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코인 위축세 속 고개드는 김치프리미엄…FTX발 혼란 심화
카바, 유의종목 지정에도 거래량 폭증에 가격 급등
해외 대비 업비트 가격 상승폭 커…김치프리미엄 우려
2022-11-21 15:44:43 2022-11-21 18:55:39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글로벌 거래소 FTX의 파산 사태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가상자산 가격이 해외 거래소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이른바 '김치프리미엄'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반적인 가상자산 시장의 투자 위축 속에서도 국내 거래소에서 일부 코인을 중심으로 '펌핑(가격이 이유없이 급등)'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단기적 가격 변동성 확대는 투자자들의 투기 심리를 자극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21일 오후 12시 20분 기준 카바 시세. (위부터 코인마켓캡, 업비트 화면 캡처)
 
가상자산 비교 사이트 김프가에 따르면 비슷한 21일 알트코인을 중심으로 해외 거래소 1위 바이낸스와 국내 거래소 1위 업비트를 기준으로 많게는 80% 이상 김치프리미엄이 나타나고 있다. 가장 변동성이 심하고 김치프리미엄이 뚜렷한 코인을 꼽자면 카바, 아이큐, 세럼 등이 있다. 이들의 움직임은 시총 1위 코인 비트코인과 비교해보면 특이성이 더 두드러진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사이트 크라이프라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30분 기준 업비트에서 거래된 비트코인 가격은 2245만원이다. 같은 시각 바이낸스의 비트코인 가격은 2163만원으로 김치프리미엄은 3.85% 수준에 그쳤다.
 
지난 20일과 이날 사이 가장 급격한 변동성을 보인 코인은 카바다. 업비트를 기준으로 카바는 지난 20일 가격이 2435원까지 상승했다. 전일대비 약 80%에 이르는 상승폭이다. 이날 오후 12시30분 기준으로는 1925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코인원에서는 이보다 낮은 1442원선에서 가격을 형성하고 있지만 모두 해외 거래소와 비교해서는 높은 편이다. 카바는 국내에서는 업비트와 코인원에, 해외에서는 바이낸스, 쿠코인, 게이트아이오, 후오비 글로벌 등에 상장돼있는데, 이날 오후 12시50분 기준 바이낸스에서는 1092원, 게이트아이오에서는 1088원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업비트와 코인원은 지난 3일 카바를 유의종목으로 지정, 다음달 15일까지 재심사를 진행한다.
 
가상자산 비교 사이트 김프가에 표시된 해외 바이낸스와 국내 업비트간 코인 시세 차이 표.
 
FTX의 창업자 샘 뱅크맨 프리드가 개발한 솔라나 기반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프로젝트 세럼도 주의가 요구되는 코인이다. 이날 바이낸스에서는 357원 수준인 세럼 코인은 빗썸 373원, 업비트 467원 등 국내 거래소에서 더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업비트에선 별도로 카바, 세럼 코인에 대해 글로벌 시세와 각각 70%, 25% 이상 가격 차이가 발생한다며 위험과 주의 표시를 하기도 했다. 업비트는 세럼에 대해 지난 14일에도 입금 서비스 중단을 알리고 투자 유의를 촉구한 바 있다. 해외 거래소에서의 출금 중단으로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서 극심한 김치 프리미엄이 발생했다는 이유에서다. 
 
통상적으로 신규 메인넷 출시·업데이트 발표가 있거나 파트너십 체결과 같은 호재 이슈가 생기면 코인 가격의 변동성이 커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최근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코인들 대다수는 별다른 이슈가 없는데도 가격 급등세를 보여 작전 세력에 의한 펌핑이 아니냐는 의심도 나오는 상황이다. 코인 투자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용자들은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는 이유를 묻는 게시글을 다수 게재하고 있다. 이 중 일부는 이들 코인에 대한 수익실현 거래 내역 인증샷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최근 벌어진 카바와 같은 김치 프리미엄 현상에 대해 거래소들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관망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거래소들은 급격한 가격 변동성을 보일 경우 유의종목 지정까지는 이행하고 있지만 유의종목 지정 이후에도 가격 변동성이 심하거나 김치 프리미엄 발생에 대해선 제재조치를 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내 원화거래소 한 관계자는 "급격한 변동성은 항상 있는 일로, 시세 급등의 정확한 원인을 알기 어렵다"면서 "타 거래소 대비 50% 이상 가격 차이가 심해지면 거래유의종목으로 지정하는 것까진 가능하지만 그렇다고 입출금을 막는다거나 추가 조치를 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FTX 이슈로 전반적으로 코인들이 50~60% 이상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는데 이미 하락추이가 선반영돼 일부 코인에서 일시적 급등 흐름을 보였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카바와 같이 전세계적으로 거래되는 코인이 비슷한 시세가 아닌 국내 거래소에서 유독 높은 가격대를 보이는 건 그만큼 국내 시장이 과열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김치프리미엄을 노린 차익 거래가 더욱 횡행할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투자에 주의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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