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삼수생 케이뱅크, 금융주 상승 덕 본다
2025-07-24 14:45:58 2025-07-24 17:44:30
 
[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케이뱅크의 세 번째 기업공개(IPO) 도전이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케이뱅크는 과거 증시 상황이 좋지 않다며 여러 차례 IPO를 미뤄왔는데요. 만년 저평가를 받던 금융주가 벨류업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만큼 상장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하반기 상장심사 청구서 제출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올 하반기 중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할 예정입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내년 7월까지 조속하게 추진할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케이뱅크는 3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IPO 재도전을 공식화했으며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절차에 돌입했습니다. 지난 5월에는 국내 주요 증권사에 입찰제안서(RFP)를 발송했으며 심사를 거쳐 지난달에는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습니다. 
 
업계에서는 3년 만에 코스피 지수가 3000선을 돌파하는 등 투자심리가 살아난 영향에 따라 케이뱅크가 IPO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두 차례 실패에서 고평가 논란에 직면했던 만큼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도 관심입니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이전에 케이뱅크가 상장 철회를 결정했을 때보다 시장 상황이 많이 좋아졌고 금융주도 연일 신고가를 갱신하고 있다"며 "이전보다 높은 공모가를 기대해봐도 되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실상 마지막 도전인 케이뱅크의 IPO가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케이뱅크는 올 하반기 중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KRX한국거래소 전광판에는 카카오뱅크 상장 관련 문구가 나타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금융주 상승세 뚜렷 
 
금융주 주가는 지난해 말부터 지난 3월까지 약세였지만,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점차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이후 이재명정부가 '코스피 5000시대'를 내세우며 주주 친화적인 정책을 펴고, 금융기업들이 이에 앞장서면서 다시 불이 붙었습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융지주사로 구성된 'KRX 은행' 지수는 올 초(1월2일) 대비 49%(833.88→1242.55) 상승했습니다. 
 
만년 저평가 받던 금융주는 현재 시장에서 재평가되고 있습니다. 우선 시장의 우려가 큰 미국 정부의 관세 영향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 은행이 국내 가계와 기업에 대출을 내주는 등 내수 의존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새 정부의 정책 여파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입니다. 이재명정부는 상법 개정과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다양한 증시 부양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책이 실현되는 과정에서 대표적인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로 꼽히는 금융주가 재평가받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실적과 자사주 의무 소각,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정책들을 고려했을 때 금융지주 주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현재 4대 금융지주의 PBR 약 0.4~0.6배 수준으로 자산 가치 대비 여전히 저평가된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상승 여력이 있어 보입니다. 
 
KB금융(105560)지주는 작년 연초 대비 주가가 115%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지주(086790)는 112% 상승했고 우리금융지주(316140)도 95%로 뒤를 이었습니다. 신한금융지주(055550)도 73%의 높은 오름세를 기록했습니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323410) 주가도 올랐습니다. 유일한 비교군인 만큼 케이뱅크 기업가치가 높아질 가능성이 더 커졌습니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올해 초만 하더라도 2만950원이었으나 지난달 24일엔 3만7000원으로 무려 76% 올랐습니다. 
 
케이뱅크는 금융주 순풍에 힘입어 IPO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두 번의 IPO 실패 당시 주요 원인으로 꼽혔던 높은 공모액을 하향 조정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앞서 IPO 준비 단계에서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와 함께 해외 은행들을 비교 그룹으로 삼고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 2.56배를 적용해 최대 5조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제시했습니다. 공모 희망가는 9500~1만2000원이었습니다. 당시 주관사(NH투자증권·KB증권·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이를 8500원으로 조정하려 했으나 FI가 9500원 이상을 고수하면서 결국 상장을 철회했습니다. 
 
당시 케이뱅크가 자체적으로 생각하는 기업가치가 시장의 평가를 크게 벗어난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여기에 공모 물량의 절반이 재무적 투자자(FI)의 투자금 회수를 위한 구주 매출로 채워진 점도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내년 7월까지 상장 못 하면 '큰일 나' 
 
케이뱅크는 오는 2026년 7월 전까지 상장을 반드시 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앞서 케이뱅크 최대주주인 BC카드는 2021년 7월 유상증자를 추진하면서 베인캐피탈, MBK파트너스, MG새마을금고 등 FI들에게 동반매각청구권을 부여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는 케이뱅크가 2026년 7월까지 상장을 하지 못할 경우 동반매각청구권 또는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동반매각청구권은 FI 보유 지분과 최대주주 지분까지 함께 매각할 수 있는 권한입니다. 즉 케이뱅크가 제3자에게 넘어갈 수 있다는 의미로 이번 IPO마저 실패한다면 케이뱅크로서는 리스크가 큰 상황입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이전에 상장 철회를 밝히면서 준비 과정에서 나왔던 다양한 피드백을 반영해 공모구조를 개편해서 다시 한 번 도전하겠다 한 바 있고, 내년 7월 전에는 상장을 하겠다고 목표로 한 만큼 조속히 추진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며 "현재 개인사업자 대출 등을 확대하고 있으며 실적 개선에 적극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케이뱅크가 세 번째 IPO 도전에 나서는 가운데 최근 코스피 지수가 3000을 돌파하고 금융주들의 가파른 상승세도 이어져 이전보타 기업가치를 높게 인정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이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케이뱅크 IPO 기자간담회에서 상장 이후 케이뱅크의 성장 전략 및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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