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북미와 유럽에서 부는 ‘비건(Vegan) 열풍’이 국내 시장에서도 퍼져간다. 식품뿐만 아니라 뷰티 시장, 호텔 및 외식업계에서도 비건 상품을 출시하는 등 건강하고 착한 상품에 대한 소비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비건 뷰티 브랜드 '아워글래스'에서 판매하는 제품 이미지.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24일 업계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건강한 제품을 소비하는 경향이 확대되면서 비건 시장이 유통 시장의 한 트렌드로 부상하는 추세다.
뷰티 시장에선 '비건 뷰티'의 성장세에 주목한다. 비건 뷰티는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화장품 제조 과정에서의 동물 실험도 원천 배제하는 제품을 말한다. 유로모니터는 이 같은 비건 뷰티가 프리미엄 뷰티 시장의 성장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로모니터 관계자는 "비건 제품과 같은 부가 가치들이 프리미엄 뷰티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에 영향을 끼쳤다"라며 "프리미엄 제품과 매스 제품 판매량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는 세계 비건 화장품 시장이 연평균 6.3%씩 성장해 2025년에는 약 208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비건 뷰티 브랜드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 판매하는 비건 색조 화장 브랜드 '아워글래스'는 올 초 1분기(1~3월) 면세점에서 매출 60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 한해 매출인 50억원을 뛰어넘은 수치로, 국내 고객을 비롯해 중국 관광객들로부터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오는 10월 국내 매장을 여는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H&B스토어 '세포라'에서도 아워글래스는 대표 브랜드로 꼽히는 만큼, 향후 접근성이 높아지면 소비자 관심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국내 비건 뷰티 브랜드 '디어달리아'는 신세계 최근 롯데면세점, 신세계면세점 입점한 데에 이어 유럽, 미국, 일본, 등 해외 력셔리 백화점에 매장을 운영 중이다. 국내 브랜드 '아로마티카' 역시 싱가포르 '왓슨스', 홍콩 'SASA' 등 H&B스토어와 미국, 스웨덴, 스위스 등의 백화점에서 제품력을 인정받아 입점하고 있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유화제 등의 합성 성분을 대체하는 천연 성분이 개발되면서 사용감이 개선돼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판매하는 비건버거 이미지. 사진/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 및 외식 업체도 잇따라 비건 제품을 도입하고 있다. '그랜드하얏트 서울 호텔'은 국내 호텔 최초로 비건 버거를 선보였다. 미국의 비건 푸드 대표 브랜드 '비욘드 미트'의 식물성 단백질로 만든 비건 패티와 비건 체다 치즈 등을 사용해 호텔의 풀사이드 바비큐 스테이션 메뉴로 제공했다.
롯데GRS의 패스트푸드업체 '롯데리아'는 이달 11일부터 고기가 없는 0% 미트 제품인 '리아 미라클 버거'를 일부 매장에서 테스트 판매 중이다. 2017년 롯데중앙연구소에서 자체 개발한 식물성 패티 햄버거로, 이달 24일까지 테스트 판매하며 향후 정식 판매를 결정할 검토할 방침이다.
한편 국제채식인연맹에 따르면 지난해 채식 인구는 1억8000명으로 추산되며, 비건 소사이어티에선 2040년까지 전 세계 인구의 25%가 식물성 고기를 소비할 것으로 관측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비건 시장 확대에 따른 메뉴가 다양해지는 것을 물론, 가치 소비를 실현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늘어나면서 시장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대 여성들이 비건 관련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비건 시장 수요가 당분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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