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만 바라보는 기업…“관세율 15% 넘으면 못 버텨”
기업 42% “관세 10% 미만도 감당 안 돼”
하반기 최대 수출 리스크는 ‘관세정책’
수출 전망도 ‘부정적’…전년 대비 1.6%↓
무역업계, ‘통상정책’ 최우선 추진 주문
기업 71.1% 수출 회복 시점 “내년 이후”
2025-07-11 12:12:41 2025-07-11 14:55:42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 영향으로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국내 기업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기업 10곳 중 9곳은 상호관세 인상률이 15%를 넘으면 버티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새 정부의 관세 리스크 적극 대응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8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경제인협회가 11일 시장조사 전문 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10대 수출 주력 업종의 매출액 1000대 기업(150개사 응답)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5년 하반기 수출 전망 조사결과 응답 기업의 92%미국의 관세 인상률이 15%가 넘을 경우 이를 감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 중 42%는 관세 인상률이 10% 미만도 감당하기 어렵다고 예상했고, 50%10~15%가 감당이 어렵다고 봤습니다. 한경협은 지난 7(현지시간) 미국이 발표한 한국에 대한 25%의 상호관세(81일 발효 예정)가 그대로 적용되면 수출 기업의 어려움이 심화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기업들은 미국의 관세율 인상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원가 절감’(33.7%), ‘수출 단가 조정’(33.2%), ‘해외 현지생산 확대’(14.7%) 등을 꼽았고, 특별한 방안이 없다는 응답도 14.2%나 됐습니다
 
특히 수출 기업의 과반(53.3%)은 하반기 최대 수출 리스크로 트럼프 행정부 관세정책을 꼽았습니다. 이어 글로벌 저성장에 따른 수요 침체’(14.0%), ‘미국·중국 통상 갈등 심화’(12.7%) 등 순이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하반기 국내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1.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전자부품(1.3%), 바이오헬스(1.6%) 4개 업종은 하반기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철강(-5.0%), 선박(-2.5%) 6개 업종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수출 대기업의 38.7%는 올해 하반기 수출 채산성(수출로 벌어들이는 이익의 수준)이 악화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14.0%에 불과했고 나머지 47.3%는 작년 하반기와 비슷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채산성 악화 원인으로는 관세로 인한 비용 부담 증가’(44.8%), ‘수출 경쟁 심화로 인한 수출 단가 인하’(34.5%), ‘인건비 등 운영비용 증가’(13.8%) 등이 꼽혔습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미국 관세정책과 글로벌 저성장으로 인한 수요 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기업들의 비용 절감 중심의 단기 대응은 한계가 있다국내 수출기업의 비교우위를 반영한 통상 협정과 수출 지역 다변화, 수출 경쟁력 제고를 통한 제도적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1일 경기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사진=뉴시스)
 
이처럼 트럼프발 관세정책으로 인한 수출 악화 우려가 심화하는 가운데 국내 기업은 새 정부의 경제 통상 공약 중 전략적 통상정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무역협회가 같은 날 발표한 새 정부 경제통상 공약에 대한 실행 우선순위 설문조사’(무역업계 임직원 416명 대상) 결과를 보면, 가장 많은 응답자(20.7%)가 새 정부의 경제 통상 공약 중 가장 우선적으로 실현돼야 할 공약으로 국익 극대화와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략적 통상정책을 꼽았습니다. 이어 수출 품목·시장 다변화’(20.3%), ‘내수·강소 기업의 수출 기업화’(18.1%) 순이었습니다
 
전략적 통상정책의 세부 과제로는 미국발 관세 리스크에 대한 적극 대응이 가장 많이 언급됐습니다. 무역협회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 자동차 등 우리 주력 수출 품목에 관세를 부과하는 등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기업들은 타국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수출 여건 조성을 바라고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무역업계가 예상하는 올해 수출 전망도 밝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응답자의 43.3%가 올해 수출이 지난해 대비 5% 이상 감소할 것으로 봤습니다. 전년과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과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은 각각 38.9%, 17.8%에 그쳤습니다. 또한 기업 71.1%는 수출 회복 시점을 내년 이후로 전망했습니다. 무역협회는 고용 규모가 작을수록 수출 감소와 회복 지연을 더 크게 우려하는 경향이 나타나 소규모 기업을 중심으로 한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정희철 무협 무역진흥본부장은 무역업계는 새 정부가 안정적인 통상 환경 구축, 기술집약형 수출 품목의 다변화 및 중소·중견 기업의 수출기업 전환 등을 차질없이 이뤄주기를 기대한다미국발 관세 이슈,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외부 리스크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우리의 수출 동력이 한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도록 새 정부의 적극적인 수출 지원 정책을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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