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진 기자] 전국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부동산 호황기에 아파트값이 크게 올랐던 지역을 중심으로 하락 폭이 확대되는 가운데 집주인들이 내놨던 매물도 거둬가는 모양새다.
22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4일까지 전국 아파트값은 3.66% 하락했다. 세종시 아파트값은 2020년 41.98% 상승하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올해에는 10.79% 하락하며 전국에서 가장 하락률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 달서구와 경기 수원 영통구는 같은 기간 각각 10.64%, 10.10% 하락하며 10%대의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실제로 이들 지역에 자리한 아파트 단지에서 수억원 떨어진 하락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세종 새롬동에 자리한 '새뜸마을 10단지 더샵 힐스테이트' 전용면적 59㎡는 지난달 5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같은 평형대가 지난해 2월 8억900만원에 거래됐던 점을 고려하면 2억5000만원 이상 내린 가격이다.
또 세종 다정동에 자리한 '가온마을 1단지 힐스테이트 세종2차'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1월 8억8000만원에 최고가 거래됐지만, 올해 11월에는 3억원 이상 내린 5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대구 달서구 월성동에 있는 '월성푸르지오' 전용면적 84㎡는 지난 1월 5억3000만원에 실거래됐지만, 지난달에는 1억원 이상 내린 4억1000만원에 매매됐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대구와 세종 같은 경우 집값이 상승하는 시점에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던 지역 중 하나"라며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라는 말이 있듯이 저금리가 이어지던 시절 상당한 거품을 만들어 냈고 그런 거품이 지금 굉장히 빠른 속도로 빠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하락함에 따라 내놨던 매물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22일 기준 서울 매물은 5만4597건으로 전월(5만8742건) 대비 4000건 이상 줄었다.
세종 매물도 같은 기간 5195건에서 4873건으로 6.2% 감소했으며 경기와 대구 매물도 각각 6.1%, 5.3% 감소했다.
중개업계 관계자는 "지난 6월부터 나왔던 매물이 다시 들어가며 매물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부동산 규제가 조금씩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시장에 손해보면서까지 팔 필요는 없다라는 심리가 자리 잡으며 부동산을 급하게 처리해야 하는 분들이 아니라면 매물을 회수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송 대표는 "주택 정책의 기조가 조금씩 완화되는 분위기로 주택을 보유한 사람들의 심리에 변화가 생긴 것 같다"며 "가격이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는 상황에서는 매물이 축소되는 경향이 있는데 시장 환경이 계속 유지된다면 다시 매물이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김현진 기자 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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