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부진에 보험사 수익·자본 이중고
장기채 쏠림에 자본 여력 흔들
2025-04-15 14:26:05 2025-04-15 15:08:14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국고채 수익률이 좀처럼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보험사들이 자산운용 수익성과 자본건전성 관리라는 두 과제에 직면했습니다. 장기채 중심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운용해온 보험업권 특성상 수익률 하락은 곧 자본 여력 축소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15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1분기 기준 10년 만기 국고채 시장 기준 수익률은 2.69%로 전년 동기(3.50% 안팎) 대비 0.8%p 이상 하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20년물은 2.63%, 30년물은 2.53%로 전반적인 장기물 금리가 낮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보험사들이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기준에 따라 듀레이션(잔존 만기 평균)이 긴 자산을 중심으로 운용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국고채 수익률 하락은 평가이익 감소와 자본비율 하락을 동시에 유발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보험사들은 장기적인 보험금 지급 시점에 맞춰 자산과 부채 만기를 조정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자산과 부채 만기 평균을 맞추기 위해 20~30년 만기의 국고채를 다수 보유 중입니다. 보통 종신보험 등 장기 상품이 많은 생명보험사에서 이러한 특징이 두드러집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고채보유 잔액이 큰 삼성생명(032830)은 올해 3월 말 기준 국고채 보유 잔액이 약 14조8000억원입니다. 이 가운데 10년 이상 장기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80%를 넘습니다. 한화생명(088350) 역시 약 9조원 규모의 국고채를 보유 중이며 이 중 20년물 이상의 비중이 60%에 육박합니다.
 
손해보험사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현대해상(001450)은 약 5조6000억원의 국고채를 보유했으며 이 중 10년 이상 장기물이 전체의 약 65%를 차지합니다. DB손해보험(005830)은 총 4조2000억원 규모의 국고채를 장기물 위주로 구성해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같은 금리 하락기에 장기채의 투자매력은 떨어지고 손익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지난해 기준금리가 본격적으로 인하하기 전까지 보험사들의 국고채 수익률을 4% 중반대까지 치솟았지만 올해는 2% 중후반 수준으로 내려왔습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자본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 같은 자본성 채권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단기채권이나 금리 변동에 덜 민감한 채권을 늘리는 등 자산운용 전략도 손보고 있습니다. 일부 보험사는 금리 움직임에 따라 수익이 조정되는 물가연동국채(IRB) 같은 상품으로 분산 투자하고,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한 대체투자 방식 재정비에 들어갔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보유 중인 장기 국고채 수익률이 목표 수준을 하회하면서 킥스 비율 방어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운용 전략 전반을 점검 중이지만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수익성과 자본건전성이라는 두 과제를 모두 관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고채 수익률이 좀처럼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보험사들이 자산운용 수익성과 자본건전성 관리라는 두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사진은 코스피가 전 거래일(2610.69)보다 1.65포인트(0.06%) 오른 2612.34에 마감한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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