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대창스틸, 불황 속 잉여금 헐어 배당…문창복 회장 일가 '두둑'
최근 3년간 순이익보다 높은 배당금에 잉여금 축소
배당금 20억원에서 32억원으로 급증…대주주 일가 지분 63%
경기 침체에 비용 증가 등으로 수익성 개선도 '요원'
2025-09-12 06:00:00 2025-09-12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9월 10일 16:1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철강 유통사 대창스틸(140520)이 순이익보다 많은 배당금 지급을 수년째 이어온 탓에 이익잉여금이 감소하고 있다. 이에 63%에 달하는 최대주주를 위해 무리한 배당을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해 상반기 대창스틸은 매출을 유지했지만, 순이익이 급감했다. 경기 침체 여파에 대손상각비 증가 등이 원인이다. 이에 향후 배당 여력이 축소될 수 있다. 이익잉여금을 유지하며 현 배당 기조를 지속하려면 순이익 개선 등 재무 체력 회복이 요구된다. 다만, 산업 특성상 순이익 회복 방안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 무리한 배당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대창스틸)
 
순이익 감소와 고정된 배당금
 
10일 업계에 따르면 대창스틸 이익잉여금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이익잉여금(806억원)은 지난해 말(835억원)보다 3.5% 감소했다. 이익잉여금 감소 추세는 최근 3년동안 꾸준히 이어졌다.
 
이익잉여금 감소 원인은 고정된 배당규모 때문이다. 대창스틸은 지난 2022년부터 연간 배당금을 20억원에서 32억원으로 높여 지급했다. 이에 2022년부터 올해까지 배당금 32억원을 주주에게 지급하고 있다.
 
반면 연간 순이익은 배당금보다 적다. 이전에 적립한 이익잉여금 일부가 배당재원이 되는 것이다. 지난해 대창스틸의 연간 순이익은 2억원에 불과했다. 순이익 규모 대비 배당금이 큰 까닭에 회사의 배당성향은 지난해 1680%에 달했다. 보통 상장사 배당성향이 100%를 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상장사 중 배당성향이 이례적으로 높다.
 
순이익 규모 대비 과잉 배당에 나선 배경에는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대창스틸 문창복 회장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63.13%를 차지한다. 특수관계인은 총 12명인데, 이 중 11명이 친인척으로 구성돼 있다. 과반 이상의 지분율, 친인척 중심의 특수관계인 지배구조는 배당에 관한 의사결정에 반론을 제기하기 어려운 구조로 짜여져 있다.
 
앞으로도 과거 쌓아 둔 이익잉여금을 배당재원으로 활용하는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철강산업 전반이 침체를 겪고 있어 연간 순이익 범위 내의 배당금 지급은 사실상 어렵다. 수요 감소로 인해 같은 양의 철강을 판매해도 이익을 남기기 어려운 실정이다. 대창스틸도 매출은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지만, 이익 수준은 급감했다.
 
올해 상반기 대창스틸은 매출 2004억원, 당기순이익 2억2000만원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매출 2078억원, 순이익 5억7000만원가량)보다 후퇴한 실적이다.
 
현금흐름 개선 등 자구책을 통해 배당 재원을 마련할 수 있지만 지속성은 의문이다. 올해 상반기 대창스틸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74억원 현금 유입으로 나타났다. 매출채권 회수 및 재고자산 소진 등 허리띠를 졸라매 확보한 현금흐름이다.
 
다만, 과거 대규모 현금흐름 유출로 인한 유동성 공백이 크다. 직전 3년간 영업활동현금흐름 유출 합은 309억원에 달했다. 회사는 이 기간 차입금으로 유동성을 보충했다. 상환을 앞둔 유동성 차입금도 확보한 현금성 자산 대비 높다. 올해 상반기 사채를 포함한 유동성 차입금 규모는 560억원으로 보유 현금 및 현금성 자산(153억원)을 웃돈다.
 
 
 
경기침체에 비용 증가 이익 줄어
 
철강산업은 수요 감소로 인해 침체를 겪고 있다. 경기 침체에 수요처 사정도 함께 나빠진 까닭에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대손상각비 증가가 눈에 띈다. 경기침체 상황이 지속되면서 대창스틸이 안정적인 배당 기조를 확립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손상각비는 회수할 수 없는 매출채권 등을 확정적으로 손실처리한 비용을 의미하며, 판관비에 포함된다. 대손상각비 증가는 납품처의 상환 능력과 연관되기 때문에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는다.
 
대창스틸의 매출원가율은 올해 상반기와 지난해 상반기 모두 96% 수준으로 큰 변동이 없었다. 다만,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판관비가 증가했다. 대손상각비 영향이다. 올해 상반기 회사의 대손상각비는 2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1억원)대비 73% 증가했다.
 
이에 판관비 총액도 지난해 상반기 64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7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078억원에서 2004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보통 매출과 판관비의 증감 방향은 동일한 것이 일반적이다.
 
경기 침체의 영향은 가동률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자동차 등을 제외하면 매출이 부진했던 것으로 보인다. 대창스틸 서산공장은 자동차 공장에서 매출이 발생한다. 서산공장의 올해 상반기 가동률은 17.31%로 지난해 말(11.22%)대비 올랐다. 반면 인천공장 가동률은 같은 시기 44%에서 42%로 하락했다. 인천공장은 2023년 서산공장으로 생산량 일부를 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낮은 수익성도 극복 과제다. 철강 유통업은 포스코 등으로부터 열연강판을 공급받아 이를 절단해 판매하는 사업이 주력이다. 단순 가공 등에 그치기 때문에 이익률이 낮다. 이에 이익 확대를 통한 주주환원 확대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주요 철강 유통사는 소극적인 배당 정책을 펼치는 추세다. 그 중 대창스틸의 배당금 규모가 가장 크다.
 
한편 대창스틸은 철제 팔레트(물류용품) 판매 사업을 추진 중이다. 물류 비용 절감 차원에서 재활용이 가능한 철제 파레트가 일정 수요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일각에서 나온다.
 
<IB토마토>는 대창스틸 측에 향후 배당재원 확보 방안 등을 문의하고자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