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스마트워치를 둘러싼 한·미·중 3국간 대전이 발발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쌍두마차를 보유한 한국이 일단 주도권을 잡은 가운데 애플의 아이워치 출격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중화권 업체들도 속도를 내며 추격에 나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한 스마트폰 시장구도가 재연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내놓고 있다. 기대보다 두려움이 짙어지면서 신중함은 커졌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아날로그 감성의 스마트워치를 다음달 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축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에서 꺼내든다.
코드명 오르비스(Orbis)란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하는 삼성전자의 스마트워치는 기존 직사각형 디스플레이에서 벗어나 원형 디스플레이에 회전식 다이얼의 아날로그 시계 디자인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샘모바일은 스크린을 터치하는 스마트기기 방식이 아닌 회전식 베젤을 좌우로 돌리는 아날로그 방식을 살릴 것으로 추정했다.
LG전자도 원형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LG워치 어베인(Urbane)'을 MWC 2015에서 공개한다. 전작 'G워치R'보다 크기와 두께가 줄여 실제 손목시계에 가까운 클래식 원형 디자인을 구현했다. 스크래치와 부식에 강한 메탈 바디를 적용했으며, 스티치 마감을 통해 가죽 스트랩을 완성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4.3 이상의 모든 스마트폰과 호환이 가능하고, 자체 기술로 개발한 연속 심박 측정 기능도 적용된다.
◇'오르비스'라는 코드명으로 알려진 삼성전자의 차기 원형 스마트워치 모습과 LG전자의 'LG워치 어베인'. (사진=샘모바일, LG전자)
아이폰6로 지난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평정한 애플도 오는 4월 '아이워치'를 내놓는다. 지난해 9월 공개 때처럼 스테인리스 재질의 일반형과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한 스포츠형, 18캐럿 금을 씌운 프리미엄판 등 3종류로 출시될 전망이다. 아이폰과 마찬가지로 iOS8을 운용체제로 탑재해 스마트폰과 연동된다.
중화권 업체들도 스마트워치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경쟁을 가속화했다. 대만의 에이수스(ASUS)는 일주일 동안 배터리 수명이 지속되는 스마트워치를 곧 공개할 예정이다. 지난해 레노버에 인수된 모토로라도 모토360의 후속 모델을 조만간 꺼내든다. 화웨이와 샤오미도 MWC 2015에서 스마트워치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전이 전개되면서 시장 규모도 급증할 전망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지난 2013년 100만대에 불과했던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 규모가 올해 2340만대, 2016년 3910만대, 2017년에는 5510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프리미엄 시장은 애플에게, 중저가 중심의 신흥시장은 중화권 업체들에게 내준 스마트폰 시장 구도가 스마트워치 시장에서도 재연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다.
특히 스마트워치의 경우 가격경쟁력이 시장 흐름을 좌우할 관건으로 부상하면서 중화권 업체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장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스마트폰 시장을 열어젖힌 애플이 높은 충성도와 iOS의 파괴력을 무기로 스마트워치도 새로운 카테고리로 창출시킬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국내 업체들이 설 자리가 녹록치 않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업체들의 시장 참여로 스마트워치 시장이 성장할 것이란 점에 기대가 모이고 있다"며 "다만 중화권 업체에 대응하기 위해 뒤늦게 저가 스마트폰을 내놓은 것처럼, 시기적절한 대응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스마트워치도 스마트폰과 같은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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