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은혜기자] 다음달 경제전망 수정을 앞두고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본 지진 사태가 방사능 누출에 대한 우려로 번지고 있는 데다가 미국과 영국 등 연합군에 의한 리비아 공습으로 대외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초만 해도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4.5%에서 5%로 상향 조정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 했다.
미국이 한은의 전망인 2.4%보다 높은 3%대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우리 경제 성장률도 높아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그러나 중동사태가 생각보다 장기화된데다가 국제전으로 비화되는 조짐까지 보이고 있고, 일본 지진이라는 예상치 못한 천재지변까지 등장하자 한은 입장에서는 고려해야할 변수가 많아졌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0일 3월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4월에 발표할 성장률이 4.5%보다 더 높아지느냐는 질문에 그 당시에(1월) 제가 높아질 거라고 얘기를 했지만 지금은 어느정도의 하방 리스크가 생겨 이것을 면밀히 분석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때 까지만 해도 한은이 하방리스크로 꼽은 것은 중동정정불안과 일부 유럽 국가의 재정문제 정도. 그러나 바로 다음날 일본에서 150년만에 최대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일본지진 이후인 지난 16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주최 강연에서 김 총재는 "상·하방위험요인의 영향이 비슷한 규모일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당초 전망했던 4.5% 내외의 양호한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다시 처음에 전망했던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이런 대외변수로 인해 한은의 물가상승률 전망치 3.5%는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안전자산선호 현상이 강화되면서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은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10% 오를시 소비자물가는 0.2%포인트 상승하지만 환율이 10%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0.8%포인트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하락을 용인해 물가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다음달 경제전망 조정까지는 시일이 남아있어 사태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이라며 "물가안정을 위해 인위적인 환율조작에 나서지 않겠다는 데에는 변함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뉴스토마토 이은혜 기자 eh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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