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웅진에너지와 신성솔라에너지가 미국 '큰손' 덕에 실적회복이 가시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4분기 나란히 흑자전환한 데 이어 올해 추가로 물량을 수주하는 등 긍정적 흐름이 가시화 되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성솔라에너지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 600억원, 영업이익 1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신성솔라에너지는 지난해 매출액 1895억원, 영업손실 30억원을 기록하게 됐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28%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87억원 가량 줄었다.
웅진에너지 역시 14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웅진에너지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 361억원, 영업이익 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으로는 매출액 1649억원, 영업손실 13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41%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절반 규모로 감소했다.
두 업체가 지난해 4분기 나란히 실적을 회복한 비결은 무엇보다 미국 선에디슨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다. 선에디슨은 나스닥에 상장된 미국 내 3대 태양광 전문 기업으로, 웨이퍼와 모듈 제조를 비롯해 태양광 발전소 건설과 운영 등을 담당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보유한 태양광발전소의 규모만 약 550메가와트(MW)에 달한다. 지난해 태양광 사업부문의 매출액은 15억9400만달러(한화 1조8061억원)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같은 기간 태양광발전 설치 규모는 1048MW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주목할 대목은 선에디슨이 미국 내에선 발전소 시공과 운영에 집중하고 있는 반면 잉곳과 웨이퍼·태양전지 등 중간재는 해외 조달을 늘려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자국 내 생산비용이 높은 탓에 증설에 나서기보다 아시아 지역을 중간재의 생산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한국은 중국 기업 대비 기술력이 한발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취약한 가격 경쟁력이 가장 큰 약점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해 반덤핑과 반보조금 관세를 각각 26~165%, 27~49%를 부과키로 하면서 상황은 역전됐다. 중국 기업이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되자 한국에서 조달하는 물량을 늘리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실제
웅진에너지(103130)는 지난 2월 선에디슨과 잉곳 공급계약을 연장했다. 이에 따라 올해 1월부터 내년 연말까지 분기당 800톤, 연간으로 총 6400톤 규모의 잉곳을 공급할 예정이다. 웅진에너지 관계자는 "경영 정상화 이전과 달리 유리한 조건으로 공급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면서 "상황에 따라 계약 물량의 10~20% 정도 공급량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성솔라에너지(011930) 역시 추가 수주에 성공했다. 당초 신성솔라에너지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총 515MW 규모의 태양전지를 공급하기로 했으나 최근 708MW를 추가 수주했다. 이로써 공급 물량은 1223MW로 확대됐고, 계약 기간도 2017년까지 1년 연장했다.
앞서 선에디슨은 지난 1월 제3자 유상증자 방식을 통해 신성솔라에너지에 200만달러(한화 약 21억원)를 투자하는 등 안정적 공급처 확보를 위해 국내 기업에 관심을 쏟는 분위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은 태양광발전소 건설 프로젝트가 활발하게 전개되다보니 관련 제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과 대만 업체 대비 반덤핑 관세를 피할 수 있는 이점 때문에 국내 중간재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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