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 디벼보기)미국채 금리 어느새 3.5%…위험 남았지만 안정 찾아가
연준에 맞서지 말라는데…시장은 금리 하락에 베팅중
2023-01-13 02:00:00 2023-01-13 02: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 첫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합니다. 금융업계에서는 0.25%포인트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일부 동결할 것이란 의견도 있으나 미국과의 금리 차를 무시할 순 없겠죠. 
 
0.25%를 올리면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3.50%가 됩니다. 현재 미국 연방준비은행 금리 4.50%와 1.00%포인트로 좁혀지겠군요. 다만 미국도 내달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가 지금보다 벌어지면 벌어졌지 좁혀지진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연준 경고에도 국채금리 완연한 하락세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은행(Fed) 의장은 증시가 들썩일 때마다 찬물을 끼얹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파월 의장은 지난 10일 스웨덴의 중앙은행 릭스방크가 주최한 심포지엄에 참석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강조하면서 “물가 안정을 위해서라면 경기둔화를 감수하더라도 금리 인상 같은 인기 없는 결정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덕분에 새해 초부터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던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이 한풀 고개를 숙였습니다.
 
매파로 분류되는 연준 이사들도 미국 기준금리의 목표치가 6%는 돼야 한다고 지원사격에 나섰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전망은 5%대 초중반에 머물러 있습니다. 5%까지 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죠. 지난달 노무라는 올해 최종 기준금리를 4.75~5.00%로 전망하기도 했죠. 한두 번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을 밟고 끝낼 거란 얘깁니다. 연준과 시장의 시각 차이가 꽤 커보입니다. 
 
하지만 연준의 날 선 발언과 달리 시장 참여자들의 예상 혹은 기대감은 이미 국채금리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현지시각 11일 밤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3.517%를 기록했습니다. 4%를 돌파했다며 호들갑 떨던 게 석 달 전인데 4% 위에서 머문 기간은 채 한 달도 되지 않았습니다. 어느새 3% 중반까지 내려앉았네요. 기준금리가 4.25%인데 장기채를 대표하는 금리가 이보다 훨씬 낮게 형성돼 있다는 말이기도 하죠.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때는 장기채보다 단기채가 더 유난스럽습니다. 미국채 2년물 금리를 볼까요? 그래도 4.205%로 기준금리를 살짝 밑돌고 있군요. 2년물 금리는 작년 11월 한때 4.726%까지 올랐던 적이 있어요. 그에 비하면 많이 얌전해졌습니다. 
 
시장의 불안감이 숫자로 드러나는 장단기 스프레드, 구체적으로 미국채 10년물과 2년물의 금리 차이는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에 머물러 있습니다. 평상시에는 장기채 금리가 단기채보다 높게 형성됩니다. 그러다 경제나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때면 단기 자금을 조달하려는 수요가 증가해 단기채 금리가 뛰어오르고 이런 상황이 심해지면 장기채 금리를 넘어서는 역전현상이 벌어지죠. 
 
미국채 10년-2년물 스프레드는 지난해 7월에 역전된 이후 아직 그대로입니다. 그래도 갭이 커지는 것은 멈춘 것 같네요.<그래프 참조> 다만 이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는 10년물과 3개월물 스프레드는 여전히 불안해 보입니다. 
 
종합해 보면 글로벌 금융시장의 지표 역할을 하는 미국채 금리는 연말에 비해 안정됐지만 불안감이 조금 남아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미국 선물시장 금리를 보면 올여름쯤 돌아서서 연말엔 4%대 중반으로 내려온다고 보는 모양입니다. 
 
기준금리 상단 덜 민감한 재테크를
 
결국 연준의 시선이 어디에 맞춰져 있는지가 중요하겠죠. 당장은 이날 새벽 금통위 회의에 앞서서 발표되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에 관심이 쏠려 있습니다. 물가가 잡히면 금리 인상도 마무리될 테니까요. 이건 좋은 그림이고 다른 한편으론 강한 경기침체가 찾아와 어쩔 수 없이 금리 인상을 중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습니다.
 
연준의 강성 발언은 금융시장을 향해 먼저 들떠서 괜한 사고 치지 말라는 일종의 으름장인지도 모르네요. 그렇다면 금리는 더 오르겠지만 올해 안에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유연한 전망을 해보면 어떨까요?
 
정부에 맞서지 말라는 투자 잠언이 있습니다. 글로벌 투자자들에겐 연준에 맞서지 말라는 말도 통용됩니다. 그런데 지금은 다들 연준의 경고를 무시한 채 금리 인상의 끝이 언제일지 눈치 보기를 하는 중입니다.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이 5%일지 6%일지 맞추는 것은 전문가의 몫입니다. 투자자는 기준금리 상단과는 크게 상관없는, 또는 그로부터 수혜를 누릴 수 있는 재테크를 해야 합니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린다고 해도 미국이 더 올리면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는 지금보다 커지게 됩니다. 원달러환율이 상승 압박을 받겠네요. 원달러환율은 현재 1245.80원까지 하락한 상태입니다. 금융시장에 다시 위기감이 확대돼 환율이 급등하는 일은 없겠지만, 지금처럼 가파르게 하락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원달러환율 하락에 베팅했다면 비중을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연말 증권사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채권을 추천했었죠. 금리가 하락할수록 수익이 커지기 때문에 올해 좋은 재테크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장기채와 단기채, 국채와 회사채, 미국채 등 종류별로 유불리가 다를 수 있습니다. 
 
개별 채권에 투자할 경우 수익률 높은 금융채가 먼저 보일 겁니다. 할부금융회사들이 주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인데요. 같은 ‘캐피탈’ 채권이라도 은행 계열이 조금 더 안전합니다. 지금 같은 시기엔 채권의 발행수익률만 볼 게 아니라 안정성을 따져야 합니다. 어차피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이자 외에 추가로 차익이 발생할 테니까요.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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