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대통령·여사만 보인다…해명 급급한 참모진, 혼선만 야기
국정운영 지지도 40%마저 붕괴…"원인은 여러가지, 굳이 얘기 않겠다"
2022-07-08 16:53:28 2022-07-10 17:47:14
대통령실은 3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당시 김건희 여사와 숙소 인근을 산책하는 사진을 공개했다.(사진=대통령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오는 10일로 윤석열정부 출범 두 달을 앞둔 가운데 인사 실패와 비선 논란 등으로 국정운영 지지도에 적신호가 켜졌다. 잇단 국정 난맥의 중심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참모진의 해명이 혼선을 가중시켰다.
 
최근에도 이런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부인 신모씨가 민간인 신분으로 윤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동행한 것을 놓고 비선 논란이 일자,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부부와 오랜 인연"이라고 해명해 사적 인연을 부추긴 셈이 돼 버렸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외가 6촌 동생 최모씨가 선임행정관으로 대통령실에 근무 중인 게 밝혀지자 "국민정서에 반한다면 법을 개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해 또 다른 논란을 야기했다. 그러면서 "인척이라 배제하는 것도 차별"이라고 강변했다. 그러자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선거는 패밀리 비즈니스'라고 부르짖더니 이제는 국정까지 패밀리 비즈니스처럼 운영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박홍근 원내대표는 "대통령으로서 심각한 인식 결함"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의 경우 존재감이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여권 한 관계자는 "순방에 동행하는 사람들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비서실장인데 그걸 여과하는 시스템이 무너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정무적인 판단을 누군가 해줘야 되는데, 비서실장이나 참모들이 이런 걸 걸러내지 못한 게 더 큰 문제다. 앞으로도 이런 사고가 계속 터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런 비서실장은 역대 처음"이라고 혀를 찼다. 
 
윤석열 대통령이 스페인 숙소 인근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모습(사진=대통령실 제공)
 
언론에 뒤늦게 공개된 나토 정상회의 B컷 사진들도 참모진이 막지 못했다. 배경에는 김 여사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 내외가 길거리 산책을 하거나 윤 대통령이 아이스크림을 먹는 모습, 김 여사가 드레스를 차려입은 사진 등이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지난 7일 한 라디오에서 "거기까지 가서 대통령 내외가 즐거운 시간, 휴식 시간을 갖는다는 것을 굳이 국민들한테 알리거나 보여줄 의도가 뭔지 저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또 "사진을 방출한다는 건 구구절절 설명하고 싶지 않아서다. 이미지가 갖고 있는 힘이라는 게 그런 것"이라며 "그런데 사진을 내보내고 논란을 만들고 그걸 다시 설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여사의 경우 대선캠프에 이어 대통령실에서도 금기어로 통한다. 조언은커녕 제어하지 못하는 통제불능의 상황이라는 게 내부 기류다. 여권 관계자는 "김 여사가 본인의 사적인 전문성을 공적인 영역에서 발휘하려고 하는 게 문제"라며 "윤 대통령마저 방치하면서 '이건 안 된다'고 김 여사의 결정을 저지할 장치가 무너졌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스페인 거리를 걷는 뒷모습(사진=대통령실 제공)
 
당과의 채널도 사실상 닫혔다. 지난 4일 윤 대통령이 제자 성희롱 논란의 전력을 가진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을 후보로 지명하자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 맏형 격인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송 후보자가 남자인가? 저는 여성분으로 착각했다"며 "그분 자체가 누군지를 제가 전혀 모르는 상태"라고 언급할 정도였다. 이후 권 원내대표는 당정협의에서 "장관 인사 정도는 언론에 발표하기 전에 미리 말해달라"는 입장을 대통령실에 전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당내에서는 윤핵관 중의 윤핵관으로 인수위에서 당선인 비서실장을 지낸 장제원 의원만 인사 관련 내용을 공유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권한은 빠르게 검찰 내 윤석열사단에게 집중됐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중심으로 이복현 금감원장,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 등이 강력한 연대를 구축했다. 친정인 검찰 인맥이 모든 정보와 권한을 틀어쥐는 '검찰 정치'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는 40% 선마저 붕괴됐다. 8일 공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정기 여론조사 결과(지난 5~6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56명을 대상으로 실시)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59.6%가 부정평가('잘못하고 있다' 49.2%, '다소 잘못하고 있다' 10.3%)를, 37.6%는 긍정평가('잘하고 있다' 26.7%, '다소 잘하고 있다' 10.9%)를 내렸다. 같은 날 발표된 한국갤럽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잘하고 있다'는 긍정평가는 지난주보다 6%포인트 하락한 37%에 그쳤다.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49%로, 전주에 비해 7%포인트 올랐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와 관련해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한 라디오에서 "아이고야"라는 탄식을 내뱉으며 "제일 큰 것은 인사실패, 두 번째는 경제 민생을 적극적으로 돌보는 모습을 보이지 못한 것"이라고 원인을 분석했다. 이어 "최근 들어서는 아무래도 김건희 여사의 파동이 제일 컸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국정 수행 지지도 하락의 원인이 뭐라고 보는가'라는 물음에 "원인은 여러가지로 분석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굳이 여기서 얘기하진 않겠다"고 했다.
 
김건희 여사가 드레스를 입은 모습(사진=대통령실 제공)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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