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충식 수첩 입수…'조현상→김예성 5장' 적시
'최은순 동업자' 김충식 창고에 버려진 수첩과 달력들
2023년 1월18일자 달력엔 'HS효성 10시30' 일정도 표시
'1장'은 1억 또는 10억…조현상, 김씨에 최소 5억 준 정황
"순수한 투자 목적"이라던 HS효성 주장 신빙성 '흔들'
효성 "기사에 거론된 사람들 만나거나 금원 준 사실 없다"
2025-08-25 14:30:59 2025-08-25 17:02:50
[뉴스토마토 강예슬 기자]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2023년 김건희씨 '집사' 김예성씨에게 돈을 건넸을 걸로 보이는 단서가 김충식씨 수첩에서 발견됐습니다. 김충식씨는 김건희씨의 모친 최은순씨 동업자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그간 HS효성 측은 2023년 6월 김예성씨가 세운 IMS모빌리티(이하 IMS)에 35억원을 투자한 것과 관련해 '순수한 사업 목적의 투자였다'고 해명해왔습니다. 하지만 김충식씨 수첩의 내용은 조현상 부회장이 김예성씨는 물론 김건희씨, 최은순씨, 김충식씨 등의 존재 및 관계를 알고 IMS에 투자했을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25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김충식씨의 2023년도 수첩엔 '※조현상→김예성 5장'이라는 내용의 메모가 적혔고, 김충식씨의 2023년도 탁상형 달력엔 1월18일 '(효성) 10시30'이라고 기록됐습니다. 이 수첩과 달력은 탐사보도 채널 '열린공감TV'가 지난 6월 김충식씨 소유의 창고 앞에서 확보한 자료 중 일부입니다. 
 
김충식씨의 2023년도 수첩 하단엔 '※조현상→김예성 5장'이라고 적혀 있다. (자료 제공=열린공감TV)
 
김충식씨는 최은순씨와 20년가량 사업을 한 동업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2001년 설립된 김건희씨 가족회사 방주산업(현 이에스아이엔디)에서 2003년1월부터 2007년 2월까지 이사로 재직하기도 했습니다. 이에스아이엔디는 2011년 경기도 양평군 공흥지구 개발사업 시행사로, 이 지역 개발을 주도했습니다. 현재 김건희특검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 김충식씨가 관여한 걸로 보고, 그를 피의자로 전환해 수사 중입니다. 특검은 지난 20~21일엔 김충식씨의 자료 등이 보관됐던 창고를 포함해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습니다. 
 
수첩과 달력의 내용은 2023년 1월 김충식씨와 효성 측의 만남이 있었고,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김예성씨에게 금전을 제공했을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일반적으로 '1장'은 1억원 또는 10억원을 가리킵니다. 실제로 '1장'이라는 표현은 특검이 통일교 관련 의혹을 수사하던 중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일기장에서도 발견한 바 있습니다.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1월자 일기장에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만나는 중식당 일정과 함께 '큰 거 1장 Support'라는 메모를 남겼습니다. 특검은 해당 금액을 1억원으로 특정했습니다. 따라서 김충식씨 수첩에 적힌 5장은 최소 5억원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현재로선 정확한 액수를 알 수는 없습니다. 
 
김충식씨의 2023년도 탁상형 달력엔 1월18일에 '(효성) 10시30'이라고 적혀 있다. (자료 제공=열린공감TV)
 
공교롭게도 2023년 6월 HS효성은 오아시스에쿼티사모펀드를 통해 IMS에 35억의 투자를 진행했습니다. 그간 HS효성 측은 당시 투자에 관해 "IMS의 렌트카 사업을 기반으로 한 자동차 탁송 플랫폼 사업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고, 협업을 통한 시너지도 기대하는 등 순수한 사업 목적의 투자였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김충식씨 수첩과 달력의 내용처럼 2023년 1월 HS효성이 김충식씨를 만났고, 조 부회장이 김예성씨에게 돈을 건넸다면 IMS에 대한 투자가 '순수한 사업 목적'이었다는 지금까지 주장은 상당히 신빙성을 잃게 됩니다. 
 
김건희씨 일가와 가까운 김충식씨의 수첩과 달력에서 해당 단서가 발견됨에 따라 IMS에 대한 대가성 투자 여부를 들여다보는 특검의 수사가 빨라질지 주목됩니다. 특검은 HS효성과 카카오, 다우키움그룹, 한국증권금융, 신한은행 등 대기업들이 김건희씨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씨가 설립·운영했던 IMS에 184억원을 투자한 경위를 수사 중입니다. 기업들의 전체 투자금 중 4분의1에 해당하는 46억원은 김예성씨의 차명 법인 '이노베스트코리아'로 넘어갔는데, 특검은 이 돈 중 일부가 김건희 측으로 흘러간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지난 4일 윤석열씨 배우자 김건희씨 의혹을 수사하는 김건희특검 사무실(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HS효성은 2023년 6월 계열사 4곳을 통해 IMS에 35억원을 투자했는데, 모두 후순위 조합원으로 참여해 위험 부담을 크게 지는 구조였습니다. 최악의 경우 IMS가 적자로 청산되는 상황을 가정한다면, HS효성은 투자 원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HS효성은 지난 4일 IMS 투자에 관해 "당사는 투자금 회수를 위한 안전장치를 계약에 명시하는 등 후순위 채권에 대한 반대급부를 마련했다"고 했습니다. 
 
<뉴스토마토>는 HS효성 측에 김충식씨 수첩과 달력 등에 적힌 내용에 관한 반론과 입장을 요청했습니다. 이에 대해 HS효성 측은 "2023년 오아시스에쿼티사모펀드를 통해 35억원을 IMS에 투자한 사실이 있을 뿐 그 과정에서 김예성씨, 김충식씨 등 기사에서 거론되는 사람들은 만난 사실도 없고 알지도 못했다. 효성 측은 당시 오아시스에쿼티사모펀드와 50억원 투자를 논의하다가 이후 35억원으로 감액되어 투자한 사실은 있으나 그 과정에서 거론되는 사람들에게 개별적으로 금원을 제공한 사실은 결코 없다"고 했습니다.
 
김충식씨에게도 반론과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김충식씨에 대한 특검의 수사도 확대될 걸로 보입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