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이준석 태풍에 힌남노까지…내우외환의 윤 대통령
여당 운명, 또 다시 법원 손에…조기 수습은 물 건너가, 윤 대통령도 '한숨만'
역대급 태풍 힌남노 북상에 초긴장…윤 대통령 "오늘은 비상대기"
2022-09-05 17:00:00 2022-09-06 13:52:55
윤석열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여당 내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역대급 태풍 힌남노 북상까지, 내우외환에 빠졌다.
 
여당 운명은 또 다시 법원의 손에 맡겨진다. 오는 14일 이준석 대표의 추가 가처분 신청과 주호영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이의신청 심문이 예정됐다. 이 대표는 당이 또 다시 비대위 출범을 강행하면 이에 따른 가처분 신청도 예고한 상황. 국민의힘은 이에 아랑곳없이 5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앞서 상임전국위를 통과한 당헌 96조 개정안을 최종 의결했다. 법원이 문제 삼은 '비상상황' 요건을 구체화해 비대위 출범의 법적 하자를 제거하겠다는 취지다. 또 같은 날 오후에서는 상임전국위를 소집해 개정된 당헌을 토대로 당이 '비상상황'이라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8일에는 다시 전국위를 열어 비대위원장을 임명한다는 계획이다. 비대위원장에는 앞서 이 대표 가처분이 인용되면서 직무가 정지된 주호영 의원이 유력하다. 
 
이 대표는 장외 여론전으로 맞서고 있다. 지난 4일 보수의 심장부인 대구 김광석 거리에 선 이 대표는 고인의 대표곡이었던 '이등병의 편지'가 금지곡이었던 사연을 언급하며 "저는 금지곡을 계속 부르겠다"고 선언했다. 이 대표는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전매특허인 '자유'라는 단어를 16차례나 언급하며 '표현의 자유'로 대응했다. 그는 "당대표가 내부총질 한다며 마음에 들지 않아하는 것도 자유요, 그를 내친 뒤에 뒷담화 하는 것도 자유"라며 윤 대통령의 "내부총질" 텔레그램 메시지와 자신을 '이XX 저XX'라고 칭했던 사례를 재언급한 뒤 "하지만 그 자유를 넘어서 당헌당규를 마음대로 개정하고 당무를 뒤흔들어 놓는 것은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월권"이라고 주장했다.
 
윤핵관을 향해서는 "각하가 방귀를 뀌는 때에 맞춰서 시원하시겠다고 심기 경호하는 사람들"이라고 비난한 뒤 "2022년 지금, 대구는 다시 한 번 죽비를 들어야 한다"고 심판론을 부추겼다. "오는 저는 대구의 정치문화를 비판하고 변화와 각성을 요구하고자 이 자리에 섰다"는 말에서는 지난해 전당대회 과정에서 대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의 정당성을 역설했던 젊은 정치인의 '소신'이 상기되기도 했다. 
 
이렇듯 집권여당이 지도부 공백 속에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며 사법부에 운명을 맡기는 것은 결국 윤 대통령의 부담이자 책임으로 귀결된다. 주춤했던 국정 지지율이 다시 하락 반전한 것 또한 이에 대한 대통령의 최종 책임을 물었다는 지적이 높다.(2일 발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51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 국정 지지도는 29.0%로 2주 만에 다시 20%대를 기록했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만약 법원이 다시 이 대표 손을 들어줄 경우 여당의 내홍은 장기화되며 국정운영의 장애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조속히 사태 수습을 바라는 마음이지만, 법조계는 추가 인용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통령실 인적개편 또한 '쇄신'의 이미지보다는 검찰 출신이 주도하는 윤핵관 라인 솎아내기, 나아가 윤핵관과의 결별로 비쳐지면서 윤 대통령의 부담을 더하고 있다.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향해 북상 중인 5일 오전 제주도 성산읍에서 한 시민이 우산을 쓰고 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대통령실 소속 윤핵관 라인을 정리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지만, 지지율은 다시 하락했다"며 "보수층과 대구·경북 등 핵심 지지층에서의 지지율 낙폭이 큰 것이 특징인데, 주호영 비대위원장을 향한 이준석 대표의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고, 당은 다시 비대위 출범 준비에 돌입하면서 불거지는 당 내홍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대표가 윤 대통령과 '윤핵관'을 동시에 겨냥하고 당이 이에 맞대응 하는 모양새가 반복되면서 대통령 지지율은 당분간 저점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국이 여전히 실태래를 풀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반도에는 역대 가장 강한 태풍인 '힌남노'가 북상하면서 전국이 비상 사태에 돌입했다. 우리나라에 기록적 피해를 입혔던 1959년 태풍 '사라'와 2003년 '매미'보다 강한 비바람이 예상되면서, 기상청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지난달 기록적인 폭우로 전국 곳곳이 수해의 상흔이 채 아물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시 들이닥치는 태풍이라 긴장감도 매우 높아졌다. 힌남노는 6일 오전 경남 통영 인근에 상륙해 부산을 거쳐 동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보됐다. 제주도와 남해안 일대는 물론 우리나라 전역권 태풍의 영향권 아래 들었다.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 청록색 민방위복 차림으로 출근한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 전역이 지금 역대급 태풍 힌남노의 영향권 안에 들어왔다"며 "정부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오늘 제가 비상대기를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재난 상황과 관련한 다른 질문 있냐"며 "오늘내일은 상황이 상황인 만큼 힌남노 관련 말씀(질문)만 받도록 하겠다"며 결연한 대응 의지를 보였다. 지난달 8일 수도권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음에도 자택으로 퇴근했다가 비난여론에 직면한 것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