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이재명정부 집권 초반 인사를 둘러싼 잡음이 연이어 불거지고 있습니다. 당 안팎에선 인사 추천·검증 체계가 불명확하고 성남 라인이 인사를 주도하면서 '밀실인사'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현재 대통령실의 인사검증 라인의 핵심에 이재명 대통령의 성남 핵심 라인 3인방이 차지하고 있는데요. 이 대통령의 지나친 측근 의존의 '폐해'라는 비판까지 제기됩니다. 인사 시스템의 점검과 체제 등 변화의 필요성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측근에 의존…지나친 '폐쇄성' 문제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실의 핵심 요직에는 이 대통령의 성남과 경기 라인이 포진돼 있습니다. 중심에는 성남 '핵심' 3인방으로 분류되는 김현지 총무비서관, 김남준 제1부속실장, 김용채 인사비서관이 있습니다. 이들은 이 대통령의 성남시장 재직시절부터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최측근 인사로 분류됩니다. 여권 내에선 실세란 평가가 내려집니다. 대통령실 내각 등 조직의 핵심 권한인 재무·인사 등을 이 대통령의 '핵심 라인'인 성남 3인방이 맡은 겁니다.
특히 대통령실 인사위원회 인사검증은 김현지 비서관을 주축으로 이들 3인방이 주도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인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인사 검증에 참여하고 있지만, 강 비서실장을 제외한 다른 참모들은 인사검증 과정에 참여하지 않아 사실상 인사위원회가 '무명'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최종 인사권은 이 대통령에게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명 철회' 여론에도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전 후보자 임명강행 기조를 고수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지난 22일 임명 결단을 내리며 강 전 후보자 청문보고서를 24일까지 보내달라며 이틀의 마감 시한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악화한 여론으로 사퇴 압박이 거셌고, 결국 강 후보자의 자진 사퇴 형식으로 장관직에서 낙마했습니다.
현재 이재명정부에는 인사를 담당하는 수석급 직책이 존재하지 않는데요. 과거 문재인정부는 인사만 담당하는 인사수석을, 윤석열정부는 인사기획관을 뒀습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윤석열정부의 인사정보관리단을 폐지한 뒤 '국민추천제' 형식의 절차를 운영하겠다고 했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결국 문제는 '성남 라인의 폐쇄성'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대통령실 내 성남 라인 등 소수 인사에게 권한이 집중됐다는 건데요. 대통령실 내에선 이들 실세 그룹과 실무 그룹 사이 갈등도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최근 대통령실 인사 검증 시스템 문제가 제기된 이유도 핵심 3인방 등 주요 인사가 이 대통령과 가까운 특정 인물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말도 나옵니다. 이번에 새로 제2부속실으로 내정된 윤기천 전 분당구청장도 이 대통령의 성남라인으로 분류됩니다.
봉욱 민정수석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 회의 관련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성남 라인 일부는 여전히 '베일'
성남 라인은 이 대통령의 정치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입니다. 3인방 중 김현지 비서관은 이 대통령과 2000년대 초반부터 인연을 이어왔습니다. 이 대통령의 성남시장 당선 이후 김현지 비서관은 인수위원회 간사로 활동하며 이후 2011년부터 7년간 성남시 지원을 받는 '성남의제21실천협의회' 사무국장으로 일했습니다.
김현지 비서관의 존재감이 커지기 시작한 때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이후입니다. 그는 경기도청 비서실 비서관으로 발탁됐고, 또 다른 최측근 중 한 명인 정진상 민주당 전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과 이 대통령의 정무업무를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이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에는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이 전 대표와 주고받은 문자를 통해 이목을 끌었습니다. 21대 대선에선 막후에서 실세 역할을 했는데요. 이 당시에도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인사' 실무를 전담했습니다.
이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역할을 맡은 김남준 실장도 핵심 인물로 꼽힙니다. 김남준 실장은 성남시민모임부터 연이 시작됐고, 성남시장실 대변인으로 활동했습니다. 이후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뒤부터 언론비서관으로 활약했습니다. 당대표 시절에는 정무부실장으로 일했고, 이번 대선 과정에선 후보 일정팀 선임 팀장을 맡았습니다.
김용채 인사비서관의 존재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있습니다. 이 대통령과 인연은 경기지사 선거 캠프로 파견을 간 뒤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대통령이 경기지사에 당선된 뒤 김용채 비서관도 경기도청 비서실로 자리를 옮겨 호흡을 맞췄습니다. 이 대통령이 20대 대선에 패배한 뒤 국회의원 선거에 당선되자 의원실에 선임비서관으로 합류했습니다. 이후 막후에서 이 대통령을 지원했고, 이번 대선 기간에는 김현지 비서관과 함께 인사 업무를 함께했습니다.
정치 전면에 나서지 않지만 정 전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도 여전히 이 대통령 인맥의 핵심 인물들로 꼽힙니다. 이 대통령은 과거 "정진상과 김용 정도는 돼야 측근"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들 역시 이 대통령을 막후에서 지원해왔습니다.
봉욱 민정수석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인사 검증 문제에 관해 언급했습니다. 그는 "(인사검증에) 최선을 다하고 있고 앞으로 더 세밀하게 살펴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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