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진 기자] 연말까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많은 분양 물량이 풀릴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수요세가 급격히 얼어붙은 상황으로 미분양 리스크도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연말까지 수도권 분양 예정 물량은 총 6만3873가구다. 이는 전년 동기(2만2838가구) 대비 두배가 넘는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경기도 분양 예정물량이 4만5018가구로 가장 많은 단지가 분양이 계획돼 있고 인천에서도 1만3504가구가 분양을 진행할 전망이다.
다만 서울에서 진행하는 분양 물량은 많지 않다. 이 기간 서울 분양 예정 물량은 5351가구로 전체 분양 물량의 8% 수준에 불과하다.
청약 시장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감소한 상황에서 많은 분양 물량이 예정돼 있어 미분양 리스크도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12월 1만7710가구에서 올해 8월 3만2722가구로 84.8% 증가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금리 인상이 지속되고 있고 투자 심리가 끊긴 상황에서 공급 물량이 늘어나더라도 주택 시장에 대한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며 "건설사 입장에서는 이미 시작한 분양 단지를 멈출 수 없어 미분양 우려가 있음에도 사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서울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최근 완화된 대출 규제도 수도권 분양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는 무주택자 및 1주택자에 한해 주택 가격과 상관없이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비율(LTV)를 50%로 일괄 완화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대출 규제 완화로 인해 일부 영향은 있겠지만, 수도권 분양가격 자체가 높은 상황에서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전국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평균 1458만원으로 지난해 연말 평균 분양가 1320만원 대비 10.4% 상승했다.
연말 분양 예정 물량이 실제 분양으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금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금리 문제, 대출 문제 등 분양 상태가 좋지 않다"며 "시행사 PF 사업에서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기존 연말에 예정됐던 분양 물량이 조금 더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 분양을 할 경우 사업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예정 물량을 전부 소화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실제로 연말에 예정됐던 프로젝트 하나는 내년으로 연기된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진 기자 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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