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하다더니…우리사주 모은 은행원들 "이젠 장투"
2025-07-11 08:00:00 2025-07-11 08:29:39
 
[뉴스토마토 이종용 선임기자] 금융지주 주가가 신고가 경신 행렬을 이어가는 가운데 우리사주를 모아온 은행 직원들이 반색하고 있습니다. 그간 은행주는 만년 저평가 종목으로 불리면서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려운 종목이었는데요. 이제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4대 금융, 사상 최고가 
 
(그래픽=뉴스토마토)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재명정부가 추진 중인 '코스피5000 달성'을 위해서는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기업의 주가 상승이 핵심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은행주 주가가 고공 행진을 하고 있습니다.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는 올 들어 최고가 기록을 다시 쓰고 있습니다. KB금융(105560)은 이날 종가 기준 11만6900원으로 3개월 전보다 69% 상승했습니다.
 
다른 금융지주도 마찬가지입니다. 7만원을 기록한 신한지주(신한지주(055550))는 3개월 전보다 64% 올랐습니다. 하나금융지주(086790)도 3개월 사이에 80% 올라 9만2000원대에 있으며, 우리금융지주(316140)도 같은 기간 67% 상승한 2만5000원대입니다. 
 
증권업계는 금융지주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습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7일 KB금융 목표주가를 기존 12만원에서 14만7000원으로 22.5% 올려 잡았고 신한금융은 7만3000원에서 8만7000원으로 19% 상향 조정했습니다. 하나금융은 종전 8만6000원에서 11만원으로 28%, 우리금융은 종전 2만3000원이던 목표가를 2만9000원으로 26% 상향 조정했습니다. 
 
금융주가 치솟자 우리사주를 매입한 은행원들의 표정도 밝아졌습니다. 우리사주는 노동자가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자신이 일하는 기업의 주식을 취득·보유하는 것입니다. 노동자에겐 각종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경제적 보상이 되고, 기업 입장에서는 업무 성과를 만들기 위한 촉진 제도로 활용할 수 있어 직원들에 우리사주 매입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우리사주를 매입하는 직원들에게 지원금을 지급합니다. 국민은행은 반기에 25만원, 1년에 최대 50만원까지 지원합니다. 우리은행은 월 5만원 이상 매입한 직원에게는 지원금 5만원을, 10만원 이상 매입한 직원에게는 15만원을 지급합니다.
 
"주가 더 오른다" 기대감
 
이 같은 제도를 바탕으로 우리사주를 모아온 직원들은 각 금융지주가 실시하고 있는 분기 배당으로 얻는 현금이 쏠쏠하다고 말합니다. 실제 4대 금융지주는 모두 올해부터 분기 배당을 늘리고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으로 주주환원율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차익 실현 기대도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사주는 우리사주조합에 있는 주식을 자기주식계좌로 인출하는 과정 등을 통해서 시장에 매도할 수 있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은행주가 오르면서 장기간 박스권에 지친 직원들이 매도를 하기도 했는데, 올 들어 상장 후 최고가를 뚫으면서 후회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일정 수준으로 주가가 오르면 팔아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회사마다 있다"며 "올 들어 상장 후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우리사주를 계속 들고 있겠다고 하는 직원들이 많아졌다"고 말했습니다. 
 
책임경영을 목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한 최고경영자(CEO)의 수익률도 100% 이상입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현재 신한금융 주식 1만8937주를 보유 중입니다. 지난 2023년 6월 1주당 3만4350원씩 5000주를 매입했는데, 당시보다 주가가 2배 이상 올랐습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도 지난 4월 5000주를 주당 4만2000원에 추가 매수한 바 있습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의 경우 자사주를 1만5132주 보유 중입니다. 
 
2023년 취임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같은 해 2023년 9월 우리금융주식을 1만주 매수했습니다. 당시 매수금액(1만1880원)보다 주가는 2배 넘게 올랐습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지난해 3월 5000주를 7만7000원에 매수했는데요. 주가가 어느 정도 오른 후에 매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익률은 50%가 넘습니다.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 영업점 모습. (사진=뉴시스)
 
이종용 선임기자 y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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