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 정비사업 ‘10조 클럽’ 경쟁 치열
삼성물산, ‘7조 클럽’ 가입… 연내 ‘10조 클럽’도 가시권
현대건설, 압구정·성수 등 굵직한 사업으로 반격 채비
도시정비 시장, ‘톱티어’ 건설사 선호도 갈수록 견고
2025-08-25 15:28:33 2025-08-25 17:57:16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국내 건설업계의 도시정비사업 시장 석권을 놓고 최상위권 건설사들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삼성물산이 단숨에 ‘7조 클럽’에 가입하며 선두 체제를 확고히 다진 가운데, 현대건설이 7년 연속 도시정비 수주 1위 자리 수성을 노리면서 삼성물산의 뒤를 쫓고 있습니다.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 23일 서울 강남권에서만 두 건의 굵직한 재건축사업을 연달아 수주하며 하루 만에 약 9000억원의 수주액을 추가했습니다. 삼성물산은 ‘개포우성7차 재건축’ 시공사 선정 조합 총회에서 대우건설과 맞붙어 치열한 경합 끝에 시공권을 거머쥐었습니다. 총회 투표 결과 삼성물산이 403표를 얻으며 335표를 기록한 대우건설을 약 60여표 차이로 따돌렸습니다. 당초 삼성물산의 우세가 점쳐졌지만, 대우건설이 사업 조건을 앞세워 막판까지 추격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브랜드 경쟁력’에서 앞선 삼성물산이 수주권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평가입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삼성물산은 같은 날 서초구 ‘삼호가든5차 재건축’ 사업도 수주하며 기세를 이어갔습니다. 두 건의 수주로 삼성물산은 올해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 약 7조828억원을 기록하며 ‘7조 클럽’에 진입했습니다. 
 
삼성물산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도시정비사업 경쟁 수주에 참여하며 서울 지역에서만 11건의 수주고를 올렸습니다. ‘래미안 브랜드’를 내세우며 파워 게임에서 우위를 점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 밖에 12년 연속 시공능력평가 1위, 업계 최저 수준의 하자 분쟁 발생률, 자금력 등을 앞세운 금융 조건 등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2027년까지 서울 지역 우량 사업장을 중심으로 많은 물량의 발주가 진행 및 예상되는 바, 당사는 사업성 위주의 철저한 선별 수주 전략을 유지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며 “하반기 여의도 대교, 문래4, 증산4, 성수2·3·4구역 등 핵심 입지의 사업장을 중심으로 지속 수주를 이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현대건설, 하반기 ‘7년 연속 도시정비 1위’ 수성 총력
 
이에 맞서는 현대건설도 만만치 않습니다. 현대건설은 현재 누적 수주액 약 5조5357억원을 기록하며 2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특히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를 달성한 현대건설은 ‘7년 연속 1위’라는 기록을 위해 하반기 총력전에 돌입했습니다. 
 
현대건설의 올해 최대 관건은 압구정 현대아파트 재건축 사업입니다. 약 2조7500억 원 규모의 압구정2구역 시공권은 삼성물산이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가운데, 현대건설은 해당 구역에 단독 입찰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현대건설은 25일 조합에 제출한 입찰 제안서 ‘OWN THE 100’을 통해 압구정2구역에 ‘아파트가 아닌 하나의 도시’라는 주거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는 의지를 담았습니다.
 
 
1조4000억원 규모의 장위15구역, 2조원 규모의 성수전략정비구역 1지구 등도 현대건설이 적극적으로 노리고 있는 사업장입니다. 장위 15구역은 현대건설 단독 입찰에 따른 수의계약이 유력합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올해 선별수주 전략을 바탕으로 핵심 사업지의 시공권을 다수 확보했다”며 “하반기 대어급 사업지 확보를 통해 7년 연속 정비사업 수주 1위 행진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도정사업 ‘양강 체제 견고’…최상위 선호 현상 이어진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을 중심으로 한 ‘톱티어’ 건설사들이 주요 도시정비사업의 수주를 주도하는 흐름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반적인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도 이들 대형사의 안정적인 사업 수행 능력과 금융 조건 우위가 조합의 신뢰를 높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사진=뉴시스)
 
심형석 우대빵부동산연구소장은 “강남과 한강변 사업장은 입지 평가가 높아 시공사를 골라 잡을 수 있는 입장”이라며 “이런 가운데 정부의 대출 규제 시행 등으로 정비사업장에서 자금조달 능력이 과거보다 중요해졌다보니, 탄탄한 자금력을 갖춘 최상위 건설사를 더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심형석 소장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을 제외하면 포스코이앤씨 정도가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활발한 수주 활동을 펼쳤지만, 사실상 신규 수주 활동이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업계 1,2위에 대한 선호도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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