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SK하이닉스가 분기 처음으로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5조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호황기에 올라탄 D램 시장 영향으로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K하이닉스 매출 중 D램 비중은 70%를 웃돈다. 지난해 4분기(매출 9조280억원·영업이익 4조4600억원)을 기록한 이후 6개월 만이다.
10일 반도체업계 및 와이즈리포트 등에 따르면 2분기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전망치는 5조2500억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2% 급증한 규모다. 직전 분기 대비로도 20% 늘어난 수치다. 2014년 연간 영업이익 5조원 돌파 이후 4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5조원 돌파가 유력시되고 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8% 늘어난 10조1600억원 규모가 예상된다.
영업이익률 역시 역대 최고를 기록하며 꿈의 영업이익률에 또 한 번 도달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1분기 영업이익률 50.17%로 사상 처음 영업이익률 50%를 돌파한 데 이어 2분기에는 51%대의 이익률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주력 제품군인 D램 부문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60%에 육박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100원어치 제품을 팔면 60원을 이익으로 남긴다는 얘기다.
실적 상승의 원동력은 호황이 지속되고 있는 D램이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에 이어 전세계 D램 시장 점유율 28.9%(1분기 기준)의 2위 업체다. D램은 모바일 인공지능(AI) 기술 탑재 확대와 게이밍 열풍에 따른 기기당 채용량 증가로 수요가 늘며 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신제품이 출시되는 3분기를 앞두고 모바일 D램 수요가 탄탄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북미 IT업체는 물론 중화권까지 데이터센터 건설에 나서면서 서버용 D램 수요 강세도 지속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서버용 D램 모듈(DDR4 32GB RDIMM) 가격은 316.4달러로 전달보다 1% 올랐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SK하이닉스 2분기 실적에 청신호를 켜주는 요소다. D램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 하지만 반도체 부문은 최고 기록을 세웠던 1분기(11조6000억원)에 비해 6000억원 정도 늘어난 12조2000억원을 벌어들이며 최대 실적을 이어갔을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점유율 3위인 마이크론은 2018년 회계연도 3분기(2018년3월~5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0% 늘어난 40억달러를 기록했다. 회계연도가 달라 동등 비교는 힘들지만 D램의 견고한 시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3분기에도 SK하이닉스가 실적 경신을 계속할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D램 가격 상승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까닭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3분기 D램 공급이 늘겠지만 여전히 수요 대비 부족한 상황으로 예측했다. 수요 대비 공급 부족이 지속돼 D램 가격이 상승할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하반기부터 10나노 후반 공정 전환 비중 확대로 원가경쟁력이 높아질 수도 있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등 IT업황 성수기 진입 효과와 서버 D램 수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정부가 지난 5월 말부터 시작한 가격담합 의혹 관련 조사와 이에 따른 D램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는 리스크로 남아있다. 중국 당국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사가 D램 가격을 담합해 불공정거래를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9조원에 가까운 과징금을 내야 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과징금을 빌미로 D램 가격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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