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서 원격트랙터·VR게임 체험한 세 장관 "5G, 우리가 퍼스트 무버"
유영민·성윤모·홍종학, LG 사이언스파크 찾아…대·중기 협력 강조
2019-01-22 16:44:32 2019-01-22 16:44:32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경제 관련 핵심 분야를 맡고 있는 세 부처의 장관들이 한국이 세계 5세대(5G) 통신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개척자)로 나아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22일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LG 마곡 사이언스파크를 방문했다. 
 
유 장관은 이날 LG유플러스·LG전자와 중소기업들까지 참여한 간담회에서 "한국이 서둘러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하려고 하는 것은 퍼스트무버가 이 시장을 만들어가기 때문"이라며 "5G로 인해 기기와 제조 산업이 새롭게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유 장관은 5G로 인해 헬스케어·안전·환경·콘텐츠·소프트웨어 등의 분야에서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과기정통부와 이동통신 3사는 오는 3월에 스마트폰을 활용한 5G 서비스를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통사들은 지난해 12월1일 수도권과 일부 광역시를 대상으로 5G 전파를 송출했다. 하지만 아직 5G 스마트폰 단말기가 출시되지 않아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일부 모바일 라우터, 로봇 서비스만 선보이고 있다. 유 장관은 5G로 제조 산업이 성장할 것으로 보면서도 특정 기업들에 종속될 것을 우려했다. 그는 "제조와 서비스 산업이 5G로 진화하면  자칫 통신 장비 중심으로 국내 산업이 종속될 가능성도 있다"며 "한국이 새로운 산업을 만드는데 국가적으로 함께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보안 장비에 대한 우려를 알고 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5G 주 장비업체로 삼성전자·노키아·에릭슨·화웨이를 선정한 바 있다. 
 
성 장관은 "한국이 예전에는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로 갈 수 있는 전략을 택하는 데 주력했다면 이젠 퍼스트무버로 가야 할 길을 마련해야 한다"며 "5G를 통해 대·중소기업의 생태계를 이루고 각 산업간 융합을 이루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장관은 5G 시대에 대·중소기업의 협업이 좀더 강화되길 기대했다. 그는 "5G는 데이터경제와 인공지능, 자율주행을 선도하는 기반 산업"이라며 "5G 산업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학계가 함께 힘을 모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 부회장은 5G 산업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B2C(기업·소비자간 거래)에서는 실시간 동영상과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을 통해 중소기업의 게임·콘텐츠 산업 육성하는 데 열중할 것"이라며 "B2B(기업간거래)에서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성화해 자율주행·로봇·스마트팩토리에서 한국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모든 자원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성윤모 산업부 장관,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 홍종학 중기벤처부 장관이 22일 서울 강서구 LG 마곡 사이언스파크에서 LG유플러스의 스마트드론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이날 세 장관은 간담회에 앞서 LG유플러스 마곡 사옥 1층에 마련된 전시장에서 LG유플러스와 LG전자가 준비 중인 각종 5G 관련 서비스를 체험했다. 유 장관은 LG유플러스가 LS엠트론과 함께 선보인 원격제어 트랙터를 직접 타보며 "실시간 원격제어를 위해 초저지연 특성을 갖춘 5G망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LS엠트론의 5G 원격제어 트랙터는 LG유플러스의 5G 1호 고객이다. 관제 시스템 지도에 이동경로를 설정하면 수십 킬로미터(km) 떨어진 곳의 트랙터는 설정된 경로로 이동하면서 스스로 경작을 한다. 관리자는 모니터에서 작업 현황 영상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마치 실제 트랙터 조종석에서 운전하는 것처럼 트랙터를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다. 유 장관은 LG유플러스의 5G 중계기를 보며 "NSA(4G·5G 혼용) 표준인가"라고 질문했고, LG유플러스 담당자는 "5G 전용 중계기"라고 답했다. 성 장관과 홍 장관은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를 직접 착용하고 가상현실(VR) 게임을 체험했다. 또 세 장관들은 LG유플러스의 사내벤처와 오픈랩, 다이나믹 정밀지도를 비롯해 LG전자가 지난 소비자가전전시회(CES)2019에서 선보인 롤러블TV·캡슐 맥주 제조기 홈브루 등을 체험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중소기업 대표들은 연구개발 인력 범위를 생산·양산 분야까지 확대해 혜택을 늘려줄 것, 중계기 등 5G 관련 하드웨어 장비에도 관심을 가져줄 것, 5G 관련 중소기업 특화 지원을 해줄 것 등을 요청했다. 간담회는 예정된 시간보다 30분 더 이어져 오후 4시에 마무리됐다. 
 
유 장관을 비롯한 각 부처 장관들은 LG유플러스에 이어 KT도 방문할 예정이다. 유 장관은 "다음은 KT를 방문할 것"이라며 "KT에서는 서비스·헬스케어·안전 환경 등에 대한 서비스 모델, 콘텐츠, 소프트웨어 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산업 현장을 연이어 방문하고 있다. 유 장관은 지난해 12월1일 5G 전파를 송출한 SK텔레콤의 성남시 분당 네트워크 센터를 찾았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유 장관은 이달 10일에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을 방문해 5G 통신장비 생산라인을 견학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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