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박형래 기자] 국내 소형 상용 픽업트럭 상징인 기아 ‘봉고’(Kia 2700)가 이라크 노동자의 손으로 조립돼 이라크 시장 판매를 앞두고 있습니다. 기아 차량이 이라크 현지 조립 방식으로 생산·공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봉고는 이라크 국영자동차기업이 운영하는 현지 공장에서 생산됐습니다.
이라크 바빌론 국영 자동차 생산공장에 현지에서 조립된 기아 봉고 차량이 주차돼 있다.(사진=SCAI)
5일 이라크 현지 인터넷 매체인 <이라크뉴스> 등에 따르면, 이라크 산업광물부 산하 국영 자동차회사인 SCAI(State Company for Automotive Industry)가 바빌론지역 자동차 생산공장에서 봉고 첫 생산 물량을 완성했습니다. 해당 차량은 국내에서 판매되는 봉고와 같은 계열의 단일 캡 픽업으로, 현장 판매를 전제로 한 소형 상용차입니다.
이번 생산은 이라크 정부가 100% 소유·관리하는 국영 자동차회사인 SCAI가 주도했습니다. SCAI는 완성차를 직접 조립·생산하는 국영 기업으로, 이번 프로젝트 역시 SCAI가 운영하는 바빌론 자동차 생산공장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외국 완성차 브랜드 차량을 국영 공기업 주도로 현지 조립·생산한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이 과정에서 기아는 봉고 부품 전체를 SCAI에 납품하고 기술 이전에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에 조립된 물량은 총 360대입니다. 차량은 차체 조립을 비롯해 연료 및 냉각 시스템 설치, 최종 기술 점검과 품질 검사, 도로 주행 테스트까지 포함한 8단계 주요 생산 공정을 거쳐 바빌론 공장에서 전량 조립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단순 조립에 그치지 않고, 최종 검증 과정까지 현지에서 수행됐다는 설명입니다.
SCAI의 다나 사이드 이사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봉고는 차체 조립과 최종 기술·품질 테스트를 포함한 8단계의 주요 생산 과정을 거쳐 생산됐다”고 밝혔습니다. 모든 공정은 현지 공장에서 이뤄졌으며, 조립과 검사, 시험 주행 과정에는 현지 인력이 직접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라크 국영 자동차 산업회사 SCAI가 운영하는 바빌론 공장에서 조립 중인 기아 봉고 (사진=SCAI)
이번에 생산된 봉고는 가솔린이 아닌 가스 연료를 사용하는 상용차로 소개됐습니다. SCAI 측은 해당 차량이 기존 연료 방식 대비 환경 부담을 낮춘 모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가스 연료 유형(CNG 또는 LPG 등)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이라크 정부가 연료 비용 절감과 환경 부담 완화를 동시에 고려하고 있는 점이 반영된 선택으로 해석됩니다.
이라크는 내전과 정치 불안 등을 거치며 제조업 기반이 약화돼 완성차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로 꼽힙니다. 이에 따라 국영 공기업을 중심으로 한 현지 조립 방식의 차량 공급이 이어지고 있으며, 비교적 구조가 단순하고 내구성이 검증된 상용차가 우선 도입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번 봉고 생산 역시 이러한 산업 구조 속에서 추진된 사례로 평가됩니다.
봉고는 소형 상용 픽업으로, 단순한 구조와 정비 용이성이 강점으로 꼽힙니다. 물류, 공공 서비스, 현장 작업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해 신흥국과 중동 지역에서 실사용 중심의 상용차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현지 생산 설비와 인력을 활용한 조립이 가능하다는 점도 이번 프로젝트에 적용된 배경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라크 측은 이번 생산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향후 약 1000대 규모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첫 생산 물량은 이라크 내 수요를 중심으로 우선 공급될 예정이며, 추가 생산 일정과 향후 공급 대상 국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사례는 이라크 국영 자동차 제조 공기업이 주도해 기아 봉고를 현지 조립 방식으로 생산·공급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을 갖습니다. 다만 대규모 수출이나 중동 전역으로의 확대 여부에 대해서는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으로, 향후 생산 확대 여부와 적용 차종이 주목됩니다.
표진수·박형래 기자 hrp02051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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