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부동산 한파에 초고가 아파트도 안 산다
초고가 아파트 거래총액 5917억…전년대비 17.5% 하락
금리인상에 현금부자도 주머니 닫아…서초구, 가격 방어력 최고
2022-09-02 08:00:00 2022-09-02 08: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부동산 시장 한파에 50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의 거래량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고점 인식이 팽배해진 상황에서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으로 거래절벽이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대출 필요성이 없는 현금 부자들의 매수세도 주춤해진 모양새다.
 
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31일까지 서울 지역에서 거래된 50억원 이상 아파트는 총 90건(계약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119건)대비 24.4% 감소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초고가 아파트의 거래 총액은 7172억원에서 5917억원으로 17.5% 줄었다.
 
초고가 아파트는 지난해 한해동안 서울에서만 173건, 총 1조698억6910만원이 거래되며 2020년(56건·3245억9400만원)보다 3배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분위기가 달라진 모습이다. 경기침체 우려와 잇따른 금리인상에 주택거래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는 등 악재가 쌓인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서초구 아파트 모습.(사진=백아란기자)
실제 올해 8월까지 50억 미만 서울 전체 아파트 실거래건수는 9085건으로 작년 동기보다 74.5% 감소했으며 거래 총액은 75.2% 줄어든 8조7824억3291만원으로 조사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다섯째주(29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13% 하락하며 지난 2019년 1월28일(-0.14%) 조사 이후 3년7개월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다만 초고가 아파트의 경우 거래량은 줄어도 가격 방어력은 높다. 실제 국내 최고가 아파트인 강남구 ‘PH129(더펜트하우스 청담)’의 경우 올해 4월 145억원에 매매되며 작년(115억)보다 30억원 뛰었다. 용산구 ‘파르크한남’은 지난해 8월 100억에 매매된 가격이 올해는 135억원으로 올랐고, ‘한남더힐’은 작년보다 매매값이 37.5% 뛴 110억원에 체결되며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물론 지난해 11월 신고가(26억3500만원)를 기록했던 강남구 ‘은마아파트’의 경우 지난달 24억원에 매매되며 ‘강남 불패’도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여타 지역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하방경직성이 강한 것이다.
(표=뉴스토마토)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서초구가 래미안퍼스티지, 반포주공1단지 등을 중심으로 초고가 아파트 거래가 가장 두드러졌다. 올들어 서초구에서 매매값 50억원 이상으로 거래된 건수는 37건으로 작년(18건)보다 2배 뛰었다. 이는 강남구가 55건에서 34건으로 감소하고, 용산과 성동구 초고가 아파트 거래건수도 각각 32건, 14건에서 12건, 6건으로 줄어든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거래 총액 역시 2338억6000만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7.32% 증가하며 초고가 지역 중 유일하게 오름세를 보였다.
 
한편 시장에서는 초고가 아파트의 경우 대출 영향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점에서 통상적인 부동산 시장과 달리 봐야 한다면서도 비우호적인 주택 시장 상황으로 똘똘한 한 채 현상은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강남 등 초고가 지역의 집값은 다른 지역보다 덜 떨어지는 이른바 ‘덜패’가 나타나는 만큼, 장기적인 가격 방어력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초고가 아파트를 (기존 부동산 시장과 같은 맥락에 두고) 일반화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거래량 감소 배경에는 금리가 있을 수 있는데, 갈아타기가 쉽지 않다보니 똘똘한 한채 현상이 조금 약화됐다고 볼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금리나 거래절벽 등은) 강남 불패에 영향을 주는 부분이 있고 가격 방어력이 있긴 하지만 집값 추이 등을 보면서 매수세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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