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갤럭시 언팩 행사를 열고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S6 엣지 플러스'를 공개했다. ⓒ뉴스1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쿼티 자판이 부활했다.
삼성전자는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15에서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S6 엣지 플러스'에 장착할 수 있는 물리식 쿼티 키보드 케이스를 선보였다.
앞서 출시된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두 제품은 기본적으로 화면에 가상 키보드를 띄워 사용한다. 제품 하단에 탈착식 쿼티 키보드 액세서리를 씌우면 폴더폰처럼 터치감을 느끼며 문자를 입력할 수 있다.
이 커버에는 키보드뿐 아니라 홈 버튼과 최근 사용한 앱, 뒤로가기 버튼도 함께 자리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위에 씌우는 형식이기 때문에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기능도 한다.
쿼티 자판은 컴퓨터에 가장 많이 쓰이는 키보드 배열이다. 이를 스마트폰에 적용하면 마치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 같은 익숙함을 준다.
쿼티 키보드는 지난 2008년 블랙베리가 포문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블랙베리는 휴대폰 하단에 알알이 박힌 물리 키보드 제품을 꾸준히 출시하면서 '쿼티 자판=블랙베리'라는 공식을 만들어 냈다.
2010~2012년에는 삼성전자의 '리플레니시', LG전자의 '옵티머스Q'와 '옵티머스Q2', 팬택의 '머로더', 소니에릭슨의 '엑스페리아 네오' 등 쿼티 자판을 탑재한 제품이 대거 출시됐다.
하지만 스마트폰 업계가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하며 기술 경쟁에 돌입하면서 쿼티 자판은 서서히 사라졌다. 블랙베리면 그 명문을 이었다.
삼성전자의 쿼티 키보드 케이스 출시에 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케이스 출시는 쿼티 키보드에 대한 글로벌 수요를 반영한 것"이라며 "이에 대한 만족감을 기대할 수 있어서 첫 출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에 쿼티 키보드를 덧씌우는 방식을 택함으로 인해 기존 스마트폰 사용자를 유지함과 동시에 케이스를 통해 쿼티 키보드를 원하는 수요자를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영어권 국가에서의 반응이 뜨겁다. 쿼티 자판은 영문 키보드 자판을 스마트폰에 그대로 옮겼기 때문에 편의성과 친숙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도 쿼티 자판에 대한 마니아층이 존재한다. 손가락 감촉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아날로그적 감성을 가진 소비자들이 있다. 이들은 주로 블랙베리 제품으로 이 같은 욕구를 해소하고 있다.
블랙베리를 사용하는 조모(28)씨는 "쿼티자판에 주는 독특한 디자인과 손가락으로 자판을 누를 때 꾹꾹 누를 때 느껴지는 느낌이 좋아서 블랙베리를 해외직구를 통해 구입했다"면서 "블랙베리는 자체 운영체제(OS)를 사용하기 때문에 일부 애플리케이션 사용이 불편했는데 삼성에서 쿼티 키보드를 지원한다고 하니 관심이 간다"고 말했다.
쿼티 자판은 기능적으로도 장점이 있다. 가상키보드는 화면을 누르는 느낌이 없기 때문에 오타가 날 확률이 있다. 특히 화면이 작은 경우 정확성은 더 떨어진다. 키보드를 사용하면 크기와 무관하게 장문의 문자를 빠르고 정확하게 입력할 수 있다. 또 화면을 보지 않고도 손가락 감각만으로 문자를 입력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의 기술 상향화로 사실상 혁신이 없어졌다"며 "제품의 고사양화를 위한 기술 경쟁 대신 감성과 향수를 자극하는 방식으로 판로를 모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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