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에서 AI까지…독서의 가치를 재정의하다
책을 만지고 듣는 ASMR?…무림, '뜻밖의 스타'
KT밀리의서재, MZ세대 홀린 'AI 독파밍'
책과 기술, 종이와 AI…독서의 세계 확장
2025-06-20 15:39:51 2025-06-20 16:05:14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출판·제지 기업들이 단순한 책 전시를 넘어 종이의 감각과 인공지능(AI) 기술이 어우러진 새로운 독서 경험의 장을 열었습니다. 종이 질감과 필기 소리를 체험하는 이색 공간부터 AI가 추천하는 책까지, 책을 보고 듣고 느끼는 '감각의 독서'가 관람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20일 서울 코엑스(COEX)에서 열리고 있는 '2025 서울국제도서전' 현장에는 발 디딜 틈 없이 관람객들이 붐볐습니다. 종이책의 매력을 다시 발견하려는 관람객들이 대거 몰려든 가운데 올해 도서전은 단순한 책 전시를 넘어 독서의 물성, 감각, 감성까지 포괄하는 종합 문화 행사로 거듭났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서울국제도서전' 내부 사회평론 부스. 필사노트 이색 체험 공간에 관람객들이 모였다. (사진=뉴스토마토)
 
무림페이퍼(009200)한솔제지(213500), 그리고 KT밀리의서재(418470), 아이스크림에듀(289010) 등 출판과 기술, 제지가 어우러진 전시관들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특히 2030 여성 관람객들의 참여가 두드러졌고, 배우 박정민이 운영하는 출판사 '무제'와 문재인 전 대통령의 '평산책방' 부스에는 팬들 외에 외국인들까지 몰려 이목을 끌었습니다. 
 
2025 서울국제도서전에 자리한 무림페이퍼 부스 현장. (사진=뉴스토마토)
 
그 중에서도 예상 밖의 인기 부스는 무림페이퍼였습니다. 국내 1위 인쇄용지 생산업체인 무림페이퍼는 '소리로 읽는 종이'라는 이색 콘셉트의 체험 공간을 선보였습니다. 관람객들은 무림에서 직접 생산한 종이에 연필과 펜으로 글을 써보며 종이의 질감에 따라 달라지는 '사각사각', '딸깍딸깍' 소리를 오롯이 체감했습니다. 이른바 'ASMR 종이 체험'입니다. 
 
20일 무림페이퍼가 마련한 글쓰기 이색 체험공간에 관람객이 글을 쓰며 헤드셋을 통해 필기 소리를 듣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한 관람객은 "평소에는 이런 소리를 들을 일이 없는데 귀를 열고 들어보니 신기하고 재밌었다"면서 "부스도 아트 갤러리처럼 꾸며져 있어서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무림페이퍼 관계자는 "요즘 들어 2030 세대에서 스마트폰으로 보는 전자책보다 종이책이 눈에 더 잘 들어온다고 한다"면서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종이의 촉감과 소리, 디자인이 책의 가치를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20일 한솔제지 부스에 관람객들이 특수지, 팬시지 등 종이 질감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한솔제지 역시 감각적 부스로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인쇄용지뿐 아니라 팬시지, 고급 특수지를 전시하고, 종이 순환 과정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전시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폐지 회수부터 펄프 가공, 제품화까지의 여정을 따라가며 종이의 친환경성과 지속가능성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한 아이가 한솔제지 부스에 열린 백일장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한솔제지는 현장 백일장 이벤트도 열었습니다. 즉석에서 글을 써보는 체험에 많은 관람객이 몰려들었는데요. 부스 곳곳에선 손에 종이를 쥐고 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아이스크림에듀는 스마트러닝 및 AI 학습 콘텐츠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사진=뉴스토마토)
 
교육 플랫폼 기업인 아이스크림에듀는 AI 기술을 결합한 교과서와 학습기를 공개했습니다. 'AI 생활기록부'와 '수학의 세포들' 등 AI 콘텐츠가 관심을 모았고, 태블릿과 홈런북 시리즈는 부모와 자녀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KT밀리의서재는 'AI 독파밍' 체험존을 마련했습니다. 인공지능이 추천한 도서를 항공권 형태의 티켓으로 출력해주는 이색 프로그램에 젊은 세대들이 몰려들었습니다. 단순히 책을 넘기는 행위를 넘어 독서 경험 전반이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넘나들며 확장되는 현장이었습니다. 
 
KT밀리의서재는 부스에 'AI 독파밍'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사진=뉴스토마토)
 
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텍스트 힙(text hip)' 열풍도 도서전 흥행의 한 축을 이뤘습니다. 사진보다 문장, 영상보다 문맥에 주목하는 흐름 속에서 종이책은 다시금 '힙한 감각'을 담은 매체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읽는 것을 넘어 보고, 듣고, 만지고, 소장하고 싶은 대상이 된 책은 더 이상 텍스트에만 머물지 않고 있습니다. 종이라는 물성에서 비롯된 원초적 감각과 AI 기술의 접목에 이르기까지 책의 미래에 대한 새로운 질문이 던져지고 있습니다. 
 
문학과지성사는 종이박스로 제작한 부스를 열었다. 오로지 종이박스로 제작·디자인된 책장과 책꽂이에 출판한 책들을 전시해 이목을 끌었다. (사진=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