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LCC, 적자 항로에 신규 진입까지…지속가능성 '의문'
LCC 주력 노선 수요 둔화…공급 증가에 경쟁 심화
시장규모 대비 과잉 공급…중복 경쟁으로 수익 악화
업계 재편 움직임…노선 조정, 과잉 공급 완화 예상
2025-08-07 06:00:00 2025-08-07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8월 5일 15:5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여객 수요는 둔화되는 반면, 항공기 좌석 공급 수가 늘며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파라타항공이 첫 취항에 나서는 등 경쟁 강도는 더 심해져 LCC통합 등 업계 경쟁구도마저 재편될 조짐이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수요 둔화 가운데 신생 항공사 또 등장
 
5일 업계에 따르면 LCC시장에 파라타항공(이전 사명 플라이강원)은 지난달 31일 1호기(A330-200)를 도입하는 등 첫 취항을 준비 중이다. 파라타항공은 항공운항증명 검사 등 절차를 밟고 이르면 9월에 본격 취항에 나설 전망이다. 연내 추가로 4대 항공기 도입이 예상된다. 
 
파라타항공 취항으로 국내 LCC 수가 8곳에서 9곳으로 늘어난다. 게다가 파라타항공은 단거리 노선에 우선 취항한 후 향후 미주 등 장거리 노선까지 노선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기존 LCC 사업 모델과 겹쳐 경쟁이 불가피하다. 업계에서도 수요 쟁탈전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통적인 성수기인 3분기를 맞아 업계는 항공권 가격 인하 프로모션을 강화하는 등 공격적 프로모션으로 점유율 지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안전관리 등에 지출되는 비용은 늘고 있지만 항공권 가격은 올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수익성 강화보다 점유율을 지키기 위한 활동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에어부산은 2분기 매출 1714억원, 영업손실 111억원을 기록해 1년 전에 비해 매출과 수익성 모두 크게 악화됐다. LCC 업계가 공통으로 고정비 부담과 수요 감소를 겪고 있어 나머지 LCC 실적도 에어부산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LCC 업계가 수익성 악화에 빠진 배경에는 과잉 공급에 따른 수익성 저하가 있다. 코로나19 이후 단기간에 급증했던 해외여행 수요가 점차 둔화하는 가운데 LCC들이 경쟁적으로 항공기 대수를 늘렸다. 국내 LCC 소속 항공기 수는 2023년 147대에서 2024년 164대로 12%가량 늘어난 반면, LCC 이용 여객 수는 같은 기간 6621만명에서 7192만명으로 8.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연이은 LCC 관련 사고는 수요를 둔화시켰다. 올해 상반기 LCC 이용 여객 수는 3626만명으로 전년 동기와 유사한 상황에서 제주항공(089590), 티웨이항공(091810),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 등 주요 LCC는 올해도 항공기를 새로 도입하고 있다.
 
경쟁적인 항공기 수 늘리기는 결국 고정비 부담으로 이어진다. 항공권 가격 하락세와 이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이유다. 
 
 
시장 규모 대비 많은 LCC…업계 재편 '시작'
 
시장 규모 대비 LCC가 많다는 점도 국내 업계의 지속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운 근거로 꼽힌다. 항공 시장 규모가 큰 미국도 LCC로 분류되는 항공사는 9곳뿐이다. 국내 LCC 수와 같다. 또한 국토 면적이 넓어 LCC별 거점 지역이 나뉘어 있고, 한 곳당 인구수(3778만명) 역시 국내보다 월등히 많다. 당연히 LCC별 확보 가능한 수익규모도 크다.
 
반면 국내 LCC산업은 인천공항 중심으로 다수 항공사가 거점을 꾸리고 있으며, LCC 1곳당 인구수(578만명)도 미국에 비해 적다. 일본(8곳), 중국(10곳)과 비교해도 인구 수 대비 많다. 한정된 수요 안에서 점유율 쟁탈전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과잉 경쟁이 지속된다면 점유율 측면에서 우위를 점한 업체라도 과잉 경쟁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등으로 인해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게 된다. 단가 상승으로 수익성을 강화하는 선순환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과잉 경쟁 양상은 LCC 업계 재편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는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통합할 예정이며, VIG파트너스는 이스타항공 매각에 착수했다. 업계에 따르면 향후 LCC업계 내 인수합병이 마무리되면 중복 노선 조정 등 공급 조정도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과잉 공급 역시 업계 경쟁 구도가 재편된 이후에야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LCC업계의 과열 경쟁으로 인해 FSC와 LCC 간 수익성 차이는 갈수록 더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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