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차기 당권 도전을 저울질하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끝내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이로써 국민의힘 전당대회 대진표의 윤곽이 뚜렷해졌습니다. 당권 주자들 간 윤석열씨의 탄핵에 대한 입장을 기준으로 나뉘는 구도가 '찬탄(탄핵 찬성)'과 '반탄(탄핵 반대)'으로 뚜렷해지는 모습입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했다. (사진=뉴시스)
한 전 대표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그는 "8월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면서 "대신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는 많은 동료 시민들, 당원들과 함께 정치를 쇄신하고 우리 당을 재건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지난 한 달여 동안 많은 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하나같이 현재 국민께 보여지는 당과 보수 정치의 모습을 우려하고 있었다"며 "최근에는 혁신을 거부하는 것을 넘어 이참에 아예 우리 당을 극우화시키려는 퇴행의 움직임도 커졌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전 대표는 '윤 어게인'을 외치는 이들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냈습니다. 그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좋은 정치는 '윤 어게인'이 아니라, 보수가 다시 당당하고 자랑스러워지도록 바로 세우는 '보수 어게인'"이라며 "기득권 다툼 대신, 현장에서 국민과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치를 하려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 전 대표를 중심으로 조경태·안철수 의원, 양향자 전 의원 등은 윤석열씨의 탄핵을 반대하는 이들을 '극우'로 규정하며 결별해야 한다고 피력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 6월에 입당한 전한길씨가 탄핵 국면에서 '반탄'을 상징하는 인물로 부상해 전씨에 대한 당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조경태 의원은 당대표가 된다면 인적쇄신위원회를 구성해 윤씨의 체포를 저지하기 위해 한남동 관저에 모였던 40여명을 징계하겠다고 했습니다. 또 안철수 의원도 "당 대표가 된다면 더 넓은 인적 청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문수 전 장관과 장동혁 의원이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사진=뉴시스)
반면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을 중심으로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장동혁 의원은 대표적인 '반탄'파로 분류되는데요. 이들은 출마 선언에서 이전과 입장이 변함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습니다. 김 전 장관은 지난 20일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한 뒤 "전씨의 입장 절차에 하자는 없다"며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받아들여야 한다. 문호를 개방하자는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23일에 출마 선언을 한 장동혁 의원도 "('무엇을 할 것인가?, 자유공화 리셋코리아를 위하여') 토론회에 온 모든 분은 그동안 국민의힘을 지지했고, 탄핵 국면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싸워왔던 분"이라며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국민의힘에 왔다고 상황이 달라졌다고 해서 그때 감사함을 전했던 분들을 향해 '대선 패배했으니 오지 말라'는 건 보수 정당이 보여줘야 할 모습이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국민의힘은 전당대회까지 한 달 남은 시점에서 여전히 탄핵에 대한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데요. 여기에 전한길씨 입당까지 논란이 되면서 당 재건과 혁신 방안이 아닌 퇴행적 계파 싸움 구도가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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