는 무순위 계약 이른바 ‘줍줍’으로 넘어갑니다. 이때는 재건축 조합도 계약률을 발표하겠죠. 
 
70% 계약률이 확실한 것도 아니고, 이 계약률을 두고 “선방했다”, “실패했다” 평가하는 것도 이른 것 같습니다. 예비입주자들이 마음 편하게 결정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가 제공될 필요가 있습니다. 조합의 계약률 비공개 결정이 계약률을 높일 수 있을지 모두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예비입주자들의 계약기간은 다음달 9~17일로 예정돼 있습니다. 무순위 청약은 3월 중에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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