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한국수출입은행이 글로벌 정책금융 거점을 늘리며 해외 영업 반경을 넓히고 있다. 코로나19 국면이 완화되면서 본격적으로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현지 주요 발주처 및 국제금융기구 등 해외 네트워크 강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은은 하반기 다섯번째 해외법인인 싱가포르 법인의 문을 열고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수은은 지난 1월 싱가포르의 예비인가를 취득하고 본격적인 영업이 가능하도록 준비 작업에 박차를 가해왔다. 당초 지난 5월 본인가를 받아 영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지 금융당국의 인가 절차가 늦어지면서 하반기 7~8월경 출범할 예정이다.
싱가포르 법인의 경우 방문규 행장이 설립 추진 단계부터 세심하게 신경을 쓰며 준비해 온 법인이다. 싱가포르는 뉴욕, 런던, 홍콩과 함께 세계 4대 금융허브로 꼽힌다. 체계적인 인프라는 물론 낮은 세율과 대규모 외환시장을 갖추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높은 곳으로 평가된다. 수은은 싱가포르 법인을 신남방 정책금융 거점으로 삼아 신남방 시장 공략에 나서는 우리 기업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수은은 현재 영국 런던, 베트남 호치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홍콩에 각각 법인을 두고 있다. 이번 싱가포르 법인까지 출범하게 되면 다섯번째 해외법인 구축으로 해외 영업 반경이 더 넓어졌다. 이 외에도 수은은 현지 사무소 24곳을 해외 네트워크로 보유 중이다.
수은이 해외 정책금융 거점을 늘리는 것은 해외 각지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위해서는 해외 거점 확보가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또 해외 영업망을 통해 현지 주요 발주처, 국제금융기구, 원조기관 등 네트워크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방 행장 역시 해외 네트워크 구축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하며 해외 거점 마련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2019년 취임 시에도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우리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 초 신년사에서는 "신설되는 싱가포르 법인 등 현지 법인망, 국제금융기관과 협력해 글로벌 사업 딜소싱 역량을 키워 수은을 글로벌 금융리더로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수은의 해외 영토 확장은 향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은 관계자는 "해외 거점을 통해 현지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에 대한 여신 지원 등 정책금융 역할을 한층 강화하고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우리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지출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문규 한국수출입은행장이 지난 2019년 11월 서울 여의도 한국수출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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