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미·중 무역분쟁, 수출과 내수 부진 등 대내외 악재가 겹겹이 몰아치는 위기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대안으로 '혁신과 초격차'가 제시됐다. 혁신에서 밀린 기업들은 패자로 전락할 것이며, 대규모 투자를 통한 초격차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는 의견에 다수의 경제인들이 동의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2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42회 전국 최고경영자 연찬회' 개회사에서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 속에서 기업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 기업인들의 자신감, 그리고 혁신"이라고 말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이 2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42회 전국 최고경영자 연찬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그는 "실리콘밸리 혁신문화 속에서 수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세계적 기업으로 발전하고 있는 반면 혁신에서 밀린 기업들은 패자로 전락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도 경각심을 갖고 자세를 설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손 회장은 한국의 4차 산업혁명 대응 역량이 주요 선진국보다 크게 떨어지고 있음을 지적하며 "기업들의 혁신성장을 위한 분발이 어느때보다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이 급변하는 경영환경을 미리 대비하고 기업가정신, 도전정신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경총도 지원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아울러 정부에도 "기업들에게 계속 힘을 실어달라"고 요청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비슷한 시각을 나타냈다. 이날 '제조업 활력회복 및 혁신전략'이란 주제로 특별강연에 나선 성 장관은 "현재의 여건과 우리가 가진 강점을 활용해 초격차, 재도약, 자립화, 글로벌화 등을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 장관은 지난 2년간 유례 없는 호황을 누린 반도체 산업을 예로 들며 "과거 반도체 시장이 불황을 겪었을 때 대규모 투자를 통해 후발국과의 격차를 벌렸다"며 "성장이 어려울 때 우리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반도체 산업이 다시 한번 국가적으로 기회를 맞아 더 많은 투자와 함께 할 수 있을 일을 준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정부의 역할도 강조했다. 선제적인 민간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용지, 전력, 용수 등 어려움을 해결하겠다는 뜻이다. 최근 이슈로 부상한 상생 클러스터 조성 사업도 이에 해당한다. 성 장관은 "생태계를 굳건히하고 경쟁력을 키우는 정책을 만들겠다"며 "기술 유출 방지, 초격차 전략 유지 등을 위해서도 함께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강연 중에는 정부의 역할을 기대하기보다는 기업 자체의 역량을 발판으로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는 다소 거친 주장도 나왔다.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패러다임의 전환과 한국경제의 미래'의 주제 강연에서 "솔직히 말해 한국경제의 활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기업들이 각자도생해 뛰어야 한다"고 일침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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