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시장이 온통 금리형 자산에 눈이 팔려 있지만 예금처럼 원금이 보장되면서 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기대할 수 있는 파생상품도 있다.
ELB(equity-linked bond, 주가연계 파생결합사채)는 원금이 보장되는 파생상품이다. ELS처럼 주가, 지수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일정 조건을 만족하면 약속한 수익률을 보장한다. ELS처럼 복잡하지도 않다. 기준선 아래로 추락하면 손실이 발생하는 녹인(Knock-in) 조항도 없다. 단순히 조기상환 평가일 또는 만기일에 최초 기준가보다 높고 낮음만 판단한다.
그러면서도 손실 발생 가능성이 있는 ELS와는 다르게 원금이 보장된다. 원금이 보장된다는 장점 때문에 ELS보다 기대수익률은 낮다.
하지만 증시가 침체되고 금리가 오르면서 ELB로도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현재 모집 중인 미래에셋증권(ELB)3062은 코스피200과 S&P5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으로 목표수익률이 연 7.00%다.
만기는 3년이지만 ELS처럼 6개월마다 기초자산 가격을 평가해 최초가격보다 높기만 하면 연 7.00% 수익을 지급하고 조기에 청산된다. 최초 기준가격 결정일은 10월27일이며 이후 자동조기상환 평가일은 매년 4월24일과 10월24일이다.
ELB는 원금이 보장되는데도 시장이 침체에 빠져 있다 보니 7%의 수익률로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3년 동안 지금보다 주가가 오르면 약속된 수익을 챙길 수 있고, 반대로 지금보다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원금은 지킬 수 있다.
나중에 주가가 급등한다면 연 7.00%의 수익만 챙기는 것이 아쉽겠지만 지금 기준으론 쏠쏠한 수익률이 확실하다. 시중은행은 물론 저축은행 정기예금 이율보다 높다. 7% 넘는 수익률이 기대되는 배당주는 많지만 주가 하락 위험이 상존해 선뜻 매수하기가 부담스럽다.
ELB는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이라서 일반 투자자도 따로 숙려기간을 두지 않는다. 청약기간 마지막 날까지 고민한 뒤 가입해도 괜찮다. 미래에셋증권(ELB)3062의 청약마감일은 26일이다.
조기상환 가능성을 감안해도 이 상품의 만기가 길다고 생각한다면 SK증권(ELB)2723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 하나만 기초자산으로 하면서 만기도 1년으로 짧은데 목표수익률은 7.01%로 더 높다. 구체적으론 만기 때 지수가 최초 기준지수의 250%, 즉 2.5배 이상이면 연 7.01%를 주고 250% 미만이면 7.00%를 준다. 2.5배 오르기는 어렵겠지만 그러지 못해도 7.00% 수익이므로 괜찮다.
눈높이를 더 높인 상품도 찾을 수 있다. 오는 27일에 청약을 마감하는 키움증권(ELB)383은 코스피200과 유로스톡스50을 기초자산으로 만든 3년만기 ELB 상품으로 목표수익률이 8.10%에 달한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의 ELB와 비교해 코스피200의 짝을 미국으로 하느냐 유럽으로 하느냐에 따라 1.09%포인트의 차이가 생기는 것이다.
1년 기다리는 것도 길다고 생각하면 만기를 6개월로 단축한 SK증권(ELB)2722도 있다. 연 6.01%로 짧다는 점 때문에 수익률은 앞선 상품들보다 조금 낮다. 유안타증권이 판매하는 유안타MY(ELB)224는 3개월 만기로 더 짧지만 목표수익률이 연 5.01%에 그친다.
개별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B도 있다. 지난주 청약을 마감한 KB증권(ELB)5663, 5664는 한국전력 주가를 기초자산으로 한 11개월 만기 상품이다. 다만 원금 손실 위험이 없다고 해도 개별종목에 기초한 상품의 최대수익률이 연 4.501%에 그치는 것은 아쉽다.
한편 비슷한 조건이라도 수익률 차이가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교보증권(ELB) 11129는 앞서 예로 든 SK증권(ELB) 2722와 기초자산, 만기 등 닮은 구석이 많지만 목표수익률은 연 4.701%로 SK증권의 6.01%보다 낮다. 둘의 차이는 교보증권 ELB의 만기가 하루(4월27일) 빠르다는 것이다. 반드시 가입 전에 비슷한 조건의 상품내용을 조목조목 비교할 필요가 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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