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12월 결산법인들이 연말 배당기준일을 앞둔 까닭에 배당주는 12월에 많이 언급되지만, 배당락 등 주가 패턴을 감안하면 12월에 배당주 매수는 늦은 감이 있다.
특히 올해는 금리가 많이 올라 배당주의 매력이 반감됐다. 연 5% 넘는 높은 금리의 이자를 약속받고 원금도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 굳이 주가 하락 위험을 안고 배당주를 매수해야 할 유인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올해는 예상 배당수익률이 예금이자보다 월등한 배당주가 있고, 주가 하락 위험의 반대급부로 주가 차익 기회도 있어 연말까지 배당주를 눈여겨봐야 한다. 무엇보다 증시가 약세권에서 유지되고 있어 주가 부담이 크지 않고 상대적으로 배당수익률은 높아졌다. 더구나 3분기까지 이익이 증가해 전년 고배당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없는 기업들도 있다.
연말이면 증권사들은 실적이 안정적인 대형주 중에서 예상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을 추천하고, 개인들은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에 집중한다. 다행히 올해는 두 가지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고배당주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주식정보업체 아이투자는 지난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증가한 기업 중에서 올해 배당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선별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배당수익률이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는 물론 기대수익률이 치솟은 회사채를 넘어서는 종목들이 다수 존재한다. 특히 이들 중엔 이미 전년 연간 영업이익을 돌파해 배당금 증액 기대감을 키울 수 있는 종목도 포함돼 있다.
대표적인 종목이 HD현대다. HD현대는 현대중공업그룹 자회사들을 거느린 지주회사로 올해 조선업 부활의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3조1124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1조854억원)을 가볍게 넘어섰다.
HD현대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26.6% 지분을 보유한 기업으로 조선업 불황기에도 배당을 이어왔다. 지난해 결산에서도 지배주주 순이익 기준으로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으나 배당금을 늘려 1주당 5400원을 지급했다. 이에 따라 순이익이 조 단위가 된 올해 결산에서도 최소한 작년 수준 이상 배당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다만 상반기에 주당 900원을 지급해 결산 배당금으론 배당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LX인터내셔널은 이와 달리 영업이익이 급증한 데다 중간배당도 하지 않아 결산 배당에 대한 기대를 가져볼 만한 종목이다. LX인터내셔널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6562억원에서 올 3분기 8076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번 결산에서 전년 배당금 2300원을 유지할 경우 현재 주가 대비 6%에 가까운 배당수익률이 예상된다. 또한 배당금을 이익 규모에 따라 조정한 이력이 있어 올해는 이보다 높은 수익률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한국가스공사는 이익 증가폭이 상당하고 배당도 많은 편이지만, 실적이 들쑥날쑥한 데다 최근 여당 인사가 사장으로 취임해 정부의 입김 아래 있다는 점이 불안 요인이다. 올해 실적만 본다면 최소한 작년 이상 배당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동아타이어는 규모는 작아도 배당에는 후한 종목으로 유명하다. 올해는 실적도 좋아 최소한 1000원 이상 배당이 예상된다. 현재가 대비 8%가 넘는 수익률이다.
이 종목의 경우 수급이 눈길을 끌고 있다. 평소 거래량이 많은 종목은 아니나 외국인이 순매수를 이어가는 가운데 기관이 매도로 일관하는 점이 특징적이다. 기관의 매도 주체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으로 추정된다. 5% 이상 지분을 보유하다가 매도로 전환해 11월말 기준 지분율을 3.98%로 줄인 사실을 공시했다.
영업이익이 증가한 고배당주 중에는 유독 금융주가 많은 편이다. 이익이 대폭 증가했음에도 경기침체가 올 경우 금융업계가 타격을 받을 것이란 불안감이 주가를 억누르는 모양새다. 주가가 하락하면서 예상 배당수익률은 상승했다.
업황에 따른 부침이 큰 증권주에 비해 대형 은행주와 보험주의 배당 안정성은 높은 편이다, 삼성화재의 경우 우선주를 매수한다면 작년과 동일한 배당금이란 가정 하에 배당수익률을 7.31%까지 높일 수 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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