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원달러환율이 빠르게 하락하면서 외환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오를 당시의 상승폭과 속도도 상당했지만 최근에는 오를 때보다 더 빠른 속도로 더 크게 하락하는 중이다. 외환시장에서 보기 드문 현상이 지난 3개월에 걸쳐 펼쳐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12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주 원달러환율은 59.10원 하락한 1318.4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하루 등락률은 –4.29%를 기록, 환율 등락폭이라고는 믿기 힘든 수준의 변동성을 나타냈다.
이날 하루만 그런 것이 아니다. 원달러환율은 지난 4일 1419.20원으로 1400원대에 안착해 있었다. 하지만 지난주에 들어서면서 낙폭이 확대됐다. 7일엔 18원 하락한 1401.20원을 기록했으나 하루 뒤 8일에는 1384.90원으로 급락, 9월21일 이후 7주만에 1400원 아래로 내려왔다. 9일에는 낙폭이 더 커졌다. 10일엔 1377.50원으로 다시 반짝 반등하는 듯 보였으나 11일 하루새 60원 가까이 내려앉으며 순식간에 1300원 선에 바싹 다가섰다. 지난 일주일간 원달러환율은 7.10% 하락하며 상당한 변동성을 보여주었다.
원달러환율은 지난 5월말까지 1250원대 부근을 오가다 6월 초부터 상승을 시작해 1300원을 넘어섰다. 이후 한 달여간 주춤했으나 8월 중순부터 다시 상승세를 이어가 9월22일 마침내 1400원을 돌파했다.
금리 상승 기조가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환율이 돌아서자 외환시장과 금융시장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환율 하락이 경제 전반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환율 변동폭이 커지면서 이와 연계된 상장지수펀드(ETF) 등의 변동성이 커지는 것은 주의할 부분이다. 최근 거래량이 급증, 투기성 매매가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달러환율이 하락할 때 이익이 발생하는 달러선물 인버스 ETF 상품, 그중에서도 일일 등락률의 2배를 반영하는 레버리지 상품에 거래가 쏠리고 있다.
원달러환율과 방향은 같지만 등락률을 2배로 반영하는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 ETF의 경우 지난주 이틀 연속 1000만주 거래를 넘는 등 관심이 집중되고 있음을 증명했다. 이 종목의 평소 거래량은 수십만 주 단위였다.
이보다는 거래량이 적은 KOSEF 미국달러선물인버스2× ETF도 평소 거래량은 하루 5만주를 밑돌았지만 지난 9일엔 79만주가 거래됐다.
이들과는 달리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 ETF는 원달러환율이 1400원대로 올라서던 9월말 한때 급증했다가 최근에 다시 증가하고 있다는 차이점이 포착됐다. 이는 환율 급등기에 하락을 미리 준비한 투자자들은 일찌감치 9월 말부터 매수를 시작한 반면 인버스 투자자들은 단기간 차익을 노려 최근에 대거 레버리지 상품으로 유입됐다는 반증이다.
원달러환율은 단기간에 하락했지만 1300원 위의 환율은 여전히 높다는 인식이 강해 달러선물인버스 ETF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에 최근 거래가 집중되고 있는 만큼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는 데 주의할 필요가 있다. 외환 투자를 주력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면 일일 등락률을 그대로 추종하는 ETF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