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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윤상록 기자] 코스닥 상장사
제이스코홀딩스(023440)가 차익 실현이 가능한 자기 전환사채(CB)를 정체가 불분명한 투자자들에게 되팔며 상당한 차익을 몰아주려는 정황이 포착됐다. 이들은 1억원의 웃돈을 주고 CB를 인수해 현재 주가 수준으로 전환 시 22억~26억원의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거래를 두고 배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대규모 물량 출회(오버행) 가능성과 함께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도 제기되며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제이스코홀딩스)
베일에 싸인 투자자, 1억 주고 차익 22억 기대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이스코홀딩스의 3회차 자기 CB 매수자는 ▲더유니1호조합(권면 30억원) ▲에이스투자조합(24억원) ▲최명주(20억원) ▲블랙마운틴홀딩스(4억원) ▲데오로(4억원) ▲조주현(2억원) 등이다. 이들은 오는 14일 CB 매수대금을 납입할 예정이다.
제이스코홀딩스는 과거 3회차 CB 190억원어치를 207억원에 다시 사온 바 있다. 이를 지난해 11월14일 당시 투자자들에게 218억원을 받고 넘기기로 했다. 당시 전환가액은 1580원, 같은날 제이스코홀딩스 주가폭(2060~2140원)을 고려하면 투자자들은 58억~67억원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었다.
이후 몇몇 투자자들의 매수 계약이 해지되고 납입이 지연됐다. CB 매도 대상 권면액이 190억원에서 84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제이스코홀딩스는 84억원 규모 CB를 91억원에 다시 가져온 상황이고 이를 투자자들에게 1억원 올려 92억원에 넘길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전환가액과 전환에 따른 발행주식수도 조정됐다. 4일 제이스코홀딩스 주가폭(1677~1730원), 전환가액 1325원을 고려하면 투자자들은 22억~26억원의 전환차익을 노릴 수 있다.
이번 CB는 공모가 아닌 사모 방식으로, 매수자에 대한 정보 공개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불신을 키우고 있다. 투자자들 대부분의 자금흐름을 추적하기 어려운 상태다. 더유니1호조합은 이건 대표가 50% 출자한 조합으로 2023년말 기준 자산총계 2000만원이다. 에이스투자조합은 고수정씨가 51.6% 출자했으며 최근 결산기 주요 재무사항은 공란으로 기재돼 있다.
이번 거래를 두고 옵티코어와 제이스코홀딩스 간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된다. 제이스코홀딩스 CB에 4억원을 투자키로 한 블랙마운틴홀딩스는 지난달 옵티코어(380540)의 최대주주로 등극한 바 있다. 옵티코어 최대주주였던 진재현 대표가 보유 주식 대부분을 브이엘투자조합에 넘기며 2대주주였던 블랙마운틴홀딩스가 자동으로 최대주주에 올랐다. 블랙마운틴홀딩스는 2023년말 자산총계 20억원, 이 중 부채 11억원의 경영컨설팅 업체로 시가총액 825억원에 달하는 옵티코어의 최대주주에 등극한 배경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20억원을 투자하는 최명주씨는 4월 옵티코어에 투자했던 레니앤컴퍼니의 대표로 파악된다. 레니앤컴퍼니는 4월24일 송진우씨와 코스닥 상장사 옵티코어(380540)의 자기 CB 매수자로 87억원 납입한 바 있다. 이들은 24일 사채권 690만주를 바로 전환 청구해 상당한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옵티코어 총 발행주식 17%에 해당하는 물량이 전환돼 오버행 우려가 있기도 했다.
데오로는 대금 지급 자체가 불분명하다. 2023년말 기준 자본총계 -8억5600만원의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같은 시점 자산총계는 54억9600만원, 부채 63억5300만원으로 부채가 자산보다 많은 구조다. 2023년 매출 0억원, 당기순손실 1억1200만원을 기록해 납입 자체가 어려워 보인다.
업계는 제이스코홀딩스 CB 매도 대금 수령일이 재차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투자자의 납입이 여러 차례 연기되고 이들의 자금력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제이스코홀딩스의 자기 CB 매도는 지난해 11월 최초 결정 후 9개월 지난 시점 동안 11차례 정정됐다.
투자은행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준수한 전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CB를 적은 웃돈을 받고 외부에 넘기는 것은 투자은행 업계에서 흔치 않은 사례”라며 “회사가 제3자에 막대한 차익을 몰아준 것이라면 배임성 거래로 볼 소지가 있다”고 전했다.

오버행·최대주주 변경 가능성···실적도 '빨간불'
제이스코홀딩스의 자기 CB 매도 결정은 향후 오버행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투자자들이 매입 예정인 제이스코홀딩스 3회차 CB 전환에 따른 발행주식은 633만9618주로 제이스코홀딩스 전체 주식의 8.5%(1일 기준)에 해당한다. 최근 정정된 제이스코홀딩스의 자기 CB 매도 결정에 따르면 보통주 전환 후 의무보호예수(락업) 조건은 확인되지 않는다. 시장에서 당장 거래가 가능한 만큼 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셈이다.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7일 기준 제이스코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캐디언스시스템(지분율 6.1%)다. 3회차 CB 매수자들이 지분을 합치면 8.5%로 향후 캐디언스시스템을 제치고 최대주주로 등극할 수도 있다. 특히 블랙마운틴홀딩스는 최근 시가총액 825억원(4일 종가 기준)의 코스닥 상장사 옵티코어 최대주주로 등극한 점을 고려하면 향후 우호지분 확대 등을 통해 제이스코홀딩스의 경영권을 노릴 가능성도 있다.
한편 제이스코홀딩스는 실적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2022~2024년 영업 적자를 면치 못하고 당기순손실은 3년간 200억원대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말 결손금이 668억원까지 쌓인 상태다.
<IB토마토>는 제이스코홀딩스에 자기 CB 매도와 관련해 질의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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