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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9월 12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시장 마지막 대어인 명인제약이 코스피 시장 상장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 중이다. 금융당국이 새로 도입한 주관사 책임 강화안 도입 이후 첫 상장인 데다 대표 주관사인 KB증권은 이 건으로 IPO 1등 굳히기를 노리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올 하반기 마지막 대형 IPO 명인제약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명인제약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공모가 산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시작했다. 이번 수요예측은 9일부터 시작돼 오는 15일까지 진행된다. 17일 공모가액을 확정해 10월경 증시 상장이 목표다.
명인제약은 이번 IPO에서 총 340만주를 공모한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주당 4만5000원에서 5만8000원으로 이에 따른 공모금액은 1530억원에서 1972억원,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6570억원에서 8468억원이다
이번 명인제약 IPO는 하반기 사실상 유일한 대어급 IPO가 될 전망이다. 예상 기업가치는 IPO 시장에서 대어라 평가받는 기준인 상장 후 시가총액 1조원에는 다소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현재 중소형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IPO 시장을 고려하면 대형딜임에는 이견이 없다.
명인제약은 CM송으로 유명한 치은염 보조치료제 ‘이가탄’의 제조사다. 하지만 세간 인식과는 달리 명인제약의 주력 제품은 치매, 조현병, 우울증 등 중추신경계(CNS) 전문의약품이다. 실제 지난해 말 매출 2694억원 중 일반의약품 비중은 15%에 불과하다.
명인제약도 IPO를 준비하면서 이 점을 시장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금융당국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명인 제약은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사업 다각화와 연구개발(R&D)에 사용할 계획이다.
1위 수성 유력 KB증권, 시장친화적 밸류에이션 전략
명인제약 IPO는 KB증권이 단독 대표 주관한다. KB증권은 지난 8월까지 누적 총 주관액수 5991억원으로 1위를 기록 중이다. 2위인
NH투자증권(005940)의 4552억원에 비해 1439억원이 더 많다. 이에 명인제약 IPO 주관실적까지 합치면 작년에 이어 1위 수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치열한 실적경쟁이 있던 지난해와 달리 일찌감치 순위에서 우위를 선점한 만큼 KB증권은 명인제약 기업가치 산정에서 보수적인 접근 방법을 취했다. KB증권은 명인제약 기업가치 산정 방법에 상각전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 배수(EV/EBITDA)를 적용했다.
(사진=KB증권)
명인제약의 지난해 순이익 규모는 687억원으로 이익률은 25.49%다. 업계 평균인 10% 내외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으로 기업가치 산정에서 자주 쓰이는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하면 주당 평가액이 9만1387원에 달한다.
EV/EBITDA는 기업가치(EV)는 기준시점에 해당기업을 소유하는 데 드는 비용을 영업활동을 통해 얻은 이익(EBITDA)로 얼마나 얻을 수 있는지 따진다. 반면 PER 방식은 비교기업의 순이익률 대비 주가 수준을 고려해 산정한다.
순이익률이 높은 명인제약 입장에선 불리한 방법이 적용된 셈이다. KB증권이 고객사에 보수적인 기업가치 산정을 적용한 것은 이번 IPO가 ‘의무보유 확약 우선배정제도' 도입 이후 첫 코스피 상장이기 때문이다.
'의무보유 확약 우선배정제도'는 기관투자자 배정 물량의 30% 이상(2026년부터 40%)을 장기 보유 약속기관에 의무적으로 우선 배정해야 하는 게 핵심이다.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대표 주관사가 공모 물량의 1%를 6개월간 의무 보유해야 하는 페널티가 부과된다.
이전 IPO 시장에선 상장 당일 공모주 매도를 통해 수익을 챙기는 방식이 빈번했다. 하지만 공모 신주의 장기 보유가 중요해지면서 장기적인 주가 유지가 성공적인 IPO 주관의 핵심 요소로 떠올랐다. IPO 주관실적 1위 증권사의 첫 코스피 신규 상장인만큼 새 IPO 제도 적용 이후 가이드 라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KB증권도 이번 IPO에선 시장 친화적인 밸류에이션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KB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주식자본시장(ECM) 주관 경쟁력 확대를 위해 IPO에선 특히 시장 친화 밸류에이션에 강화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라며 “명인제약 IPO도 발행사와 투자자와의 적극적인 소통 결과로 향후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응하는 최적 결과를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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