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진 기자] 전세시장에 매물이 쌓이고 가격 하락세가 가팔라지면서 서울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역전세난이 본격화되고 있다.
18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달 현재 서울과 수도권 전세 매물은 11만9089건이다. 한 달 전 10만481건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2만건가량 상승한 셈이다.
특히 경기도 전세 매물은 5만863건에서 6만842건으로 19.6% 늘었다. 서울도 3만7559건에서 4만4629건으로 증가하며 18.8%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으며 인천 전세매물도 1만2059건에서 1만3618건으로 12.9% 증가했다.
전세매물이 증가세를 보임에 따라 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전국 주택 전세가격은 0.50% 떨어지며 전월(-0.28%) 대비 하락폭이 확대됐다. 수도권(-0.39%→-0.68%), 서울(-0.16%→-0.45%), 지방(-0.17%→-0.33%) 등 일제히 하락폭이 커졌다.
서울 강북구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실제로 2년 전 전세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에 계약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자리한 '상계주공5단지' 전용면적 31㎡의 경우 지난 6월 종전 계약금과 같은 금액인 1억2000만원에 갱신 계약됐지만, 8월에는 2000만원 저렴한 1억원에 신규 계약됐다.
또 서울 송파구에 있는 '트리지움' 전용면적 59㎡는 지난 1일 7억8277만원에 전세 계약됐다. 같은 평형대 갱신 계약된 매물의 종전 계약금이 8억원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2년 전보다도 낮은 금액으로 계약한 것이다.
기준금리가 급격히 상승함에 따라 증가된 금융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수요자들이 전세 대신 월세로 몰리며 매물이 쌓이고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코로나로 인해 저금리 기조가 이어짐에 따라 전세가격이 굉장히 높아졌다"며 "소득 대비 전세금이 급격히 올라간 데 반해 최근 금리가 속도감 있게 올라가며 대출에 대한 부담이 커져 수요자들이 전세가 아닌 월세로 몰려 매물이 쌓이고 가격이 내려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새로운 세입자가 지금 전세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계약해야 기존에 있던 세입자에게 돈을 돌려줄 수 있는데 전세가격 시세가 떨어지게 되면 전세금 반환에 문제가 생긴다"며 "지난해 가격이 급격히 올랐던 노원구와 강북구 등과 같은 서울 외곽지역의 경우 매매가격 하락과 동반해 전세가격도 떨어져 (전세금을) 상환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김현진 기자 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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