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메지온, FDA 승인에 '올인'…실패 시 대규모 손상 리스크
연구개발비용 무형자산화 비율 90%대 유지
FDA 허가 실패 시 대규모 손상차손 불가피
2025-08-07 06:00:00 2025-08-07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8월 5일 17:2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메지온(140410)이 유데나필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에 배수진을 쳤다. 현재 유일한 매출원인 사료사업부문의 매출액은 쪼그라들고 있고, 외부 자금 조달에 기대어 임상연구를 지속하는 가운데 개발비 대부분을 무형자산으로 처리하고 있다. 이는 임상 연구가 최종 승인될 것으로 확신하는 회사 측의 자신감일 수도 있지만 바람과 달리 실패로 끝날 경우 막대한 비용을 일시에 손상차손으로 처리해야 하는 만큼 리스크가 크다. 
 

(사진=메지온)
 
유데나필 2차 3상임상으로 R&D 비용 증가세…90% 이상 '무형자산'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지온이 올 들어 3개월 동안 연구개발에 투입한 비용은 43억원이다. 전년 동기 32억원 대비 34.38% 커졌다. 같은 기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147.1%에서 219.3%로 늘었다.
 
현재 메지온은 주력 파이프라인인 유데나필을 단심실증환자, 일명 폰탄수술환자 치료제로써 미국 FDA의 승인을 획득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폰탄수술은 심장구조상 정상적으로 2개가 있어야 하는 심실을 선천성 심장기형으로 인해 1개만 가지고 태어난 아이들에게 최대한 정상적인 심장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3단계 심장수술 중 마지막 단계다. 현재 폰탄환자를 위한 치료제는 없어 수술이 유일한 치료 방법인 셈이다.
 
회사는 지난 2019년 미국 3상 임상을 종료했지만, FDA의 최종 승인을 받기까지 지난한 과정을 거치는 중이다. 메지온은 2020년 6월 신약허가신청(NDA)를 신청했지만 같은 해 보완을 요청받고 이듬해 3월 NDA를 다시 제출했다. 하지만 두 번째 도전도 실패하고 2022년 3월 재제출한 NDA를 철회했다. 이후 2023년 2월 2차 3상 임상에 대한 프로토콜을 냈고, FDA 승인을 받아 추가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최종 승인 지연과 후기임상 지속에 따라 연구개발비 부담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2차 3상 시점부터 메지온의 연도별 연구개발비용 합계는 2023년 113억원, 2024년 158억원으로 불어났고 올해 1분기까지 증가세가 이어졌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연구개발비 대부분이 무형자산으로 처리되고 있다는 점이다. 통상 신약 개발에 있어서는 임상 3상 단계부터 투입된 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인식할 수 있다. 메지온이 연간 연구개발비용 합계 대비 무형자산화한 금액 비중은 2023년 91%(113억원), 2024년 98%(155억원)에 달한다. 올해 1분기도 투입된 비용의 93%가 무형자산으로 처리됐다. 이에 1분기 말 기준 무형자산화된 개발비는 총 308억원에 달한다.
 
 
 
적자 지속 와중에 승인 불발 시 308억원 이상 손상차손 인식해야
 
회사가 연구개발비 대부분을 무형자산화하고 있다는 점은 잠재적 리스크 요인이다. 연구개발비를 자산으로 인식하게 되면 판매관리비를 줄임으로써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지만, 회사 의도대로 연구개발의 결과물이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손상차손으로써 영업외비용으로 인식해야 한다. 즉, 개발비를 자산으로 지속 인식하다가 일시에 비용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당기순이익의 급격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이미 메지온은 대규모 손상차손을 반영한 바 있다. 앞서 지난 2022년 FDA에 제출한 NDA를 자진 철회하면서 그간 무형자산으로 잡아놓았던 개발비 누계 147억원이 손상차손처리됐다. 이는 기타비용으로 계상되며 순손실 폭을 키웠고 당해 당기순손실은 363억원으로 전년 136억원 대비 두배 넘게 급증했다.
 
게다가 영업적자도 지속되고 있다. 2023년에는 유일한 매출원인 BNF(배합사료) 사업부문 생산관련 자산을 양도하면서 연간 전체 매출 규모도 300억원대에서 지난해 86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올해 1분기 기준 매출은 20억원, 영업이익은 -35억원, 당기순이익 -33억원이다.
 
더욱이 지속된 적자에 연구개발비용을 외부 조달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을 더한다. 회사는 임상비용 등 운영비용 확보 목적으로 2021년 11월 200억원 규모의 3회차 전환사채(CB)를 발행했고, 2023년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500억원, 올해 6월에는 4회차, 5회차 CB로 총 230억원을 조달했다.
 
한편으로는 이미 한차례 손상차손을 경험한 적 있는 회사가 또다시 대부분의 개발비를 무형자산화하고 있는 데 대해 추가 임상 및 FDA 승인 가능성에 확신을 가지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이와 관련 회사는 지난 7월 홈페이지 공시를 통해 FUEL-2 임상시험 참여 환자 수가 전체 필요 인원의 절반에 도달해 중간 평가를 위한 준비에 착수한 상태다. 최종 승인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잠재적 리스크 요인인 무형자산화 개발비 금액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최종 승인 여부도 미지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잡기 시작한 2020년 이래로 메지온의 사업보고서에는 매년 회계감사인의 핵심감사사항에 '개발비의 인식과 손상'이 빠지지 않고 기재됐다.
 
이와 관련해 <IB토마토>는 메지온 측에 유데나필 2차 3상 임상의 종료 예상 시점과 총 비용 전망, 무형자산화 개발비 손상검사 현황에 대해 문의하고자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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